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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엽기떡볶이' 금주영 대표 배임 의혹

일감몰아주기와 회삿돈 유용 정황 드러나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18.06.07 10:07:14
[프라임경제] 파치마늘 사용 논란에 자사제품의 HACCP인증이 없음을 알고도 거짓말로 변명했다는 의혹을 받는 금주영 핫시즈너(엽기떡볶이 가맹본부) 대표가 일감몰아주기와 자금유용, 고액연봉을 통해 주머니를 불려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가맹본부의 갑질과 함께 오너일가의 사익편취는 현 정권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가맹사업 감독 취지를 벗어난 행태로 사정기관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 회사돈 돌려 개인 빚 막았나

엽기떡볶이 가맹본부인 핫시즈너는 금주영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이 자사 가맹점을 직접 보유해 운영하며 대금 채권 상환에 회삿돈을 사용해 변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의혹은 가맹본부가 이들에게 자금을 대여해 주거나 매장 납품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에 대해 이자수익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제기됐다. 

핫시즈너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가맹본부(핫시즈너)는 가맹점주(금주영 대표 등 특수관계자 포함)와 납품한 원자재 대금이 지연될 경우 연 20%의 이자를 받는 것으로 계약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금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이 운영한 엽기떡볶이 가맹점은 15개에 이른다. 이들이 핫시즈너 가맹본부에 진 빚만 40억원 이상이다. 1년의 부채로 산정할 경우 8억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해야 한다.

그런데 핫시즈너는 여기서 발생한 수십억원의 채권에 대해 이자를 눈감아주거나 회삿돈을 빌려줘 채무 변재할 수 있도록 도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2016년에도 이런 형태의 금전거래는 지속됐다. 핫시즈너는 12개의 특수관계가맹점에 24억원 이상의 채권을 보유하고도 5억원 가까운 이자수익을 올리지 않았다. 

2016년과 2017년 핫시즈너의 이자수익은 총 4775만원에 그쳤다. 특수관계가맹점이 채무를 상환해 이자를 최소화 했거나 가맹본부가 이자를 면제하는 특혜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가맹점 계약에서 채무의 성격이 납품대금 미납인 경우 6개월만 지속돼도 계약해지로 이어진다. 따라서 최소한 핫시즈너가 가맹점 당 평균 2억원의 채무가 발생할 때 까지 기다려준 특혜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또 같은 시기 금주영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많게는 14억원에서 적게는 3억원의 자금을 매년 핫시즈너로 부터 빌려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채무 변제에 회삿돈이 사용됐을 공산이 크다. 

특히 핫시즈너는 파치마늘 사건으로 수익이 감소했던 2015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총 26억원을 배당했다. 지분 90%를 보유한 금 대표는 23억원 이상을 챙겼다. 회사로부터 현금을 확보해 별도의 개인 가맹점 채무 정산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핫시즈너 관계자는 "배당금의 적법성은 당해연도의 당기순이익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잉여금으로 판단하고 상장회사도 아닌 당시 대표이사가 90% 지분인 회사에서 이익준비금을 제외한 이익잉여금에서 배당하는 것은 적법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당시 핫시즈너는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으로 부터 약 20억원의 운전자금을 대출 받았다. 또 특수관계사업체의 수익은 회사 손익계산서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로써 가맹본부가 무리한 현금 유출을 감행했다는 것과 특수관계사업체의 수익이 개인에게 돌아갔다는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 경영진의 도덕불감증 

회사의 현금을 동원해 사익편취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금 대표의 사업 철학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지적도 확인됐다. 

한 엽기떡볶이 가맹점주는 금 대표가 2015년 자신이 운영하는 가맹점을 기존 가맹점주의 매장 인근으로 이전해 고의적으로 영업지역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은 사실을 제보했다. 기본적인 상도덕을 대표이사 스스로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는 정보공개서 등 가맹거래 질서를 고의로 훼손시켜 사측이익을 극대화 하려 하는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는다. 같은해 엽기떡볶이는 공정위로부터 정보공개서에 등록되는 '예상매출액 산정서 제공의무 위반행위'로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또 금 대표 등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한 매장은 논현, 영동, 삼성, 남대문, 건대입구, 역삼, 안양호계, 문정, 양주덕정 등 내로라 하는 상권에 입점해 있다. 핫시즈너는 이들 매장을 정보공개서에 가맹점으로 반영했다. 채권에 대한 특혜가 있었다면 아예 정보공개서의 분식 여부를 따져봐야 할 여지가 있다.

나아가 사익편취와 관련해 금 대표를 비롯한 가족들이 핫시즈너에서 받는 고액연봉 논란도 빠트릴 수 없다. 같은 시기 금주영 대표와 금교일 대표 등 핫시즈너 임원 3명의 연봉은 15억원에 달했다. 2015년 이후 금 대표가 연봉과 배당으로 받은 금액만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엔 금 대표 소유의 관계사들에서 발생한 수익이 누락돼 있다. 금대표가 소유한 제이케이푸드시스템은 지난해에만 72억원어치의 제품을 핫시즈너에 납품했다. 해당 업체의 식약처 제조품목 보고를 통해 수익 대부분이 엽기떡볶이에서 발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이케이푸드시스템에서 금 대표가 받은 연봉과 배당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같은 시기 해당 업체에 총 1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이들의 평균 급여가 2600만원 수준인 것은 사측이 제공한 채용 공고와 납세자료 등을 통해 확인됐다. 

◇ 외치던 '상생' 어디로 

2016년 금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대문엽기떡볶이는 상생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가맹점의 마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운영 시 필요한 일부 식자재를 자체 물류센터에서 직접 제조·포장해 전국 모든 가맹점에 보냄으로써 가맹점주들은 식자재 물류에 신경 쓰기보다 매장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파치마늘 사건 이후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가맹점주 납품가 인하 등 직접적인 부담 경감조치는 실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자체 물류센터에서 직접 제조해서 공급하는 식자재는 금대표의 또 다른 수익이 됐다. 그 사이 금대표는 수억원의 연봉을 스스로에게 책정했다. 

결국 핫시즈너는 HACCP인증을 받지 않은 제조설비는 방치하고 대신 회삿돈을 특수관계자들에게 돌리게 해 개인 사익을 위한 편의를 셀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게 됐다. 

이 가맹점주는 "앞과 뒤가 너무 다르다"며 금 대표의 경영철학에 의문을 표하고 "검찰과 공정위, 국세청에 고발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핫시즈너 측은 두 차례의 서면 질의에 대해 간단한 입장 외에는 구체적인 설명을 피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본지의 '구체적인 설명을 바란다'는 추가 질문과 4일 핫시즈너 본사의 방문 취재 요청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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