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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개헌 공회전 원인은 '마켙' 사수전쟁?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4.26 09:19:56

= 임혜현 기자

[프라임경제] 간판을 보면 노포인지 새로 생긴 가게인지 표시가 나는데요. '수퍼마켙'으로 구식 표기를 한 걸 보면 아주 오래 전 가게이지 싶습니다. 참고로 미국 LA 한인타운 가면 가게 이름 표기를 보면 70년대에 왔는지, 80년대에 온 건지 그런 식으로 어느 시대에 한국에서 이주한 사람인지 티가 난다고 하죠.

'마켙'은 마켓, 즉 시장이죠. 요새 청와대발 헌법 개정안을 놓고 설왕설래 말이 많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는 사회주의 헌법으로 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당연히 개정안을 실제 개봉해 보니 잦아든 상황이지만, 시장자본주의를 잠식해 이상한 체제로 가려한다는 불만을 갖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 개헌안이 사실상 수정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 정도의 스펙트럼에 해당한다는 우려는 문재인 대통령 자체보다는 그 주변의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과도 연결됩니다. 운동권 전력이 화려한 그가 내심 주사파 이념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만과 걱정을 갖고 있는 셈이지요.

특히나 시장과 시장의 자유를 사수하자며 문재인 대통령이 띄운 개헌안에 반발하는 쪽에서는 토지공개념을 명시하자는 부분에 강력히 저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 헌정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로 활동한 이인영 의원은 토지공개념을 사회경제적 개혁이 아니라 공산주의로 가는 전초단계가 아니냐는 비판에 한 월간지를 통해 "사회주의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의, 한 마디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격정토로를 한 바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 등이 만드는 시장 질서의 왜곡 및 사회적 불평등 심화를 방지하고자 토지공개념을 명시한 건 맞지만, 모든 산업을 국유화하는 등 이상한 시도도 없고, 사유재산제도를 보장하는 게 청와대발 개헌안이라는 것이지요.

개헌안은 그 절차 과정에 필수적인 국민투표법 개정이 좌초하면서, 사실상 일부 동력을 이미 잃었습니다. 시장과 시장의 자유를 사수하자는 측에서는 중간집계 결과 승리라고 자축할 만한 일이겠는데요. 아직 어떻게 국면 정리가 될지는 단언하기 어려운 사정이라, 찬성파와 반대파 모두 긴장을 완전히 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렇게 유리하다고 공만 이리저리 돌리다 경기 끝내는 대신, 한 번 치열한 논쟁은 벌이고 접전을 벌이는 압박축구 같은 경기운영을 해야 하지 않나 싶긴 합니다. 보수파 일각에서는 혹시 지금 '마켓(시장)' 아닌 '마켙'을 지키려고 싸우는 게 아닌지, 일단 개념 정립은 서로 공감대를 이룬 다음에 찬반 전쟁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일말의 걱정과 바람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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