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정의 대화리폼] (8)"화났군요" 대신 "잘하고 싶군요"

2018-06-25 15:42:23

Before

팀장: 새로 맡은 팀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해요. 다들 뒤에서 수군거리고 제 앞에선 말을 안 해요. 일하자고 모인 조직에서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상사: 힘들죠. 힘든 거 알아요. 그쪽 팀원들이 좀 개념이 없어요. 그래도 팀장님이 구성원들 보는 데서 표정이 그러면 안 되죠. 진정하고 좀 감정을 가라앉히세요. 화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잖아요. 이런 때일수록 리더가 감정 조절을 잘해야 해요. 조직에서 화난다고 다 감정을 드러내고 지낼 수는 없어요. 화나도 안 난 척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해요. 마음 추스르고 술이나 한잔하러 갑시다.  


After

팀장: 새로 맡은 팀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해요. 다들 뒤에서 수군거리고 제 앞에선 말을 안 해요. 일하자고 모인 조직에서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상사: 팀이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럽군요. 나는 애쓰는데 팀원이 경계하면 억울하고 낙담이 되죠. 새로 맡은 팀인 만큼 잘하고 싶은 거잖아요, 그렇죠? 팀장님이 팀 구성원에게 화나는 그 이면에는 기대와 바람이 있어요. 무엇엔가 관심이 있고 열망이 있을 때 그게 뜻대로 안 되면 화가 나요. 누구라도 그럴 거예요. 저도 그런걸요. 너무 자연스러운 감정이에요. 아직도 화나고 억울해요?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져요. 감정은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이제 감정이 사그라들었으니 방법을 찾아봅시다. 사실 저는 팀장님이 새로 맡은 팀에 대해 말할 때 난처했어요. 팀원을 같이 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팀장님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팀원을 탓하는 것 대신에 팀장으로서 필요한 행동을 의논했다면 더 좋았을 거 같아요. 들으니까 어때요?


[프라임경제] 이성복 시인은 '이야기된 고통은 고통이 아니다'라고 했다. 마음속에 응어리진 고통을 입 밖으로 말하면 고통이 객관화된다. 그래서 심리상담의 8할이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 동료와의 수다가 괜찮은 스트레스 해소방법인 거다. 부정적 감정이 있을 때는 참기보다 털어놓는 것이 좋다.

다만 들어주는 사람에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바로 통역과 가이드다. 외국 여행 갈 때만 통역과 가이드가 필요한 게 아니라 부정적 감정을 해소할 때도 통역과 가이드가 필요하다. 부정적 감정에 휩싸인 사람은 분노와 비난을 털어놓지만, 그 이면에 있는 바람과 열망이 있다. 이것을 통역해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더불어 상대가 자신의 바램과 열망을 발견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줘야 한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에겐 손수건보다 따뜻한 포옹이 더 필요하다. 눈이 우는게 아니라 가슴이 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을 듣지 말고 그 사람을 듣자. 감정을 듣지 말고 그 마음을 듣자.

지윤정 윌토피아 대표





지윤정 윌토피아 대표 topia@willtop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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