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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T1 면세점 운영권 경쟁 치열…새로운 변수는?

신설된 감점 항목 변수…신라·롯데·듀프리 '신경전'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8.04.24 16:21:43
[프라임경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점 운영권 입찰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면세점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유일하게 감점 요인이 없는 신라면세점이 이번 입찰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재입찰에 뛰어든 롯데와 세계 1위 기업인 스위스의 '듀프리'가 입찰에 나서면서 치열한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입찰 의사를 보인 기업 중 신라면세점은 단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빅3 중 유일하게 감점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신라면세점은 지난 3일 공사가 제안한 T1 면세점 27.9% 임대료 인하안을 업계 중 가장 먼저 수용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사업권을 반납한 뒤 다시 입찰에 참여하기 때문에 공사로부터 페널티를 부과받을 전망이다. 

당시 롯데가 반납한 사업권은 T1에 보유한 4개 면세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을 제외한 사업권 3개이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지난 2016년 김해국제공항 면세점을 철수해 페널티 대상에 속한다. 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15점이 배정된 '경영상태 운영실적' 평가 분야에 세부항목으로 '출국장 면세점 사업 수행의 신뢰성' 항목을 신설했다. 

공항면세점 운영을 중도에 포기한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운영기간 5년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감점을 주기 위함이다. 

인천국제공항 T1 면세점 운영권 입찰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신라면세점을 중심으로 재입찰에 참여한 롯데와 듀프리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뉴스1


이번 면세점 사업권 입찰은 롯데가 반납한 T1 사업권 총 3곳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 중 DF1(향수·화장품)과 탑승동 DF8(전 품목)을 한구역으로 묶고 DF5(피혁·패션)을 나눠 2개를 입찰을 진행한다. DF1과 DF8을 묶은 곳이 이번 입찰의 핵심 사업권이다. 

특히 입찰에 임대 매물로 나온 T1의 DF1·DF5 두 곳 매출은 총 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면세 업계 총 매출 규모가 13조원 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액이 상당한 구역이다. 여기에 임대료 최소보장액이 2014년보다 30∼48% 낮아지면서 입찰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라가 입찰에 성공할 경우 독과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라는 현재 T1 서편에서 화장품, 향수 사업권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동편 및 탑승동의 화장품·향수를 추가로 낙찰 받을 경우 심장점유율이 90%를 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면세업계 측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품목 독점을 막기 위해 면세점 사업권을 분할해 입찰에 부치는 것인데 신라가 독차지하게 되면 그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티면세점은 향후 입찰 결과에 따라 화장품·향수 사업권이 독점될 경우 중소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공사에 전달하고 공정위 제소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을 바꿔 재입찰에 대한 의지를 밝힌 롯데의 참여도 이번 입찰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내 높은 임대료 수준을 감당하지 못해 1870억원의 위약금을 물고 공항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사가 임대료를 이전 대비 최대 48%가량 낮추자 재입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입찰에 참여했다. 롯데가 원했던 수준의 인하폭과 맞아 떨어지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한 공사 측이 임대료 인하와 함께 면세점 사업 경험이 없는 유통기업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완화하면서 현대백화점도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글로벌 면세사업자인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와 듀프리글로벌 등 해외 업체 2곳도 이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사업자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기업인 듀프리는 지난 2016년 기준 연매출 72억9800만유로(9조5683억원)로, 세계 1위 면세점 업체다. 같은 기간 47억8300만유로(6조2709억원)로 2위를 기록한 롯데면세점보다 53%가량 매출이 많은 거대 기업이다. 

듀프리는 꾸준히 국내 공항 면세점사업 진출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권에 도전했고, 같은 해 가을에는 제주 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처럼 듀프리가 수년간 꾸준하게 국내 공항 면세점시장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유일한 사업기반인 김해공항 면세점 영업기간이 만료될 경우 국내 사업기반이 없어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듀프리로써도 전세계 공항면세점 매출 1위인 인천공항에 둥지를 마련해두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빅3의 참여를 비롯해 듀프리의 참여로 2016년 입찰 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임대료를 예상보다 높게 써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페널티 항목이 신설된 것도 임대료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주요 대형면세점들이 페널티를 만회하기 위해 '제 살 깎아먹기 식' 출혈경쟁이 이뤄져 임대료 인하 효과 기대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이 알짜 사업구역이기 때문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면세점 사업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 크게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롯데면세점 측도 지난 입찰 당시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써서 사업권을 따냈다가 이를 반납했던 과거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한편 이번 입찰 설명회에는 △롯데 △신라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 △HDC신라 △두산 등 국내 7개 업체와 듀프리글로벌,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 등 9개 기업의 참여 의사를 밝혔다. 공식 입찰 기간은 오는 5월2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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