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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남북협력 총력 그 속내는

황창규 회장 퇴진위기…백기사 구현모 사장 투입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8.05.31 18:01:10

[프라임경제] 상처 난 리더십으로 난파 위기에 놓인 KT '황창규호(號)'가 문재인 정부 '남북 평화' 지원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한반도 정세는 지난 2월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관계 개선 및 발전 변곡점을 통해 평화무드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故 노무현 대통령-故 김정일 국방위원장 2차 정상회담(2007년) 이후 무려 11년 만인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차 정상회담이 이뤄졌으며, 불과 약 한 달여만에 2차 회담까지 성사되면서 십여년간 냉각상태였던 남북관계에 따스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으면서 주관 통신사인 KT(030200)는 대표 수혜기업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KT는 이전 △故 김대중 전 대통령-故 김정일 위원장 1차 정상회담(2000년) △2차 정상회담(2007년) 등 통신 지원을 맡은 바 있어 이번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2018 남북정상회담 주관통신 지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후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왼쪽)과 윤영찬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T

◆국가 차원 행사, 기대 이상의 파급 효과 전망

KT의 이번 결과는 정상회담은 물론, 남북협력 강화 차원 사업인 △개성 공단 재가동 △이산가족 상봉 등 국가 차원 행사에 여론 관심이 쏠릴 전망인 만큼 이를 통해 거둘 수 있는 파급 효과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여기에 상용화를 앞둔 5G와 같은 통신 서비스가 더해질 경우 상상 이상의 마케팅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KT는 최근 '남북협력사업 개발 태스크포스(이하 남북 협력 TF)'를 꾸리는 등 남북 협력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남북 간 경제협력과 정보통신기술(ICT) 교류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으로, 이를 통해 △경제협력 지원 △ICT 교류 확산 △소프트웨어 개별 협력 등 남북 사업 추진 계획을 도맡는다.

남북 협력 TF는 △대정부지원 분과 △BM‧인프라 분과 △그룹사 분과 △지원 분과로 구성됐다. 대정부지원 분과는 정부 정책 협력을 지원하며, BM‧인프라 분과는 협력사업 개발 및 추진을 담당한다. 그룹사 분과의 경우 협력 연계된 사업을 책임지며, 지원 분과는 사업에 추진되는 재원과 연구개발 등을 지원한다.

KT그룹 관계자는 "남북협력을 위해선 통신·통행·통관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해당 TF는 예전부터 준비하고 있었고 가장 중요한 점은 통신"이라며 "예전에는 주로 정부와의 조율을 하는 수준이었으나, TF는 이외에도 사업적인 측면이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KT의 적극적인 남북 협력 배경을 두고, 마케팅 효과 외에 황창규 회장 '자리보전 프로젝트'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백기사' 구현모 사장, 복수 대표이사 등극하나

황창규 KT 회장은 적자에 허덕이던 KT를 2015년 흑자전환 시킨 뒤 3년여간 흑자를 이어가며 그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국회의원 90여명에게 법인자금을 통한 '불법 후원 혐의'를 받아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여기에 노동조합 선거 불법개입 의혹 및 박근혜 정부 '낙하산 인사 자리'로 거센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런 연유 때문에 업계에선 이번 KT 남북 협력 활약상이 '퇴진 위기'에 놓인 황 회장 안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KT는 이번 남북 협력 TF장으로 '황 회장 최측근' 구현모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선임해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와의 보폭을 맞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황 회장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황 회장과 단순 비즈니스 파트너 '그 이상' 관계로 추측되고 있는 구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 통과된 '복수 대표이사제 논란' 당시에도 거론된 '그룹 2인자'다. 내부 자체 CEO 육성 시스템인 복수 대표이사제는 CEO가 사내이사 중 한 명 추천시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를 추가 선임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압에 의해 황 회장이 중도 하차하더라도 구 사장이 (복수 대표 이사제로) 대표이사로 선임될시 그를 통해 KT에 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며 "이번 남북 협력 장 자리에서의 활약이 황 회장 안위는 물론 대표이사 평가지표로도 활용될 수도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KT새노조 측은 이와 관련해 "(이런 주장에) 동감한다"며 "포스트 황을 구 사장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그런 작용이 당연히 끼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KT 관계자는 "외부에서 연임 이후 경찰 수사 등으로 편승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이번 남북TF는 전사적 총역량을 모아야 하는 사업인 만큼 구현모 사장이 낙점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KT가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기 위해 정부와 불협화음을 줄여나가며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황창규 회장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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