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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머리 좋은데 일머리 아리송, 친구도 문제…문제아 된 장하성

개혁적 성향 발탁 당시 큰 기대…인사논란과 실적 문제로 비판 도마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4.25 13:53:04

[프라임경제] 본인은 문제가 없는데, 주변 사람들을 잘못 둬서? '장하성 흔들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개혁적 경제학자 출신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정치권의 거센 공격 대상이 되는 참담함을 겪고 있는 것.

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은 24일 홍일표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의 아내 A씨가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에 방문학자로 가기 위해 직접 협박성 이메일을 보냈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상 장 실장을 배후로 지목했다.

지 의장은 "장 실장은 홍 행정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거나 어떤 지시를 한 적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USKI 문제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일개 행정관이 어떻게 관여를 했겠냐고 답했다"고 전제하고 "발언을 거꾸로 하면 윗선이 있다고 자인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 윗선은 장 실장일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행정관은 장 실장과 참여연대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인 문제에 관리자 책임 문제까지 복합된 상태로 뒤집어 쓴 셈이다. 

연이은 학맥과 참여연대 연결설에 망신살 증폭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미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의 해임을 요구한 상태다. 홍 대표는 15일 긴급히 잡힌 단독영수회담에 들어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부 인사들의 해임을 촉구했다. 이날 전달된 불만 사항과 일부 인사에 대한 불신임 범위는 대체로 정치·외교와 관련된 것이었고, 경제와 관련해선 홍 수석 해임 건의가 거의 유일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왼쪽)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 뉴스1

홍 대표는 청년 실업 등에 대한 책임을 물었지만, 그가 홍 수석의 해임을 건의한 배경을 두고 경제분야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 수석은 '소득주도 성장론'의 핵심 브레인으로, 그를 제거할 경우 문재인 정부 전체의 운영 기조가 기우뚱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장 수석의 경우는 결이 약간 다르다. 비리 연루 의혹이라 딱히 지지층에 대한 호소를 하기도 모호한 것. 더욱이 그는 심지어 다른 인사 문제에서도 이름이 오르내린 전력이 있다.

이미 하나은행 채용 청탁 의혹으로 사퇴한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그와 연결된다는 소리가 많았다. 세간의 우려에도 정통 관료가 아닌 민간 출신을 금감원장으로 발탁했던 만큼 그 후폭풍이 컸다. 

장 실장과 최 전 원장은 학맥으로 연결되고, 더욱이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이어 최흥식 금감원장 모두 장하성 라인으로 채워진다는 집중화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었다. 이런 점에서 최 전 원장이 하나금융 재직 당시 일명 왕회장으로 불리던 김승유 전 회장 라인이었다는 정도는 곁가지에 불과했다.

결국 잡음에 최 전 원장은 물러났고, 그 후임으로 김기식 전 원장이 앉았으나 국회의원 시절 일으킨 여비서 대동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으로 역시 단기에 낙마하는 불운을 겪었다. 김 전 원장과 장 실장 역시 인간관계로 연결된다. '미래리더아카데미'의 강사진에 장 실장도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지적된다.

장하성 라인이 금융 정책적 측면을 두루 꿰려 한다는 '장하성 라인, (야심) 문제 있다'는 비판은 결국 연이은 사퇴로 '장하성 라인, 품질에 문제 있다'로 바뀌게 됐다. 

스스로 사람을 천거하는 것을 극히 꺼린다는 장 실장에 대한 일부 평가는 이런 연이은 모자이크 조각들의 난무로 신빙성 없는 팬들의 소설 정도로 묻히고 있다.

청와대에 들어가지는 않았으나 경제 개혁의 유관 분야에서 일하는 진보 학자도 있다. 그가 혹시 장 실장의 구상 실현이나 어울리지 않는 관료 생활에 서로 도움과 동병상련의 정을 나눌 파트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김상조, 인연 없지 않으나 불편한 이유?

한성대에서 교편을 잡다 권력기관에 입성한 케이스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있다. 김 위원장과 장 실장은 참여연대를 매개로 인연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는 두 사람의 친소관계를 전부 풀이할 수 있는 키워드는 아니다. 

두 사람은 '영미식 주주 중심 자본주의'라는 아이디어적 공통점을 갖고 있었고 참여연대를 고리로 연결되는 동반자적 관계를 계속했지만, 일명 '장하성 펀드'를 놓고 생각이 엇갈리기 시작했다는 풀이다.

그런 데다 이번에 권력 중심부에 들어온 이후의 구도도 모호한 구석이 있다. 김 위원장이 이끄는 공정위의 눈치를 많은 기업들이 보고 있다. 우선 당장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관련 문제 해법에 나서는 등 정책적으로 재벌 개혁에 민감한 이번 정부에 발맞추기를 시도하고 나섰다. 

여기에 공정위는 서민들이나 영세기업 등이 가장 괴로워 하는 민감 문제인 하도급과 가맹, 대리점 등의 부적절한 관행 일명 '갑질 근절' 대책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제정 후 38년만에 처음으로 공정거래법의 전면 개편도 추진, 공정위가 명실상부 경제 검찰의 위상을 다지고 더 나아가 경제의 패러다임 개선에 사령탑 역할로 떠오를 수 있다는 풀이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 소득주도 성장론이나 혁신성장론은 명확한 실체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여전히 받는다. 홍 수석의 소득주도 성장론이야 워낙에 큰 경제단위를 가진 국가에서 실제로 성공한 예를 찾기 어려운 소수설이라는 한계에서 그럴 수도 있다는 동정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장 실장 등이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혁신성장론의 경우까지 국민 눈에 드는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이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 실장 등 인사들까지 아쉽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 전반이 잘못 구상된 게 아니냐는 비판의 증폭 효과까지 일으킬 수 있는 좌불안석 신세에 선 셈이다. 장 실장의 이런 처지, 사실 더 넓게는 문재인 정부에 경제 브레인으로 힘을 보태던 인사들의 상황은 국가 전반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꿈이 임기 만료 전까지 가능하겠냐는 우려로도 연결된다. 

장 실장과 여러 인사들의 이런저런 잡음은 그들의 역량 자체를 폄하하는 문제는 물론 서로간의 아름다운 인연까지 모두 협잡 먹칠에 내모는 위험한 파장을 내고 있다. 장 실장의 경우는 그런 점에서 자기 혼자 천재적이고 청렴한 개혁성향 인물인 것으로 부족하다는 교훈을 주고 있으며, 이런 공세와 연쇄 파장이 단지 보수 정치권의 부당한 겨냥이라고만 해석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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