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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창문 열린 교실 코앞서 '석면해체' 뒷말

대구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현장 인근 학부모와 갈등

남동희 기자 | ndh@newsprime.co.kr | 2018.06.08 09:35:49

[프라임경제] 초등학교와 바로 맞붙은 공사현장에서 석면해체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문제의 작업은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인 시간대, 특히 교실 창문이 활짝 열린 채였음에도 강행됐다. 자칫 학생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는 유해물질이 여과 없이 쏟아져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고수해 일부 학부모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대구 남산초등학교와 바로 맞닿아 있는 남산 2-2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지난 1일 석면 해체작업이 진행됐다. 아이들이 창문을 열어놓고 수업을 하고 있는데도 작업이 진행돼 학부모들이 분통을 터트렸다. ⓒ 대구 남산초등학교 학부모

최근 대구 남산초등학교 학부모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1일 남산 2-2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학교와 바로 맞붙은 사업장에서 석면 해체작업을 진행했다. 

석면은 방화재·내화재·보온재·단열재 등에 쓰이는 건축자재 속 광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폐암, 폐증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당연히 해체작업을 할 때 관할 고용노동청에 보고 및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

시공사 측은 절차상 하자가 전혀 없이 정상적으로 작업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작업 전 당국에 신고했고 학교 측에도 일정을 알렸으며, 규격에 따라 방진막과 안전펜스 등도 설치했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업체의 관리가 눈에 띄게 허술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일례로 당시 작업자들은 방진마스크 등 안전장비를 모두 갖췄지만,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학교 뒤쪽 건물의 창문은 열린 채 방치됐다는 점이다.

또한 등교시간이 임박한 그날 아침 7시에는 학교 후문 옆에 위치한 석면 지붕과 급식실 뒤 건물의 석면 해체작업이 먼저 마무리 됐는데 식자재가 옮겨지는 곳이기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크다.

대구 남산초등학교 1학년 교실 건물은 남산 2-2구역 재개발 공사장과 이격거리가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맞닿아 있다. ⓒ 대구 남산초등학교 학부모

당일 작업현장을 참관한 한 학부모는 "집과 학교에서 석면먼지에 대해 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된 것은 말이 안된다"며 "공사현장이 가깝게는 학교와 불과 10여m 정도밖에 안 되는데 유해물질이 아이들 건강을 해칠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현재 해당 구역의 석면해체작업은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일시 중단된 상태다. 재개발 조합 역시 학부모 요구에 최대한 맞추겠다고 한 발 물러서며 갈등은 일단 소강된 모양새다.

조합 관계자는 "학교에 약 1억원의 예산을 들여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등 최대한의 배려를 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시공사와 학교, 학부모들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측도 "유해물질 차단을 위해 펜스와 방진가림막 등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만전을 가하고 있다"며 "학부모 의견에 따라 학교 앞 대형트럭 운행을 자제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와 지나치게 가까운 사업장인데다 각종 폐기물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학부모는 "시공사와 구청에서 펜스와 방진막 등을 설치하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100% 믿을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공사를 할 때마다 학교를 쉬게 할 수도 없는데, 벌써 몇몇 아이들은 목통증과 기침증세를 호소해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건설사와 조합이 절차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아이들 안전을 염려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걱정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이해하는 만큼 협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중재하겠다"고 응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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