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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베트남-중국, 평행이론과 경고 메세지

 

남동희 기자 | ndh@newsprime.co.kr | 2018.07.02 16:42:54

[프라임경제] "베트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기고 아시아의 중점 국가로 빠르게 재도약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도 진출 속도가 빠르고 범위가 크다" - 국내 대기업 베트남 법인장 S씨

국내 다수의 대기업들이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베트남을 선택했다. 미국을 이긴 유일한 승전국, 10년 전 닥친 극심한 경제 위기를 극복한 베트남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느껴졌던 분위기도 그러했다. 건설, 유통, 자동차, 은행, 보험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있었다. 1990년대 중동에서 중국으로 넘어갔던 해외 진출 러쉬가 베트남에서 재현되고 있었다.

베트남 국민들도 우리 기업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방문하는 기업들이 채용한 베트남 직원들은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보기 드문 적극성과 글로벌 마인드를 지녔다.

내수경기도 받쳐주는 듯했다. 대도시에는 개발 바람이 불어 곳곳에 고층 건물들이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고, 부동산 거래도 호황이었다. 금요일 저녁 국내 한 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에는 물건을 사기 위한 사람들이 줄을 이었고,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베트남 사람들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외식을 하며 한가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몸소 느낀 베트남의 발전 속도는 놀라웠다. 마치 2000년대 초반 중국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실제 베트남과 중국은 많이 닮았다. 사회주의 시장경제 모델을 취하고 있는 중국처럼 베트남도 1975년 북베트남이 공산화 통일한 뒤 도이머이라는 시장경제 개혁개방을 추진했다. 정치적으로는 베트남 공산당의 1당 독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체제를 수용한 것이다.

인구와 영토, 지하자원이 많은 점도 중국과 흡사하다. 베트남은 인구 1억 인구에 면적도 33만㎢로 우리나라의 3배에 달한다. 원유 매장량도 많고 천연가스, 석탄 등은 베트남 인구가 300년 동안 써도 될 정도의 양이 존재한다. 이 밖에 쌀, 고무, 설탕, 커피 생산량도 세계 순위권이다. 

그렇다면 전후 무후한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독자 모델을 밟아가며 세계 경제 한 축을 담당하게 된 중국처럼 베트남도 성장할 수 있을까. 한계는 있지만 그럴 것이라는 게 현지 경제인들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수도인 하노이를 중심으로 교통, 무역 인프라가 발전하고 시장경제에 비교적 익숙한 이전 남베트남인 호치민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소비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또 상당량의 자금이 재외 베트남인을 통해서 베트남으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점도 그 근거다,

중국도 개혁개방 이후 상해, 심천 등 해안 도시들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개발하고 활발한 대외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현재 대도시의 시민들은 세계 명품 신상을 집중시킬 정도로 과시 소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두 국가가 비슷한 발전 노선을 취한다면 국내 기업들이 향후 베트남 시장에서 유의해야할 점도 예측가능하다. 중국이 일정부분 경제 성장을 이룩한 뒤 외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듯이 베트남 정부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

중국은 현재 당 주도하에 기민하게 자국기업과 현지 경제 상황에 맞는 법령을 수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예 중국 시장을 접은 국내 기업들도 허다하다.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도 멀지 않은 미래 일 수 있다. 대비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정부와 긴밀히 접촉해야하고 이를 대비한 베트남 경제, 법 전문 인재들도 길러야 한다. 중국에서 실패한 국내 기업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발만 넣다 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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