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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평당 장병완의 외침이 잡은 홍장표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6.26 11:13:51

[프라임경제] 러시아 월드컵이 한창인 가운데, 잉글랜드팀 등 일찌감치 발군의 실력으로 16강 확정을 매듭지은 팀들도 있는가 하면, 우승 후보국으로 꼽히던 몇몇 나라의 팀은 고전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아르헨티나가 그럴 줄 몰랐다고 할 정도로 성적이 처참하다. 그러나 그런 대역전의 드라마가 있기에 축구를 보는 게 아니냐는 말이 더 설득력 있다. 만날 글로벌 순위에 따라 예측 가능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생각은, 바꿔 말하면 약체의 도전과 이유있는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어가는 걸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는 도그마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청와대가 전격 인사를 단행했다. 일부 수석 교체와 직명 변경 등이 골자인데, '홍장표 경제수석의 경질'이 가장 화제가 될 만한 대목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정치부 끄트머리 한 자리에서 보는 편협한 시각으로는, 25일 한 정치인의 발언이 화룡점정이었던 게 아닌지 침소봉대를 해 보고 싶다.

25일 기자들과 점심을 먹으며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이 심각하다고 짚고, 경제 문제를 맡는 청와대 기능이 지나치게 비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콘트롤타워는 기본적으로 혁신성장은 경제부총리가, 경제민주화는 공정거래위원장이, 다른 여러 조율을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청와대가 너무 비대하다고 본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콘트롤타워 체제를 재점검 해주기 바란다"며 "이런 체제로 가서는 민간의 혼란이 오히려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최근 일자리 통계를 보면서 지금 일자리를 공공부문 위주로 운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이 궤도수정을 요청한다"며 "공공일자리만으로 청년일자리 문제 등 절벽을 피할순 없다"고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장 원내대표는 "올해도 세계경제가 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력산업 경쟁력이 줄줄이 하향 침체되는 상황에서 경도된 정책이 지속된다면 향후 경제는 장기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쓴소리를 했다.

작은 정당,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기초단체장을 몇 건진 데 그친 민평당 관계자의 의견이지만 구구절절 반듯한 데다 충정으로 점철된 발언이어서 딱히 거를 만한 구석이 없다.

물론 이를 거칠게 요약하면 아마도 '장하성 실장 아웃, 홍장표 수석도 아웃'일 것이다. 이제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으나, 홍 수석의 위상은 대단했다. 심지어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영수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직접 경질을 요구할 정도로 정책 전반을 직접 설계한 인물로서 그는 '소득주도 성장론의 상징적 존재'였다.

물론 문 대통령은 그때 '홍준표발 항의'를 접수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오비이락인지는 모르겠으나 더 작은 정당의 경제 문제 비판이 나온 직후에 문재인 청와대 정책의 아이콘 홍 수석이 경질됐다.

아무리 약체라 해도 제대로 몰고가서 꽂으면 골문은 열린다는 진리처럼, 사심을 일부 담아 견제론으로 던지는 제1야당의 실세 아웃 요구는 안 먹혀도 미니 정당이지만 정책 정당을 추구해온 민평당의 외침은 인사로 연결됐다고 믿고 싶다.

민평당은 자기 당 내부의 신동력 찾기 논쟁으로 골치아픈 와중에도, 정책연대 등 신선한 아이디어를 계속 쏟아내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나 장병완 원내대표 등이 애써 뛰는 결과물이다. 앞으로도 민평당의 선전과 그걸 또 알아주는 상대측 정객들의 공생이 정치 문화를 바꿔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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