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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그 당은 '정치적 올바름' 그 자체라고요?

 

홍수지 기자 | ewha1susie@newsprime.co.kr | 2018.06.13 16:34:53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부산 해운대의 한 모퉁이에 자리잡은 모래 조각입니다.

지긋한 연세의 남성 머리 위에 성채가 서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콧수염이 인상적이군요. 그런데 이 인물을 보고 바로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정답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하지만 저 앞을 지나며 함께 가던 기자들에게 물어보니 답이 딱 나오진 않는 듯 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인슈타인 이미지는 더 산발한 머리, 혹은 '메롱'하는 장난스러운 사진 장면이기에 저 정도의 정돈된 모습으로는 인물값을 바로 정확히 도출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심지어, 나이든 기자들 중에는 "스탈린 아니냐?"는 창조적인 답을 내놓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젊은층에서는 대체 머릿속 구조가 어떻게 프로그래밍돼 있길래 스탈린이라는 답이 나오는지 뜨악해 할 법도 합니다만, 실제로 스탈린 사진을 보면 닮은 듯도 합니다.

제한된 정보에서 어떤 자기의 선입견이나 기존에 짜여진 과정으로 답을 찾아내는지, 머리를 쓰는 프로그래밍이 많이 서로 다른 것일 따름이겠지요.

오늘은 지방 행정기관장을 뽑고 행정기관을 견제할 지방의회 구성원도 선출하는 지방선거일입니다. 투표를 하러 가서 각자의 정치적 소신에 따라 한 표를 행사한 이들이 많을 텐데요.

이번 선거에서는 특히 마타도어가 심각했던 것 같습니다. 상대방을 그렇게 흠집내려는 생각이 여전히 통한다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경계해야 할 생각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택한 당은 무조건 정치적 올바름의 상징이고, 내가 좋아하는 정치인은 오류가 없는 정의 그 자체라는 독선과 아집 말입니다.

저 상의 경우에는 밑에 아인슈타인의 말이 새겨져 있으니 답이 하나지만, 막상 그런 조건이 없었다면 답은 두 개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머리에 성을 이고 있는 것도 서로 달리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창의성의 상징, 아인슈타인임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으나, 독재의 철옹성 외에 다른 생각이 없는 스탈린이었을 수도 있는 겁니다.

정치는 답이 없는 과정에서 합의된 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정치적 올바름류의 단어를 천진난만하게 주워섬기는 오류나 선출된 인물에 대해 불복종 운운하는 비민주적인 범죄를 범하지 말고, 대다수 우리 동네 유권자들이 뽑아준 이들을 축하해 줄 수 있는 아량도 가져보는 날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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