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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T 수리기사 또 사망…'안전불감증' 도마 위

KT새노조 "두달 새 사고 4건, 부실한 안전교육이 참사 불러"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8.05.30 12:58:37

[프라임경제] 수도권을 뺀 전국에서 KT(030200·회장 황창규)의 전화, 인터넷, IPTV 설치 및 수리를 담당하는 계열사 KTS북부 소속 수리기사가 작업 중 재래시장 지붕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기사들이 근무 중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는 사례가 최근 두달 사이에만 4건이나 연이어 발생하면서, 회사 내부에서는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KT새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2시 봉천중앙시장에서 전화 설치작업을 수행하던 현장작업자 이모(36)씨가 지붕에서 추락해 크게 다쳤다.

이씨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발생 8일 만인 지난 22일 오전 11시 뇌출혈로 결국 숨졌다. 유가족들은 "부당한 업무실태를 밝히겠다"며 발인도 미룬 채 회사와 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씨 사고발생 현장. ⓒ KT새노조

KT새노조 역시 수개월간 업무공백이 있었던 이씨가 안전교육을 충분히 받았는지 의문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지난 1월 근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4개월 동안 병가휴가를 냈으며 이달 2일 복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한지 불과 12일 만에 사고를 당한 셈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씨는 사다리를 타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등의 업무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특정 상황에서 작업 노하우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작업에 투입되다보니 사고가 난 게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복직 후 짧은 기간 동안 안전교육이나 제대로 받았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반면 KT 측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KT 관계자는 "이씨가 복귀한 날 지점장 면담을 통해 구두로 안전지침을 전달했다"면서 "매월 4일 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모씨 추락 사망 사건을 전하는 게시글에 등록된 댓글. 살인적인 업무량을 지적하며,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KT새노조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기사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본사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지난해 6월 인터넷을 수리 업무 중 기사가 고객에게 살해당했고, 같은해 9월에는 전북 순창에서 비 오는 날씨에 작업하다 감전돼 추락, 사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 4일 제주 지역에서 KTS남부 협력업체 소속 직원이 역시 전봇대 작업 중 감전으로 떨어졌으며, 지난 3일에도 제주 서귀포에서 수리 작업을 하던 현장작업자가 전봇대에서 추락해 팔목과 발뒷꿈치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심지어 비슷한 시기 KT 본사에서 명예퇴직해 KTS북부 수리기사로 근무하던 직원이 돌연사하는 일도 있었다.

본사 측은 일련의 사상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KT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매월 정기적인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는 만큼, 재발방지 대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응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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