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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증권사는 지금 52시간 근무 고민 중"

 

한예주 기자 | hyj@newsprime.co.kr | 2018.06.29 18:10:27

[프라임경제] 기업들의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권은 업무 특성상 1년의 유예기간을 받았지만 일부 기업들은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아직 정부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세부사항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도 시범적으로 우선 운영해 보겠다는 몇몇 증권사의 입장에 증권업계는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52시간 근무제 출발선을 끊은 곳은 KB증권인데요. 업무가 몰리는 시점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여유가 있을 때 쉬도록 하는 '탄력근무제'와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시차근무제'를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이죠. PC오프제도 함께 실시하기로 했는데요.

KB증권 관계자는 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해 만반의 준비는 마쳤지만 이번 실시를 통해 노사관의 협의 등 다양한 부분에서 추가 고민을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선제적으로 PC오프제를 시행하고 있는 NH투자증권도 단축 근로제 도입을 위해 노사간 관련사항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요.

IBK투자증권도 내달 제도 도입을 목표로 우선 유연근무제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직군에 따라서 시차출퇴근제를 적용할 예정이라는데요. 교보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특별팀(TF팀)을 마련했는데요. 해당 팀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내달부터 시범 형태의 '직무별 차별적 유연근무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시일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응대하네요.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수요일, 금요일 이틀간 야근과 회식이 없는 '3無데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유연근무제도 시행 중인데요. 향후 유연근무제 확대와 탄력근무제 적용, PC오프제도 검토할 예정이라네요.

삼성증권은 PC오프제를 우선 도입할 예정인데요. 이와 함께 자율적으로 불필요한 야근이나 회의 등을 최대한 자제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하네요. 한국투자증권도 유연근무제와 관련해 고민하고 있는데요.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매주 수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정해 오후 5시 강제퇴근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대차투자증권도 다음 달부터 PC오프제를 우선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유안타증권은 시차출퇴근제와 PC오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네요.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제도를 도입하기 보다는 다른 증권사들의 동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해당 A증권사는 "먼저 시행하는 기업들을 보고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나온 다음 도입할 예정"이라며 "초기인 만큼 혼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응대했습니다.

B증권사 관계자 역시 "아직 지켜보는 중"이라며 "과도기이기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 검토해 보는 중"이라고 답하네요.

사실 증권업계는 일반 제조업과 다르게 개인의 성과에 따라 임금이나 보너스 등이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이에 기계적으로 시간을 조율하는 부분은 어려운 측면이 있죠. 특히 투자자들을 위해 24시간 잠들지 않는 증권맨들의 특성상 리서치부서나 해외 관련 부서, 영업부서 등은 52시간제 적용에 고심이 필요합니다.

홍보부 또한 '저녁자리' 주말 '골프접대' 등을 근무시간으로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불분명한데요. 퇴근 이후 법인카드를 사용할 경우에 대한 근로시간 산정도 애매합니다.

'회사 돈으로 술 먹으면서 그게 무슨 업무냐'는 일부 임원들의 격한 반응도 존재해 홍보부 소속 직원들은 '원하지 않는 술자리를 갖는 것 또한 일의 연장'이라는 목소리를 내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는데요.

한편,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존재했습니다. 실제 근무시간을 카운팅해 보면 도입 전후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C증권사 측은 "따지고 보면 현재도 52시간을 넘겨서 근무하고 있지 않다"며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만큼 근무시간 패턴이 다른 일부 부서들 말고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하네요.

그럼에도 일과 개인시간의 균형을 갖자는 제도 자체의 목적에는 대부분의 증권맨들이 긍정적인 시각을 보냈는데요. 다만, 정부차원에서 증권사의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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