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 직장 만족도 '낙제 수준'…불만 높아

2018-05-29 11:57:44

- '고객상담센터 종사자 근로조건 및 처우개선요구 실태조사' 분석

[프라임경제] 상담사의 직장 만족도가 낙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객상담센터 종사자 근로조건 및 처우개선요구 실태조사' 결과 낮은 보수와 상급자의 업무 관리에 관한 불만이 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연대노동조합이 지난 3월 한국자산관리공사 고객센터와 고용노동부 천안·안양 지점 고객센터 상담사 2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담사의 직장 만족도 점수는 60점에 머물렀다. 

▲공공연대노동조합이 실시한 직업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공공연대노조



상담사는 특히 보수(매우불만족 31%, 불만족 47%)와 복리후생(매우불만족 27%, 불만족 46%)에 높은 불만을 드러났다. 

이영훈 공공연대노조 부위원장은 "고객센터 노동자의 직장 만족도는 수우미양가 중 '양'에 해당하는 저조한 수준"이라며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보수와 더불어 연차사용, 육아휴직 제도 미비 등 낮은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이 특히 높았다"고 지적했다.

상담사의 현재 보수는 적정 희망 보수와 20%가 차이났다. 상담사의 월 보수는 169만원인데, 희망 보수는 8시간 근로자 기준으로 211만원이었다.

2018년 최저임금은 월 급여 기준으로 157만3770원이다. 응답자 대부분이 경력자(10년 이상 8%, 5년 이상 14%, 3년 이상 21%, 2년이상 23%)라는 점을 고려하면 211만원이 무리한 요구라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2018년 최저임금(시간당 7530원)이 2017년(시간당 6470원)보다 16.4% 인상됐음에도 상담사 보수 인상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담사가 느낄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설문대상의 직장이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이 보장된 공공부문 고객센터임에도 낮은 보수(43%)와 많은 업무량(30%)을 이유로 응답자 중 42%(102명)가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현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세분화된 목소리 감정표현 규칙에 따라 최대 30만원의 월급 격차가 발생해 상담사의 불만은 고조되는 상황이다.

◆성과시스템 불만 고조…운영방식 허점 드러나

근로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2%가 '민원인의 과도한 언행과 요구'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성과평가시스템(26%) △상시적모니터링이나 녹취 등 업무감시(18%) △과중한 업무량(16%) △불합리한 업무처리방식(8%) 등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답변이 많았다.

▲공공연대노동조합이 실시한 근로 스트레스 요인 설문조사 결과. ⓒ공공연대노조



사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민원인의 태도에 인한 스트레스는 차치한다고 하더라도 업무를 관리하는 부분, 즉 컨택센터 운영방식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한 답변이 높다는 대목에서 컨택센터 운영의 허점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 부위원장은 "운영에 대한 상담사 불만은 재정적‧행정적 운영과 책임을 수탁업체에 넘기는 위탁사업의 한계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공공에서 민간위탁을 수행하는 주요 목적은 재정적, 행정적 이유"라며 "즉, 서비스 품질 향상과 전문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있으며, 인력공급 용역 사업에 가깝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공공부문 고객상담업무가 위탁으로 진행되면서 수탁기관을 통한 효율성 중심의 평가만을 요구했다"며 "정작 위탁기관이 책임져야 할 적정 인건비 보장, 업무상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은 등한시하고 그 책임을 수탁기관에 전가해 열악한 근로조건을 만드는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연대노동조합이 공개한 불합리한 컨택센터 운영 사례. ⓒ공공연대노조



◆위탁사업자-수탁사업자-상담사-민원인의 복합 구조…해결책은 직고용

살펴본 바와 같이 컨택센터를 위탁 운영할 경우 '위탁사업자-수탁사업자-상담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구조가 발생한다. 상담사는 비단 사내 구조에서 최하단에 있을 뿐만 아니라 민원인의 요청에 친절히 응대해야 하는 직무 상 특성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다. 각각의 입장 차에서 발생하는 부조리의 피해가 고스란히 상담사에게 돌아간다.

최근 상담사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민원인은 여전히 '고객은 왕'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위탁사업자는 민원인의 부정적 피드백과 상담사의 불친절을 주 평가 잣대로 삼고 효율적 운영에만 초점을 맞춘 채 자신의 의무는 소홀히 하며, △수탁사업자 혹은 관리자는 위탁사업자의 압박을 고스란히 상담사에 전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 해결이 감정노동 문제해결의 키라는 게 이 부위원장의 주장이다. 이 부위원장은 "민원인과 상담사 간 감정대응 문제를 넘어 위탁기관과 수탁기관 간 구조적 고용 문제로 접근해야 감정노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의 핵심 이유가 무분별한 외주화와 비정규직 양산을 근절하고 노동자의 고용 안정화에 있는 만큼 민간위탁이나 용역으로 운영 중이던 고객 상담업무 담당 직원을 직고용 해야 한다는 것. 

그는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문가협의기구를 구성했으며, 고용노동부도 조만간 협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독 신용보증기금만 상담사 업무를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로 분류해 정규직 전환 제외대상으로 분류해 답변을 요청한 상태지만 타 기관과 비교해 고도의 전문성을 요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조달청을 비롯해 고객 상담 업무를 직고용으로 전환한 기관 소속 상담사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직율이 줄어 상담 서비스 품질이 개선됐다"며 "정부 정책에 맞춰 민원 해결이라는 본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직접고용 전환을 적극 검토해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규희 기자 ckh@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