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서병수 일자리 정책 실패 '조연', 오거돈 행정 '주연' 예고

유능한 관료로 요직 두루 역임…일자리와 경제 10년 제자리걸음 원인제공 측면 존재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18.06.23 21:48:15

[프라임경제] '도긴개긴' 오거돈 새 시장이 집권해도 거기서 거기, 새 인물은 없다? 그래도 서병수 일자리 정책 난맥상 주인공보다는 차라리 예산통이 낫다?

제2의 수도이자 대표 항만도시인 부산광역시의 요직인 행정부시장 자리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오 시장 당선자는 여러 번 고배를 마신 끝에 한반도 평화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에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후보들이 대거 약진하는 바람을 타 13일 선거에서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거듭된 패배로 지치고 불안해진 그는 인물 관련 잡음을 종종 빚었다. 자유한국당 진영에서 일했던 이들을 자기 캠프로 영입해 구설수에 올랐는데, 이는 재선 도전에 나섰던 서병수 현직 시장과의 대결에 자신감이 부족했던 탓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획·재정통 vs 경제·고용노동 전문가? 둘 다 '서병수 라인'

문제는 이런 상황이 선거 승리 이후 인사에서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경제부시장은 이미 금융 전문 관료 출신을 발탁했으나, 사실상 오 시장을 대신해 가장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야전사령관격인 행정부시장 선정에 내부 논란이 있다고 알려졌다.

시장 임기 개시 후 첫 행정부시장 파트너는 오 당선자와 '코드'를 맞춰 지난 자한당 계열 정당 독식 체제에 익숙해 있는 공무원 조직에 분위기를 쇄신하고, 행정 전반을 장악해야 한다. 정무특보 등 정무 라인이 따로 있더라도, 사실상 중앙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과 교감을 할 때 행정 지식에 박식하고 경험이 풍부한 이가 거들어야 하므로 이 역할에서도 분담할 짐이 크다.

그런 점에서 현재 대략 두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문제는 모두 서병수 시장 체제에서 승승장구했다는 인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는 점.

변성완씨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을 거쳐 부산시로 옮겨 온 케이스이고, 정현민씨는 부산시에서 미래전략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뒤 중앙정부 고위공무원단으로 전출나갔던 점이 두드러진다는 차이를 거론한다.

변씨는 서 시장이 기획관리실장으로 삼고초려했다는 것이 약점이다. 다만 예산을 따오는 등 자기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이 없지 않다. 부산 배정고를 졸업했고, 고려대를 나왔다.

정현민씨. ⓒ 부산광역시

한편 정씨도 '서병수 스타일 인사'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유능해서 이리저리 좋은 자리를 두루 거쳤지만, 2014년 연말 서 시장이 당시 '역대 최대 규모 4급 이상 간부 승진·전보'라는 평을 듣던 인사를 단행할 때 일자리산업실장으로 발령받았다.

당시 '젊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강조했던 서 시장의 인사 철학 상징이 일자리산업실장직 발탁이었다는 풀이가 없지 않았다.

정씨는 이 자리에 앉기 전에는 해양농수산국장, 경제산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2년 12월에 경제산업본부장으로 임명됐으니, 2014년 연말 일자리산업실장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2년가량을 부산의 경제와 산업 전반을 꿰는 중요한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이후에는 특히 고용 문제(일자리)에 특화해 실력 발휘를 하라는 주문을 서 시장으로 받았던 셈이다.

겉으로만 보면 정씨의 이런 이력과 겉모습은 화려해 보인다. 일자리산업실장 자리에 있던 그는 얼마 후인 2015년 5월 하순, 이기권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큰 상을 받는 무대에 선다.

'2015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시상식에서 부산시가 대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정씨도 부산시 경제 및 고용 정책을 대표하는 일자리산업실장으로서 참석한 것.

이 일자리 대상 행사 며칠 후에는 당시 행정자치부(행안부)로 전출을 명받기도 했다. 2급 고위공무원으로서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지방분권국장 소임을 맡게 된 것.

하지만 여기까지다. 속을 들여다 보면, 그의 경제와 일자리 근무 때 기틀을 제대로 닦지 못한 게 아니냐는 외화내빈 우려가 제기된다는 것.

◆일자리 10년 정체, 핵심 부서장 '책임론' 따져봐야

2013년 2월, 그는 한 지역지 기고를 통해 중앙행정관청인 통계청에 '대차게' 싸움을 건 바 있다. 그러니까 경제산업본부장 시절의 일이다.

그는 당시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1월 고용동향'를 인용해 일부 언론이 '실업률 전국 3.4% 부산 4.3%, 부산 1년새 0.5%p 올라…16개 시·도 중 두 번째로 높아'라는 기사를 낸 것과 관련, 강한 불만의 어조로 글을 썼다.

그는 부산 지역 실업률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과, 전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된 것을 반박하면서 △늘어난 경제활동인구는 주로 제조업 부분의 경기침체로 고용률이 하락하여 그 부양가족들이 구직활동에 뛰어들면서 경제활동인구로 유입됨 △ 지역소비자 물가도 상승폭이 커 실질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그동안 비경제활동인구로 있던 무급가족종사자와 전업주부 등이 구직에 나서면서 경제활동인구로 유입 등을 거론했다.

2015년 일자리 관련 수상자로 나온 정현민씨(왼쪽). 가운데가 당시 이기권 노동부 장관. ⓒ 뉴스1

아울러 그는 "고용률과 실업률이 함께 올라가는 현상은 경기침체기에 나타나는 소위 부가노동자효과로 비경제활동인구가 구직활동자로 전환하여 경제활동인구로 되는 것을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렇게 늘어난 경제활동인구로 인하여 고용률도 높아지지만 취업으로 흡수되지 못한 구직자로 인해 실업률이 함께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강변했다. 통계 자료를 받아서 선정적으로 보도했다는 식으로 일부 언론과 더 나아가서는 통계청의 자료에 대해 지적을 한 것.

외형상으로는 '착시 현상 지적'으로 볼 수 있지만, 통계가 제대로 부산 실정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고급 공무원이 강경 발언을 한 점이 지나치다는 평이 가능한 대목이다. 특히 평소 서울대 출신으로서 자부심이 강한 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실례로 이 사건을 꼽을 수 있다는 평도 있다.

과연 이 자신만만한 경제전문 공직자 더 나아가서 관련영역 책임자의 발언대로 부산의 고용과 경제는 탄탄하기만 했을까?

2016년 8월, 부산시의회의 한 시의원은 최근 10년간 부산의 일자리 창출률이 평균 17.6%라고 밝히고, 같은 기간 일자리 소멸률은 13.6%에 달했다고 짚었다. 그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일자리 창출률은 16.8%였지만 소멸률은 11.9%였다고 말해, 부산이 일자리 관련 시끄럽게 일하는 듯 보이나 뒤에서 없어지는 자리도 많아 실속은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정파적인 지적일 수 있으니, 다른 공신력 있는 기관의 부산 지역 일자리 특성에 대한 우려 자료를 내놓은 점을 보자.

2015년 12월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내놓은 '부산 지역 일자리 창출과 소멸에 대한 분석과 산업별 일자리 맞춤정책에 대한 시사점' 자료에서도 부산 평균 일자리 창출률과 소멸률이 다른 도시에 비해 높다고 분석한다.

즉 일명 '일자리 변동률'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은 부산본부는 짚었다.

모두 정씨가 경제와 고용 전반에 자리를 거칠 때 통계에 잡힌 문제, 그 당시 뿌린 씨앗의 결과물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정씨가 통계 당국 등과 낯을 붉힐 때 문제점은 이미 실존하고 또 성장하고 있었던 셈이다.

서병수 일자리 정책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내는 인물이 바로 그일진대, 과연 그를 새로운 부산의 행정부시장으로 발탁해야 하는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