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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오거돈 공보팀 고위 관계자 '번들 교수' 논란

폴리페서 유혹 극복? 오히려 도의적 문제 다른 해석 낳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6.12 17:30:50

[프라임경제]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장 후보가 바람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낙선 고배를 마신 바 있는 그는 고령이라 이번 6.13 지방선거에 거는 기대가 더 클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상황 속에서 강력한 적인 서병수 자유한국당 후보, 즉 현직 시장에 맞설 강력한 인물로 재해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거 야당도시라고 불렸던 시절도 있었다지만, 그건 오래 전 이야기이고 부산은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이래로는 한국당의 전신 정당들이 줄곧 지방 행정 수장직들과 의회 조직을 장악해 왔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파란 물결의 새로운 역사가 창조되고 있는 것이죠. 민주당 출마자들이나 각 선거 캠프 관계자들마저 "좋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것은 물론 더러 "무섭다"고까지 표현할 정도로 변화 흐름이 거세다는 풀이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오거돈 캠프의 공보팀 일부 관계자가 제대로 일을 하는 게 맞냐는 논란을 빚고 있어 뒷말을 낳고 있습니다. 공보팀 고위직 A씨는 기자들이 찾아가거나 연락해서 자료나 답변을 요청하면 잘 연결되지 않기로 유명하다는데요.

처음에 어느 매체 기자는 자기가 매체 인지도에서 밀려서 그러나 기분 나쁘게 생각하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막상 서울에서 제법 유명한 일간지 등 유력 매체들에게 대응하는 경우도 별반 이와 다르지 않다는 심증을 얻었는데요. 그래서 동료 기자들이 경험을 잘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 걸 이리저리 모자이크를 맞춰 완성하기를, 결국 A씨는 조금 이상한 존재라는 결론을 얻었답니다.

오거돈 후보 막바지 유세 장면. 그의 캠프 인적 구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적지 않다. ⓒ 프라임경제

그에 따르면, 부산 지역 기자들이 대체로 그와 연결되지 못 하는 핑계는 "강의 가셨어요"라고 하는데요. 

이를 놓고 어느 지역 기자는 "강의 열심히 하면 좋은 게 아니냐? 폴리페서(정치에 기웃거리며 정작 본업인 교수직을 놓은 것도 아니어서, 연구도 정치 활동도 다 제대로 하지 못 하는 경우를 비꼬는 말. 야심만 큰 정치 진출 교수에게 가장 싫은 평가라고 함)가 아니고자 몸부림치는 그를 칭찬해 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오히려 핀잔을 주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그 기자의 고평가가 사실이기엔 2%쯤 부족하다는 다른 부산 정가 사람들과 언론인들의 이야기가 뒤따릅니다.

바로 A씨의 이력 때문인데요. 그가 정교수(직급상 정교수, 부교수 혹은 조교수 할 때 그 정교수가 아니라 학문 연구에 매진할 책임과 학생들 지도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게 인정되는, 자리가 보장되는 전임강사 이상 모두를 그냥 총칭)라면 오거돈 캠프에 대한 충성도 중요하지만, 학기 중 학생들의 강의를 소홀히 할 수 없다는 항변이 대단히 훌륭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분은 초빙교수 등 직함을 쓰는 세월말 걸어왔다는 것이죠.

즉, 강의 배당 시수가 많은 것도 아니라는 추정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늘상 학교 핑계로 자리를 비우거나, 정치 문제로 지역 관계자나 유권자, 발이 넓은 친민주계 인물 등이 접촉하고자 해도 채널이 열리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는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추가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는 오거돈 진영 중에서도 오 후보의 후광을 가장 많이 얻은 인물 중 하나라는 평이 있습니다. 학교에 자리를 얻을 때마다 오 후보 주변의 힘이 도와주는, 즉 사람에게 적합한 표현은 아닌 듯 하지만, 일종의 끼워팔기나 묶어팔기 같은 식으로 자리를 얻었다고 합니다. 즉 누군가 자리를 얻을 때 그를 챙겨서 자리를 만들어 주는, 혹은 데리고 이동하는 식으로 자리를 얻어 왔다고 합니다. '번들 상품'에 비유해 '번들 교수'라고도 할 수 있을까요?

사정이 그렇다면, 학생들에겐 좀 미안해도 수업을 좀 줄이거나 아예 초장에 지방선거를 의식해, 이번 1학기 강의는 받지를 말고 오거돈 진영에서 세게 밀어붙여 가며 일을 했어야 하는 것이 '상도덕' 아닐까요?

그래서 오거돈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 것이라고는 미처 모르고, 적당히 하려고 했다가 지금에 와서 이상하게 바빠져서 이도저도 아닌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이렇게 전체적인 그림이 이상해진 이유는 결국 '오거돈 진영'의 그늘을 떠나 학자로 대성해 보려는, 즉 '교수의 꿈' 아닐까 덧붙여 봅니다.

차라리 자리에 있으면서도 매체를 가려 답을 준다는, 혹은 그 인물 중요도를 저울질해서 사람을 만난다는 다른 풀이가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땡땡이 번들 상품은 좀 그렇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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