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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내 삶을 뽑는 일" 검증된 후보 선택해야 하는 이유

 

김정순 칼럼니스트 | dallae2@hanmail.net | 2018.05.24 15:16:41

[프라임경제] 오는 6월13일은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이다.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비교적 조용한 선거전 양상이다. 워낙 큰 이슈인 북미정상회담 영향도 있겠지만, 과열 선거전 때와는 뭔가 다른 차분한 분위기다.

유권자들의 태도 변화가 느껴진다. 왜 이리 조용할까, 궁금해서 지인들에게 물어봤다. '이 당 찍을까, 저 당 찍을까' 보다 '누굴 선택해야 내 삶이 더 좋게 바뀔까'에 대한 실질적 고민을 하는 이들이 많다. 차분하게 후보자들 면면을 살피는 중인 것 같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으로 국가 순위는 선진국을 향해 높아지고 있는데, 국민 행복지수는 도무지 낳아질 기미를 안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이 지속가능한 세계 7대 도시로 선정될 정도로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소시민의 살림살이는 점점 더 팍팍하게 느껴진다. 소위 '중산층'이라 불리는 살만하다는 사람들도 어렵기는 매한가지인 듯, 녹록치 않아 보인다.

서울의 경우,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주택 가격에 덩달아 폭등하는 물가와 이에 대한 제재 정책 등 서민경제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어디 그뿐인가. 미세먼지, 일자리, 성폭력, 환경문제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절박하고도 복잡한 문제가 산재해 있다.

어떤 리더를 선택해야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가 선호하는 인물의 기준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살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인재를 뽑고 싶은 염원은 같다.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 보다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국내·외 많은 압박과 악재 속에서도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다시 태어나려 하고 있다. 어느 때 보다 공정한 사회와 균형 있는 발전이 필요해 보인다. 계층 간, 지역 간, 차등과 불공정에서 오는 피로감에 지쳐 있는 많은 이들이 불평등 해소에 대한 욕구와 열망이 가득하다.

경제 발전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뒤따르던 시대는 지났다. 도시재생 보다는 재건축과 재개발을 미덕이라고 여기던 시절도 이젠 아니다. 소외계층 없이 나란히 함께 갈 수 있도록 지역별 특성에 맞는 발전 전략과 그에 따른 맞춤형 지도자가 필요하다. 다 함께 살기 좋은 세상으로 한발 한발 가고 있음을 시민사회가 깊이 의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 결혼, 자녀를 포기한다는 이른바 '3포세대' 젊은층도 포기 보다 도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런 간절한 염원이 있을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으레 막말을 쏟아내며 상대진영을 비방해대는 후보들은 늘 등장한다. '네거티브 전략은 결국 선거에 이기기 위한 불가피한 현실'이라는 식의 논리로 선거판 수준을 하염없이 내리깎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한다. 유권자들의 삶이 달린 고귀한 선거의 장을 시정잡배들의 쌈박질 판으로 만드는 일은 분명코 없어야 한다. 먹기 좋아 보이지만 독이 가득한 '독버섯'일뿐이다.  

임기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비리가 불거져 고초를 겪거나 국민적 지탄을 받는 그런 리더가 아니라 임기가 끝나도 유권자들에게 존경 받으며 다시 선택 받을 수 있는 그런 리더가 필요하다. 당선이 되기가 무섭게 선거기간 비리가 적발되고 처벌 받는 안타까운 사례가 종종 있다. 그렇다고 실망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유권자들은 지혜를 모아 시민의 삶에 보탬 되는 정책과 리더십이 무엇인지 먼저 판단해야 한다. 갈등을 조장하며 불평등을 야기시키는 리더인지, 이와 다르게 균형발전을 도모하며 나란히 함께 가려는 포용의 리더 인지 잘 따져 보고 선택해야 한다.

선거철 시민들은 갈수록 차분해지고 냉철해지고 있다. 시민들이 꼽고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그 후보의 어떤 점 때문에 시민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는지, 또 미래가치와 후보의 철학과 능력이 부합되는지를 제대로 봐야 할 것이다. 

서울시 선거전을 보자.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과반이 훌쩍 넘는 지지율 속에서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의 대결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야권 후보단일화를 두고 이견과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후보의 능력과 철학을 따지고, 미래사회 리더로 부합될 지를 따질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정치이념과 추구하는 이념이 달라도 일단 이기기 위해서는 당연히 이합집산 해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정치공학이 또 등장하고 있다. 어쩌면 그리도 예상 수준을 못 벗어나는지 답답할 뿐이다.

이합집산 정파적 방식으로 뭔가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이 안쓰럽고, 한심하고, 또 분노를 일으킨다.  

성숙한 시민의식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 나와 지지 정당이 다른 사람들은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며 무서운 기세로 분노를 표출했던 과거의 방식이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식은 과거 한 때 이야기로 끝내야 한다. 유권자는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과 비전이 유권자들의 삶에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 꼼꼼하게 따져 봐야한다. 그 다음은 성숙한 시민 의식 수준에 나란히 눈높이를 맞춰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우리 앞에 산적해 있는 문제와 서울 살이 애환을 어떤 후보가 가장 많이 알아봐 주고 누가 더 잘 풀어 낼 수 있을지를 살펴야 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성공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대의 흐름과 시민의 요구를 읽고 시민과 나란히 함께 갈 수 있는 후보가 선택되지 않을까.

김정순 정치학 박사 / 휴먼에이드 미디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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