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지방선거 후 꿀 같은 보름…캠프 관계자를 모셔라?

2018-05-10 12:41:31

- 김영란법 문제 안 돼도 형법 등 기다려…촘촘한 수사당국 공세 대비 양심적으로

[프라임경제] #1.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지역은 OO당 깃발만 들면 당선이 99% 확실한 곳으로 꼽힌다.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 끝에 OO당 공천장을 거머쥔 A 후보의 주변에는 그래서 이미 지역 유관 기업체들의 관심이 높은데…마치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에 기업체들이 보낸 대관맨들이 붙는 것과 유사한 것. 선거 때마다 대기 오염 주범으로 지적받아 온 B 회사에서는 A 후보를 오래 모신 데다 건설·부동산 분야 박사로 지식이 해박한 C 실장을 포섭하려고 한다. 산업시찰과 지역경제 일자리 창출 모색이라는 명목으로 자기 회사의 해외 현장에 부부동반으로 부르려 하는데, 속칭 '김영란법'이 찜찜하다. 이 그물망을 피해서 미리 기름칠을 할 묘안은 없는 것일까? 

#2. D사는 인터넷 매체로 출발했으나 나름대로 우수한 소수정예 기사와 탄탄한 경영으로 업계에서 빠르게 자리잡았다. 특히 최근 오래된 지역 일간지를 헐값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우발채무 문제가 있었으나, 이것이 불거지기 전에 깔끔하게 나서준 법무사 E 씨의 노련함 덕을 봤다. 고마운 마음에 D일보에서는 이번에 기획특집팀에서 발제한 '산업규제 철폐 필요하다'라는 시리즈 취재 명목으로 E 법무사를 초빙하려고 한다. 임시 기자 형식으로 두바이나 싱가포르 같은 데를 보고, 기사를 가볍게 써달라는 것. 하지만 막상 이 요청을 받은 그는 "내가 지금 당선 유력한 F 후보 자문위원으로 돼 있는데, 막상 또 당선되면 도청에 한 자리 준다고도 하고…'김영란법'이 안 괜찮을 걸?"이라고 한다. D일보는 그래도 지역에 전문가나 우수한 취재원이 많은 것도 아닌데, 일단 정치에 한 발 걸쳐 놓으면 다 이 법에 문제가 되는지 난감하다.  

두 회사가 모두 일명 김영란법, 청탁금지법의 그물 걱정을 하고 있군요. 하나는 '검은 마음, 나쁜 마음'이 확실하고 또 다른 경우는 '하얀 마음, 착한 마음'으로 보기엔 좀 어중간한 구석이 있네요. 모호한 마음? 어쨌든 이렇게 법을 만들어 놓으니 부정한 청탁 관련으로 나쁜 마음을 먹었다가도 움찔하게 하는 자가검열 기능이 작동하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두 사례는 특히 의미심장한 것이, 6월13일 지방선거 후 7월 임기 시작 전 황금 같은(?) 보름 남짓을 선량과 그 주변인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 잘 드러내 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당선이 이미 거의 확실한 곳에서는 실제로 저런 치열한 암투가 있다는 후문도 들리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영란법으로 출동하는 건 일단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옛 부패방지위원회와 행정심판위원회,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합쳐진 조직)가 김영란법을 해석, 적용하는 문제에서는 가장 권위가 있는데요.

권익위 관계자에게 위의 두 사례 유사 내용을 문의했습니다. 추가로 셋째, '당선자 본인 내지 (실제 개표 결과 전을 고려해) 당선유력자 본인'이 받는 경우의 김영란법 해석도 문의했습니다. 부수적 질문을 한 것인데, 답은 이렇습니다.

후보 본인은 물론 '어공(어쩌다 공무원이란 표현의 줄임말로, 정치적 이슈에 따라 입직했다 다시 선거 결과 등에 따라 다시 교체돼 떠나는 이들을 비하하는 말이다. 직업 공무원 측, 즉 일면 늘공들이 주로 선거 결과로 들어온 무리를 지칭할 때 쓴다)'이 될 확률이 무척 높은 인물이 이 법의 적용을 받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공직 취임 전이라'는 것이죠. 권익위의 서기관급 직원은 이 질의들에 대해 "공직 취임 전이라 공직자로 보긴 어렵다"면서 다만, "대가 관계가 (구체적으로 이뤄진다면) 형법상 수뢰죄 적용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 그러면 수뢰죄(뇌물수수죄) 문제를 들여다 볼까요? 공무원이 될 사람이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경우, 사전수뢰죄라는 법조항이 적용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검찰이 근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 전에 28억여원을 받았다며, 이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바 있습니다. 아, 물론 MB 측에서는 '정치 보복'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는데요.

실제 이 법의 해석 전례는 어떨까요? 마침 지방선거와 그 지방선출직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을 고려한 위의 사례들에 맞춤한 수뢰죄 케이스를 찾아 왔습니다. G 전 담양군수와 H 전 화순군수는 모두 당선 전에 돈을 받아 검찰 수사망에 오르는 사달을 겪었는데요.

법원에 가니 판결은 엇갈렸답니다. A 전 군수의 경우 후보자 등록 전에 받은 부분은 무죄, B 전 군수는 당선 닷새 전 받은 게 유죄였다고 합니다.

돈 받은 시점이 유죄와 무죄 판단 근거로 작용한다는 것으로, 사전수뢰죄 성립 요건이기도 하다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변호사들도 난감한 모양입니다. 모 변호사는 "실제로 지방에서 토호 세력이 시장 주변 인물을 부패하게 만들려고 하면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전제했는데요. 추가 설명 요청에 그는 다소 거북해 하면서도 "딱 부러진 답은 없다. 이런 모든 경우를 꼼꼼하게 다 잡아넣기 어려울 것이고, 그 부분이 변호사들의 실력 판가름이 나는 승부처"라고 조언했습니다.

글쎄요, 결론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 아니라고 본인 혹은 모시던 영감이 이제 오매불망 꿈꾸던 도청 혹은 시청, 구청에 입성하신다고 해서 본인 내지 공신들이 꿀 같은 보름여 시간을 즐길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부정한 이익을 제공하는 측은 언제나 구체적으로 돈이 오간 기록 거기에 말이 오간 정황 등을 장부나 녹음 등으로 챙기게 마련이지요. 그게 포착되고 얼마나 그 디테일이 숨쉬는가에 따라 처벌이 가능한 것이죠. 김영란법 적용 대신 일반 형사사건으로 간다고 해서 꼭 유리한 것인지도(각종 특별법도 있고) 생각해 봐야 합니다.

결국 앞의 사례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고, 후자의 경우는 전문가님께서 일반 기자처럼 기사를 최소 기준 정도는 작성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양심의 기준에 비춰본다면 떳떳하고 무방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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