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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재벌가 갑질과 윤리적 리더십

 

박종선 세종교육원 원장 | tms3771@naver.com | 2018.05.08 14:56:52
[프라임경제] 물컵 갑질 사태의 파장이 일파만파다. 갑질 당사자 뿐 아니라 아버지인 한진그룹 회장의 대국민 사과문 조차도 '면피용 꼼수'라거나 반쪽짜리에 불과하다고 그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대한항공(003490, 대표 조양호·조원태·우기홍) 회사명과 기업 로고를 바꾸라는 국민들의 청와대 청원도 12만명을 넘어섰다. 국가 이미지를 심각하게 추락시킨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잠잠했던 직원들의 분노와 자성 목소리도 크게 높아졌다. 회장일가의 부당행위를 연이어 언론에 제보하거나 내부고발 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다. 대부분 일반 상식이하의 갑질관련 불상사인데 이 가운데는 탈세나 밀반입이라는 법규위반, 범죄 차원의 의혹도 적지 않다. 

경찰수사뿐 아니라 관세청의 압수수색, 관련부처인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에서 각각 해당되는 부당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하니 사태 흐름과 결말을 엄히 지켜 볼 일이다.

해외까지 알려진 부끄러운 일은 갑질이란 말이 해외언론에서도 'Gapjil'로서 발음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지하듯 '갑질'이란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인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행하는 부당행위다. 정당과 부당행위를 가르는 일반적 기준인 준법이나 도덕을 말할 때 우리는 개인의 언행이나 도덕적 양심 뿐 아니라 예의·법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거론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갑질은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는 부도덕한 행위인 것이다. 일찍이 쇼펜하우어는 "덕을 가르치는 것은 쉽지만 증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부도덕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이를 확실한 실천으로 이끌어 내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다. 

더욱 사회 지도층이나 기업 최고 경영진의 준법성과 도덕성은 보다 구체적으로 내용과 진실성에 대한 규명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영향력 뿐 아니라 일거일동에 대한 의무와 책임소재, 행동의 투명성 여부에 대해 사회나 조직의 이목이 집중되고 그 대상범위도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환경은 상시적 위기로 불릴 만큼 경쟁이 심해지고 앞날이 불투명하다. 기업생존과 성장의 도정에는 시장위험뿐 아니라 비시장 위험까지 크게 등장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위험을 극복하고 지속 성장과 사회적책임 수행, 사회와 함께하는 가치를 창출하려면 바람직한 경영관행, 경영윤리 확립의 중요하다. 무엇보다 내부고객인 근로자나 조직 구성원들의 만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외부고객인 시장과 사회의 만족으로 연결되는 고리를 찾아야 한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평상시에는 대외적으로 고객만족이나 사회적 책임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갑질사태가 보여주는 것처럼 내부적으로 근로자를 대수롭지 않게 대하는 것은 스스로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진정성이 의심받고 신뢰가 쌓일 수 없으며 사회나 고객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양보해 조직과 업무추진에 있어 아무리 심한 질책이 필요하다 고 인정할지라도 만사에는 넘어서는 안 될 정도가 있다는 가르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세철학자 벨타사르 그라시안은  젖소의 우유를 짤 때 피가 스며들 정도로 짜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업 경영진은 그들의 리더십이라는 지위가 거래기업이나 다른 사람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큰 윤리적 책임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우량기업에서는 내부 만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깊게 고려한 윤리경영 실천과 윤리적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한 윤리적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음을 다시금 되새겨 볼 때다.

박종선 세종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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