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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 조여오는 압박'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 이목 집중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고민…주가 영향은?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8.04.25 17:45:07

[프라임경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지배구조법 개정안 추진에 이어 금융회사의 대기업 계열사 주식 소유 문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서며 삼성그룹도 변화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순환출자해소 등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면서 2017~2018년 대부분의 대기업그룹은 순환출자구조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롯데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대림그룹이 순환출자구조를 완전히 해소했고 현대차그룹, 삼성그룹 등도 순환출자 해소방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빠른 시일내에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법 개정안에 깊어진 고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간부회의에서 "금융회사의 계열사 주식 소유 문제는 소액주주 등 다수의 이해 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주식시장에 미치는 여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금융회사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회사가 단계적·자발적 개선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적했다.

이는 결국 삼성생명(032830)에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매각할 방안을 찾으라는 경고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 위원장은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이 제일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회사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다음달 10일 10대 그룹 전문경영인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져 삼성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돼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대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 뉴스1

현재 국회에는 보험사의 대주주 등이 발행한 주식 보유 제한 기준을 은행, 증권, 저축은행 등과 마찬가지로 시가 평가로 변경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현행 보험회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는 '투자자산의 취득원가 기준' 보유자산의 3%로 규제하고 있으나 보험업법 개정안은 '투자자산의 공정가액 기준'을 보유자산의 3% 기준으로 변경한 것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취득원가로 계산됐던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8.27%의 가치는 급등한다.

삼성생명이 취득한 삼성전자 지분 취득원가 기준으로는 2017년말 기준 5690억원으로 전체 자산 258조원 대비 0.22% 수준이지만 시가기준으로 계산하면 27조5000억원으로 전체 자산 대비 11% 수준이다.

이에 따라 대주주 발행 주식 보유 규정인 '총자산 3% 이내'를 지키기 위해서는 삼성전자 지분을 약 20조원어치 매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며 이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8.27% 중 5.94% 지분을 인수해줄 곳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보험업법이 통과될 가능성과 시점에 대한 전망, 삼성전자의 자기주식 소각 시점에 대한 의견이 다양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압박감이 크지 않았지만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며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전자 지분 인수할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을 두고 시나리오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삼성물산(028260)이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서 삼성전자 등을 매입하는 명분이 충분하다며 삼성전자 지분 매입자금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43.4% 소유하고 있는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삼성전자에 팔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74.9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게 된다면 향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자회사 가치도 부각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환에서 수혜가 가장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도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인수 규모 확대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과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를 제외하면 삼성전자가 대다수 삼성그룹 계열 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기타계열사가 삼성전자의 지분 인수시 상호출자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결국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으로서 삼성물산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 지분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비영업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각 차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전자 지분매각 방법에 관해서는  아직 다방면으로 고민 중인 상태로 구체적으로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주가에 긍정적?" 주가 영향은

한편 삼성지배구조개편과 함께 삼성그룹주의 주가 추이도 주목받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그룹주(16개 기업)는 24일 종가기준 2.05% 상승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이달 2일부터 24일까지 3.96% 오른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지난 20일 11만1500원에서 25일 종가기준 11만7000원으로 4.93%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는 0.93% 소폭 올랐지만 삼성물산은 1.10%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다는 업계 공통요인이 반영되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000810)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시현했다"며 "하지만 지난주 최 위원장의 발언으로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이익 모멘텀이 다시금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원장 발언으로 상당수의 지분을 일정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여지가 크다"며 "일시적이 아닌 일정기간 동안 지속되는 주주에 대한 추가 배당 재원확보는 분명 의미있는 것이며 지급여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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