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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롄 해변 회동에 골치 아파지는 美, 이란 때리고 북한 어르기

"핵 관련 거짓말 용납 못해" 전달하면서도 정상회담 문 안 닫는 '냉온탕 오가기' 전략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5.09 08:51:14

[프라임경제] 북한이 미국과 중국 사이 줄타기를 감행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기싸움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양쪽의 지도자가 모두 상인 출신 대통령과 3대 세습과 스위스 유학 경험이 버무려진 독재자라는 복잡한 캐릭터들이라 빚어지는 '의지의 싸움'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북한은 남측과의 4월27일 정상회담에서 상당한 우호 분위기를 보였지만 미국의 압력이 계속되는 것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이 완전한 핵무장 해제를 압박하는 것에 대해 경거망동이라는 식으로 반발 메시지를 전달했고,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배수진도 쳤다.

이런 반발은 레토릭에 그치지 않고 급기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8일(이하 모두 각 현지시각) 중국 다롄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는 것으로 구체화됐다. 이 회동은 시 주석이 해군 관련 점검을 위해 셴양 군관구 등을 둘러보는 기회를 중국과 북한 외교 채널이 적절히 활용한 작품이라는 해석이다.

양자간 '해변 밀담' 사진이 중국 관영 통신을 통해 공표되면서 중국이 북한 핵무장 해제 및 관련 추진 상황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돼 줄 의향이 있음이 시사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과 레버리지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은 미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에 응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응징 천명을 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해서는 그래도 한 번 봐 준다는 듯 대화 제스처 띄우기를 동시에 진행하고 나섰다.

8일 미국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의 핵 합의는 거짓말이었다는 분명한 증거를 갖고 있다. 이란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해 왔다"고 규탄했다.

이어서 "이란 정권이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핵무기와 핵무기 운반 수단 개발을 더욱 추구했고, 오히려 더 위험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에 대해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재개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탈퇴 선언에 대해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이 백악관 회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현재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북한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소와 일정 문제 등에 대해 "계획이 만들어지고 있다. (북측과의) 관계가 쌓이고 있다"고 좋은 평을 내놨다.

그는 "모든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두고 봐야 한다. 아마 잘 풀릴 수 있고, 안 풀릴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잘 풀리면) 북한과 한국, 일본 그리고 세계를 위해 대단히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이 모든 게 잘 풀리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유화 및 압박 병행 제스처는 중국이라는 뒷줄을 적절히 활용하는 평양 정권에 대해 미국이 까다롭게 여기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미국의 압박 전략이 기대치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 하는 상황으로, 북한과의 대화와 그 뒤에도 상당히 긴 시간을 소모하게 될 핵 관련 줄다리기에서 양측이 상당한 두뇌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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