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정상회담 핑계' 휴게음식점 규정·고양시 농락

2018-04-27 12:58:31

[프라임경제] "본사 직원들이신가 봐요?" "네, 저희들은 본사 직영점 점장들인데 이번에 지원 위해서 나왔습니다."

▲일산 킨텍스 내 정상회담 프레스센터 안에 파리바게뜨 매장이 마련됐다. ⓒ 프라임경제

유력 식품전문기업에서 단속과 영업을 관리감독할 권한이 있는 지방 당국을 농락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파리바게뜨'와 '빚은', 전통의 빵 '샤니' 등 다양한 모습으로 고객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기업 SPC의 이야기다.

SPC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숨은 수혜주로 꼽힌다. 판문점 정상회담장 인근에 취재진이 많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약 1000개의 좌석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 만들어 프레스센터로 운영하고 여기에 당국자들이 계속 오가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차선책을 사용 중이다.

SPC는 바로 이 프레스센터 안에 카페테리아를 운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미 다수의 국제 행사에서 프레스센터 업무 지원을 해본 경험이 이번 카페테리아 성사의 자산이 됐다는 후문.

당연히 국내 기자들은 물론, 다수의 외신 관계자들이 이 곳을 찾는다. 파리바게뜨는 베트남 등 다수 국가에 진출해 위세를 떨치고 있고, 본고장 파리에도 매장을 연 바 있지만, 그래도 이미지 제고에서 해외 언론인 등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서는 효과가 반갑다는 풀이가 나온다. 

일단 이렇게 취재 와중의 객고를 푸는 공간으로 각인되면 향후에 우호적인 기류를 자국에 조성하는 첨병 역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것이 국내 기자들의 '외신 기자+프레스센터 내 파리바게뜨 매장' 효과다.

그런데 이 설치와 운영에 문제점이 없지 않다. 바로 휴게음식점 신고 논란이다.

당초 26일에 이 매장은 파리바게뜨 간판과 깔끔한 백색과 청색 인테리어 와중에 어울리지 않는 종이 한 장을 임시 게시하면서 영업 포문을 열었다. A4 종이에 붙은 내용은 '휴게음식점'.

즉 빵집으로서의 파리바게뜨와, 안에서 음식을 먹고 조리하는 등의 공간을 운영하는 경우의 파리바게뜨는 격이 다르다는 것. 이 프레스센터 내 매장처럼 샌드위치를 팔고 커피를 직접 내리는 등 다양한 영업을 하면서 먹을 공간을 제공하는 경우 휴게음식점으로 여는 것이 통례다.

▲휴게음식점 종이 임시게시문은 첫날 붙었으나, 27일 오전에는 사라졌다. 미관상 이유 등으로 뗀 것으로 풀이된다. ⓒ 프라임경제

음식 조리나 데우기 등이 아니더라도, 하다 못해 찻집(카페)이나 구식 스타일의 다방 등도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하는 것. 따라서 안내문은 기자들이 드나드는 공간인 상황에서 깜찍한 애교 정보 제공으로 손색이 없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이 킨텍스 내  남·북 정상회담 프레스센터 내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주소지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867' 일원으로 나온다. 이는 심상하게 보면 킨텍스 쯤으로 보이나, 실제 확인해 보면 호수공원 근방의 일산웨스턴이라는 지역 명물 내 업소다.

기설치된 휴게음식점에서 직원들을 파견해 혹은 다른 직원들을 임시로 고용해(다른 곳에서 일시파견을 받는 형식 포함) 휴게음식점의 분점 내지 팝업스토어를 연다고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사실 보건 위생 문제 우려도 없지 않다. 다만, 서두에서 언급했듯 '본사에서 직접 움직인 상황'이라 그 부분은 극히 작은 위험성만 남는다. 지금 회사의 뜻에 따라 급히 기자들에게 샌드위치와 커피를 팔러 동원된 이들은 기존에 직영점 영업을 했던 이들이기 때문에 속칭 보건증은 당연히 모두 있을 것으로 풀이되는 상황이다.

문제의 해석을 행정기관들에 의뢰했다. 우선 고양시 위생정책과에 문의했다. 본청(시청) 정책과 관계자는 "A라는 위치에서 업소 등록을 하고 휴게음식점을 하던 경우에 △ 바로 옆을 터 확장하는 경우 △ 지점 비슷하게 떨어진 다른 공간에서 영업을 꾀하는 경우 △ 일시적으로 별개의 장소에서 팝업스토어식으로 영업을 하고 빠지는 경우 등에 대해 위법성 검토를 요청했다.

▲유령점포? 떴다방식 임시 점포? 킨텍스 프레스센터에 마련된 파리바게뜨 판매시설이 관련 법을 어긴 휴게음식점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매출전표상 주소와 실제 킨텍스간 거리를 보여주는 지도. ⓒ 네이버

이 관계자는 산업위생과 업무로 보이므로 재차 확인을 해달라고 전제하면서도 A라는 장소에서 휴게음식점 영업 신고를 하던 경우라도, B 장소로 이동해서 하거나 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서 일산서구청의 주무부처에도 문의했다. 산업위생과 내에 인가 업무 등을 관할하는 위생관리팀에서는 ""영업장별로 신고해야 한다. 위생교육필증을 따로 제출해야 하고 위생증 발급도 종사자들이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국가적으로 중대한 일 등 특별한 행사의 지원상 부득이하게 급히 예외적 조치를 논의할 점은 없는 걸까? 하지만 이 관계자에 따르면 "휴게음식점의 경우 영업의 신고를 하면 별 문제가 없는 한 지체없이 처리해 주게 규정돼 있다"면서 "한달 이내 현장 점검 후 신고에 대해 수리를 해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가 문답에 따르면 길어야 한달이고, 필요시 그 기간이 더 짧아질 수도 있다는 것.

해석론을 굳이 부연하자면, 위와 같이 급히 일정이 잡히고 국가적으로 중대성 등 요소가 있다는 점을 호소한다면 필요 기간을 급히 충족시킬 여지도 열려 있다는 것이다. 굳이 멀리 떨어진, 이미 개설된 다른 점포의 등록에 기반해 영업을 하고 매상의 통계를 그리로 잡는 등 조치를 할 필요는 없고, 그건 단지 '필요가 아닌 편의와 귀찮음'이라는 의혹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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