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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공신들, 임종석·권혁기 뜨고 탁현민 지고?

남북정상회담 이끈 청와대 인사들 재조명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4.30 11:35:43

[프라임경제] 4·27의 공신들에 대한 관심은 주인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분위기다. 

그중에서도 눈물을 보여 일부 화제가 된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과거 북한과의 대화 협력 기조를 주도하고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철저히 소외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 임종석 '운동권 아이콘'에서 '속 깊은 상관' 변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 뉴스1

남과 북 정상의 원활한 합의와 평화를 향한 큰 진전을 이뤄낸 인물 가운데 1966년생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향후 행보가 관심 대상이다. 앞으로 그의 영향력과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쏠리는 까닭이다.

실세 비서실장으로 꼽히지만 과거 운동권 이미지 덕에 '주사파 출신'이라는 색깔론에 휩싸여 왔고, 속을 알 수 없는 인사라는 뒷말도 없지 않다.

다만 문재인 정부의 연이은 인사 검증 실패 논란에서 조국 민정수석 등을 감싸며 "인사 책임은 비서실장의 것"이라는 방패막이를 해 주는 등 속 깊은 상관으로서의 면모 역시 주목받았다. 

조직 구성 논리 면에서도 소중한 경험을 청와대에서 쌓고 있는 셈이다. 이런 내공 충전은 이번에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그가 맡으면서 한층 더 정교하면서도 강력해졌다.

그는 과거 한국외대 학생 임수경씨 방북 추진 등 논란이 첨예하던 시대에 학생 운동 최일선에서 사령관격을 맡았었다. 한양대 공대 출신으로 학생회장을 역임한 그는 학생 운동의 아이콘으로 대접받기도 했다. 

치밀하고 공격적이면서도 전체 맥락을 파악하는 능력은 이때부터 기초 배양이 됐지만, 이번에는 북한 전반을 상대하는 마스트에서 선장 역할을 하게 된 것. 그림 크기가 커진 만큼 기존의 제도권 정치 경험과 청와대 근무 경력 등을 토대로 충분히 노력하고, 결국 그 결실을 거뒀다는 평이 정상회담 종결 후 나온다.  

그가 생각하는 문재인 정부의 통일 추진 역할은 옛 서독의 빌리 브란트 정부 모델이라는 풀이가 유력하다. 과거 강경하게 학생 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브란트 전 총리와 당시 보좌진 등의 역할을 분석하고 사사하면서, 미국의 도움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어 내고 또한 그것에 감사할 줄 아는 담백한 모습을 배웠다. 이런 점을 27일 정상회담 전 기자들 앞에서 표출하기도 해 많은 이들을 놀래키기도 했다는 후문.

◆ 권혁기 춘추관장, 내외신 언론 '길잡이역' 톡톡

임 실장에 이어 1968년생인 권혁기 춘추관장 역시 이번 정상회담이 대과 없이 잘 치러질 수 있도록 뒷받침을 음으로 양으로 해낸 인물로 꼽힌다.

국민대를 졸업한 이후 민주당 계열에서 계속 활동해 온 당료 출신이다. 국회의원을 이미 지낸 임 실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덜하다고 볼 수 있지만, 민주당 전략기획국 국장을 역임했고 더 이전에는 해양수산부장관 정책보좌관도 지내 경험도 풍부하다.

이번 정권 들어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영접하고 지원하는 기구인 춘추관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있다. 

참고로 춘추관장은 바로 그 다음에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는 못해도 중기 혹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총선 도전을 할 때 은근히 유익하다는 평이 있다. 김현 전 민주당 의원이 춘추관장 출신으로 정동영 대선 캠프에서 공보실을 이끌다 나중에 국회로 진출한 케이스다. 

권혁기 춘추관장이 현안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모습. ⓒ 프라임경제

그는 이번에 내신은 물론 외신 기자들까지 대거 몰려든 프레스센터 운영 등은 물론, 언론에 비쳐질 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의 상황 등 판단에도 일정 부분 기여를 하며 챙기기에 매진했다.

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 취재 등록을 했던 국내외 언론사만 360개사, 2800여명(외신 800여명). 축구장 1개 크기의 회의장에 마련된 좌석만 1000여개가 배치됐다.

도보다리 30분 독대의 방송사 생중계 단행도 그가 내린 '고독한 결단'이었다는 것. 생중계 아닌 녹화 및 이후 경과를 검토한 후 방송 처리를 구상했었지만, 실시간으로 내보내자는 의견이 부하 직원으로부터 나왔고 이를 권 관장이 특유의 감각으로 경중 저울질 끝에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관장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6월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출마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때가 바로 이번이 아니었냐는 후문이 나오는데, 기회가 와도 실력이 없으면 못 잡는다는 점에서 권 관장은 자기 몫을 충분히 혹은 그 이상 해냈다는 것. 

한편 탁현민 행정관은 기획과 리허설 등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아무래도 다른 문제로 이번 정상회담 효과 수혜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이 16일 "이쯤 되면 함량미달인 손혜원 민주당 의원을 공천한 비선실세 탁현민이 공천에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민주당은 떳떳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공격하는 등 야권의 비토가 강경한 탓이다. 

여기에 지난 번 겪은 저서 논란 즉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 다수 표현 노출 사태와는 결이 다른 심각한 문제라는 해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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