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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문재인' 南北美 삼각외교 재시동

'반전 또 반전' 만 사흘의 역전드라마 썼다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8.05.27 12:00:36

[프라임경제] 남북 고위급회담 불발부터 흔들렸던 우리나라와 북한, 미국의 삼각외교가 26일 2차 남북 정상회담 성사로 재가동 국면에 접어들었다.

24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시설 폭파·폐기에도 불구하고 내달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카드를 내밀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시간으로 27일 오전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은 바뀌지 않았다"는 말로 회담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만 72시간여 동안 이어진 반전드라마는 평화와 공존이라는 행복한 결말로 기우는 모양새다.

◆'누구도 판을 깨고 싶지 않다'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문 대통령과 만나 "다시 한 번 대화하고 마음이 가까워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결과도 만들고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어제(26일)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동안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 뉴스1

남한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대화 의지를 우회적으로 강조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앞서도 북한은 25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에 "생산적이고 따뜻한 뉴스"라고 화답한 바 있다.

북한의 거친 발언과 백악관의 강경 대응으로 역사적인 회담 테이블이 한 차례 엎어졌지만, 결과적으로 누구도 판을 깨고 싶지 않다는 의중이 드러난 셈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전격적인 남북 정상회담으로 김정은·트럼프 두 정상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완충지대 역할을 수행한 것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직접 남북 2차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4·27 회담 이후 남북 간 대화에서도 약간 어려운 과정이 있었고, 조미(북미)정상회담이라든가 아주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함께 협력해나간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차원에서 이번 회담이 아주 뜻깊었다"고 평가했다.

◆金 "비핵화 후 체제보장"···트 "받고 경제번영까지"

문 대통령은 스스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서로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동시에, 양측이 직접 소통을 통해 합의에 이르도록 하는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비핵화를 조건으로 체제보장을 원하는 김 위원장과, 이에 더해 경제적 번영을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이 충분한 교감을 이룰 수 있음을 확신한다는 것이다.

북한 노동신문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27일 보도했다.(노동신문) ⓒ 뉴스1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어제 다시 한 번 분명히 피력했다"면서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비핵화 이후 미국이 적대관계 종식과 체제안전 보장 약속을 지킬 것인지 걱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이후 확실히 적대관계를 종식시킬 뿐 아니라 경제적 번영까지 할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며 "저는 양국 간 의제를 전달하고, 직접 소통을 통해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형식과 과정을 최소화하면서 전격 성사된 2차 남북회담과 미국의 입장 변화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한 층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미회담 취소 통보 직후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상간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길 기대한다"고 밝혔었다.

이를 두고 남북회담과 미국과의 직접소통 모두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음이 뒤늦게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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