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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걱정 말라" 한국GM 달램 진심이길…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8.05.28 17:22:03
[프라임경제] "쉐보레가 돌아왔다(Chevrolet is back)." 

지난 23일 더 뉴 스파크 출시행사장에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를 여러 번 언급했다. 앞으로 한국GM이 국내 자동차시장에 제품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보강할 계획이니, 걱정하지 말고 지켜봐달라는 뜻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한국GM은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에도 경영정상화 일환으로 향후 5년 간 주요 세그먼트에 걸쳐 총 15종의 신차 및 상품성 강화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렵게 회생기회를 잡은 한국GM의 이 같은 청사진은 분명 좋은 소식임에는 틀림 없지만 걱정 아닌 걱정도 있다. 세르지오 호샤(Sergio Rocha) 전 한국GM 사장 시절의 모습이 반복되는 건 아닐까하는 우려에서다. 

상황은 이랬다. 2014년 한국GM은 내수시장에서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차라고는 말리부 디젤 단 한 대 밖에 없었음에도 말이다. 이에 세르지오 호샤 전 사장은 "쉐보레는 2015년에 10개 이상의 신차와 업그레이드 및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투입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2015년이 두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한국GM은 △아베오 △크루즈 △트랙스 △올란도의 퍼펙트 블랙 에디션을 동시에 선보였다. 

쉽게 말해 그저 내·외관을 블랙으로 색깔만 바꾼 모델 4종을 한꺼번에 쏟아낸 것이다. 그럼에도 세르지오 호샤 전 사장은 당초 약속했던 10개 이상의 모델 출시 약속을 지켰다며 자화자찬했다. 물론, 애초에 새롭게 선보여질 10종에는 스페셜 에디션 모델도 포함됐었기에 거짓은 아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때와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때는 잘 나갔고 지금은 그렇지 않다. 

현재의 한국GM은 시장흐름과는 동떨어진 진단으로 인한 SUV 모델 출시 지체, 수입 판매 모델들의 초기 물량확보 실패, 가격 논란 등 다방면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에 제때 반응하지 못해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더욱이 한국GM은 완전한 국내 기업이 아닌 외국자본이 대주주인 외국계 기업이다. 

즉, 극심한 판매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쉐보레가 돌아왔다"는 추상적인 멘트나 두루뭉술한 신차 출시계획이 아니라 회사 내부적으로 성찰이나 계획, 대처방안 등을 모색하는 움직임을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만약 올해도 지난 말장난(?)과 같은 행보가 되풀이 된다면 한국GM은 지금보다 더 초라한 모습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을 수도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소비자들이 브랜드파워를 마음껏 쥐락펴락하는 시대다. 

그렇기에 한국GM의 침체가 국내시장에 별다른 투자 없이 이익만을 취하려는 본사의 경영방침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많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방만경영'이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씻어냈으면 한다. 

꼭 "고객과 지역 사회에 보답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고, 국내 시장에서 쉐보레의 밝은 미래를 반드시 보여드릴 것이다"라고 말한 카허 카젬 사장의 포부가 영혼이 담긴 진심이길 바란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은 이번 카허 카젬 사장이 언급한 청사진(향후 5년 간 주요 세그먼트에 걸쳐 총 15종의 신차 및 상품성 강화 모델을 출시할 것)에는 스페셜 에디션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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