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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5G 아닌 OK캠프, 오거돈은 아직도 '푸싼' 마인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6.24 12:17:59

[프라임경제] 오거돈 차기 부산광역시장이 정중동, 임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매불망 여러 번 재수를 거듭한 끝에 펼치게 된 시정인 데다, 이미 해양수산부 장관을 한 전적도 있으니 행정력을 과시하고 싶은 심리가 하늘을 찌르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가덕도 신공항 추진 등 그간 자유한국당 계열이 장기집권하던 부산에서는 꿈꾸지 못했던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대거 진행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그래서 높습니다.

그런데 오거돈 체제의 인적 구성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변혁의 바람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소리도 있는데, 이제 임기가 끝나가는 서병수 체제와 차별화된 새 피를 수혈하는 전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죠.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의 모습. ⓒ 프라임경제

단지 누가 과거의 사람인데 다른 장점을 더 많이 봐서 앞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리가 나오거나, 누구는 옛 사람인데 선거 기능상 지방선거 캠프에 입성했었다는 등의 단발적인 문제만은 아닙니다.

일단 여담이지만, 지난 지방선거 취재 국면에서 기자들간에 몇 마디 여담이 나온 와중에 시사점이 있었다고 생각돼 소개해 볼까 합니다. 과거 학교에서 영어를 배운 분들은 부산을 Pusan(푸싼)으로 표기하도록 지도받았던 기억이 나실 겁니다. 제주도는 그런 맥락에서 외국인들의 발음에 가깝게 Cheju로 썼었지요.

나중에야 우리 발음을 기준으로 주도적으로 Busan, 혹은 Jeju 하는 식으로 표기를 하도록 바뀐 바 있습니다.

이 점을 기억하는 일부 기자가 "그런데 왜 오거돈 캠프는 OK 캠프라고 자칭하느냐?"는 시비조의 생각을 다른 기자들 앞에서 꺼낸 것인데요. 그냥 관성일 것이라는 소리가 많았고요. 어느 상대적으로 연소한 기자는 "오거돈씨가 나이가 이미 많으니까, 여권 이름이 K로 들어가 있어서 그냥 밀고 가는 것 아닐까? 여권 이름은 법무부에서 함부로 못 바꾸게 하지 않느냐?"라는 기발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점으로 요새 표기법 따라서 OG 혹은 그게 정말 이상하면 OZ라고 했으면 좋지 않았겠냐는 의견이 나왔고, 마지막 '대박'은 "요새 이동통신 발전도 눈부신데, 5G라고 신조어 사용했으면 딱이었는데 대체 그 캠프에서는 누가 전략을 짜고 있는지, 참…"이라는 조언이었습니다.

5G든 OG든, 그냥 OK이든 간에 무슨 큰 상관이 있겠습니까? 결국 선거도 이겼는데요. 5G라는 단어를 연결지을 생각이 캠프의 전략통 머리에서 떠오르지 않은 것도 큰 문제는 아닙니다. 

공보 담당자라는 이들이 다른 데 볼일 보러 간다는 핑계를 공공연히 대면서 언론 그리고 일선 지지자들의 민원과 문의 전화를 거절한다는 혐의까지 있던 캠프인데, 과연 "5G로 일처리를 하겠다"는 식으로 그런 이름을 거는 게 어울렸겠냐는 생각도 잠시 듭니다. 

그래도 부득부득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드는 것, 마음가짐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게 이름이라는 그날의 소수설이 그래도 완전히 무시할 만한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OK 캠프는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사용하는 '명함'에서 논쟁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명함에도 '시장을 바꿉시다-오거돈' 문구가 들어간 것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는 잡음이 일었고, 반대파에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까지 지적이 나오자 결국 문제의 명함 분량을 수거해 폐기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은 것 하나하나 모두 신경써서 다른 지역, 더 나아가 중앙 정부 그리고 국회를 설득하고 예산을 따내고 정책 방향을 주도해야 할 일이 앞으로 정말 많을 텐데요. 저번의 명함 사태 같은 무신경함, 여전히 오거돈에서 글자를 차용하면 OK가 될 수밖에 없다고 철썩같이 믿는 '푸싼식 표기 시대의 마인드'는 지양하고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해양수도 부산, 새 시대의 역동적 항만 및 물류 도시 부산,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를 몽땅 책임지는 문화도시 부산을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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