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결재 논란? 진에어 면허취소 막을 '국토부 신의 한 수'

2018-05-18 20:40:10

- '미국인 조에밀리리' 면허 취소 위기, 한진그룹 '그림자 이사' 새 위기로 막을 듯

[프라임경제] 대한항공(003490)과 진에어(272450)를 거느린 한진그룹이 연타를 맞고 있다. 3세인 조현민씨의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후 각종 내부 고발 및 경영상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18일에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고 조중훈 회장의 2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오너 3세) 등의 '진에어 결재 논란'이 국토교통부에서 나왔다. 국토부는 대한항공을 지배할 망정 계열회사인 진에어에선 이사 등 내부 직함이 없는 이들 부자가 왜 서류 결재를 했는지 문제삼고 나섰다.

그런데 이 문제를 제기한 국토부의 '열일 했네(열심히 일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거나 큰 이익을 회사에 가져다 줬다는 직장인 칭찬 은어)' 상황이 오히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구제책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 눈길을 끈다.

조현민씨는 진에어 등기이사로 적을 올렸었는데, 외국 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진 그녀가 이렇게 조치를 하는 것은 항공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 회사의 항공업 면허 취소 요건마저 거론되는 것에  조양호 회장·조원태 사장 결재 개입 문제가 겹치면 이상한 화학 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국토부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 표현 사용, 의미심장

국토부는 이문기 대변인과 김상도 항공안전정책관을 통해 기자들에게 일문일답을 제공하는 등 대단히 이번 일에 의미를 부여했다. 

국토부 측은 "조 회장은 75건이다. 조 회장이 결재할 때 조 사장이 같이 한 것이 몇 건 있고 주요 의사결정에서 대표이사가 조 사장과 합의 과정을 거친 것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조현민 당시 전무가 담당한 진에어 마케팅 부서의 2012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문건을 제출받아 검토하던 중 조 회장의 결재 75건을 확인했다.

아울러 "(서류에) 조 회장을 위한 결재 칸이 따로 있었다고 들었다"면서 "(결재한 문서는) 주로 마케팅 서류다. 진에어의 마일리지 관련 정책과 신규 유니폼 구입 계획 등"이라고도 언급했다. 아울러 "포괄적으로 공식 업무 권한이나 직책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진에어 내부 문서에 결재한 것은 비정상적인 회사 운영"이라고 견해를 덧붙였다. 이들은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봤다"도 기자들에게 말했다.

위의 기본적인 지배구조상의 결함 인식과 밑줄 친 기간 문제를 다음의 문제와 잘 겹쳐 보자.

진에어가 2010∼2016년 6년 동안 외국인 신분인 조현민씨를 등기이사로 올리는 불법행위를 해 최악의 경우 원천적 무효 행동을 한 회사로 면허 취소를 해야 한다는 문제가 근래 뜨거운 감자였다.

▲갑질 등 사회적 물의를 빚은 외국 국적자 조현민 양. ⓒ 뉴스1

그녀는 2016년 3월 등기이사에서 물러났다.

위의 문제를 보면, 조현민씨는 회사 간부이자 상사법적인 중요 인사로 회사에 앉아 있었던 것 같으나, 결국에는 부친 조양호 회장과 오빠 조원태씨의 속칭 '허수아비'였다는 뜻이 된다.

여기서 영국에서 판례상 발전한 뒤 실정법으로도 명시된 바 있는 '그림자 이사'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와 일본도 받아들인 그림자 이사는 기업의 실질적 주인을 찾아 책임을 귀속시키자는 논리다.

윤법렬 변호사·임재혁 변호사가 함께 집필한 '업무집행관여자의 책임'이라는 2017년 논문을 보면 "그림자 이사는 그 자신이 법률상 이사로 선임되지는 않았지만, 회사의 법률상 이사들에게 지시 또는 명령을 하여 관행적으로 업무를 집행하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한다.

이 논문은 "영국법에서는 관행적인 업무 집행을 요구하나, 우리 상법은 이를 별도로 요구하지 아니한다"고도 말한다.

진에어, 외국인 조에밀리리 등기이사 때문에 면허 박탈? 

예를 들어 임** 프라임전자 회장이 사회적 비판 때문에 회사 등기에는 이름을 못 올리고 뒤에 물러앉아 대주주 역할만 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때 노** 사장을 등기이사로 앞세운 것 뿐이지 실질적으로는 이사회 의사를 조종하고 자기가 결재 등에 간섭하며 쥐락펴락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실질적 책임은 모두 실질적 오너이자 그림자 이사로 일을 한 임**가 져야지, 월급쟁이 사장(노 ** 등기이사)가 질 게 아니라는 것. 

이에 더해, 이중기 박사는 1996년 '영국법상의 그림자 이사와 법인이사-재벌의 규제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가?' 논문에서 "법인도 그림자 이사 혹은 사무관리자 이사가 될 수 있다면, 계열기업의 경영에 관여하는 모기업 차체를 그림자 이사 혹은 사무관리자 이사로 보아 계열기업 경영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간단히 말해, 위의 결재 논란은 오너 일가의 행동이 그림자 이사의 사실상 지배라는 결론 혹은 회사(법인)인 대한항공이 (또다른 법인인) 진에어를 그림자 이사로서 지배했다는 것으로 총정리가 가능하다.

이는 곧 모든 행동을 다시 조현민씨 아닌 조 회장이나 조 사장에게 돌려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실제로도 현재 상태에서 외국 국적인 조현민씨의 옛 등기 상황을 새삼 제재할 명분이 없다는 논리도 일부 법조계에서는 이미 내놓은 바 있다.

현행 항공사업법은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심사 시 등기임원에 외국인이 있으면 이를 결격 사유로 정한다. 그러나 이미 적법한 심사 절차를 거쳐 항공운송면허를 받았고, 이후 불법성이 사라졌으므로 소급적으로 면허 회수 등 제재가 어렵다는 일부 법조인들의 소신 주장이 존재한다.

2년 전 개정된 항공사업법에 따르면 진에어에 대한 면허 회수가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개정 항공사업법 28조), 이 경우 불리한 조항의 '소급 적용'이 돼 문제가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림자 이사 문제까지 터진 마당에 새삼 '외국 국적 논란'을 갖고 해당사의 면허 취소라는 건 심하다는 지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수 많은 진에어 직원들의 밥줄 자체를 법리상 문제 있는 쾌도난마로 처리하는 것은 문제다.

지금 국토부가 꺼내든 건 그래서 잘못한 일에 대한 엄정한 징계이기도 하나, 쓰기에 따라서는 '조양호-원태-현민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마지막 비상구'일 수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20일 한진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지원) 혐의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한 바 있어 이 문제와 함께 융합해 볼 필요가 있다. 부당 지원과 총수일가 사익편취는 총수일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불공정행위다.

국토부 조사 결과가 더해지면 부당지원 조사가 한층 더 힘을 받겠으나, 그래도 일단 항공사에게 사형 선고인 면허 취소는 피해 줄 반대급부가 나올 수 있으므로 귀추가 주목된다.




임혜현·노병우 기자 tea@·rbu@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