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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칼럼] 부질 없는 'GMO 완전표시제' 논쟁

 

김호일 前 농업생명공학연구원장 | press@newsprime.co.kr | 2018.05.16 20:12:05

[프라임경제] 지금까지 GMO의 유해성에 대한 논쟁이 끊임없이 계속돼 오다가 과학적인 자료에 근거한 전문가들의 노력으로 일반 국민들 인식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GMO 유해성 논쟁에서 더 이상 해롭다는 과학적 근거를 찾아내지 못하자 이제는 GMO를 사용한 모든 가공식품에 대해 GMO가 원료라는 사실을 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 콩이나 옥수수 등은 원산지와 GMO 여부를 표시하게 돼 있지만 GMO를 원료로 하더라도 가공 과정에서 열처리, 발효, 추출 등의 공정을 거치면서 DNA나 변형된 단백질이 없어져 검출되지 않는 가공식품은 표시가 면제된다. 이에 수긍하지 않고 있는 일부 시민단체나 특정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단체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완전표시제를 주장하고 있다.

즉, 가공식품에서 GMO 유래 성분이 있던 없던 무조건 GMO를 원료로 썼다고 표시를 하고, 맥주나 위스키 등의 주류 그리고 식용유와 간장 심지어는 포도당이나 지방성분이 있어도 GMO 표시를 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미 GMO가 안전하고 우리 인류의 미래의 식량을 책임질 첨단기술의 성과라는 것이 널리 알려지고 안전성이 검증된 마당에 또다시 표시제를 가지고 잠잠해지고 있는 GMO의 안전성 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부에서 주장하는 완전표시제가 과연 필요한지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이미 GMO는 수입 순간부터 표시가 되고 있다. 콩이나 옥수수 등의 GMO를 가공과정 없이 그대로 식용이나 사료로 이용할 경우 소비자가 인지하고 사용여부를 결정할 선택권을 소비자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가공과정을 거쳐 GMO를 사용하지 않은 식품과 전혀 구별할 수 없는 식품에 대해 표시를 하는 것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GMO가 해로운지 아닌지를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데 겉으로는 그럴듯 하지만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GMO가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국민들 조차도 완전표시제가 될 경우 가공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판단이 흐려질 수도 있다. 즉, 표시제품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이러한 표시제로 인해 해롭다는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없이 단지 GMO를 원료로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GMO가 아무런 유해성도 없다는 것이 이미 수많은 과학적 근거에 의해 밝혀진 이상 GMO 및 그 가공식품에 대한 무의미한 논쟁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한다면 말이다.

김호일 前 농업생명공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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