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는 관점이 다를 뿐입니다"

2018-07-04 17:33:25

[프라임경제] 얼마 전 신문사 기자가 홈쇼핑 콜센터에 입사해 직접 상담사로 근무하며 경험한 내용이 기사화된 적이 있다. 그 기사를 보고 협회로 전화를 준 분들이 정말 많다. 

"어떻게 이런 것을 글로 쓸 수 있느냐? 너무 편파적으로 작성한 것 아니냐? 그런 센터가 있겠지만 일부분일텐데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라도 일반적으로 컨택센터들이 대부분 근무환경이 좋은데 이런 곳도 있다는 논조를 기사에 써야 하는 것 아니냐? 지금도 그런 센터가 있느냐? 옛날에나 그랬지 지금은 다들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너무하다. 등등"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쓴 글이 아니고, 기자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기사화 한 것이라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단지 하루라도 빨리 모든 상담사들이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수밖에 없다. 

기사 제목을 읽어 봤으면 알겠지만 '낮게 웅크린 노동자의 삶'을 소개하는 코너이다 보니 가능하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산업을 골라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사를 게재하다 보니, 근무환경이 열악해 기사제목에 적합한 콜센터를 물색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어려운 환경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삶을 보여주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대부분의 컨택센터는 다른 어떤 사무직 근로자들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 아니 어떻게 보면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기사를 보면서 "아직도 이런 곳이 있네"라며 스쳐 지나가면 된다.

문제는 컨택센터를 잘 알지 못하는, 혹은 나쁘게 인식하고 있던 사람들이 그 글을 읽게 된다면 컨택센터에 근무하는 40만명의 상담사들이 모두 그런 곳에서 근무한다고 생각할 까봐 우려된다. 물론 세상에 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다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 기사를 읽으면서 든 느낌은 그냥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냥 친한 친구 사이에 편하게 얘기한 부분들이 그대로 노출된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만약 기자가 그 센터를 사전에 연락하고 방문을 해서 인터뷰를 했다면 환경은 어쩔 수 없었겠지만 상담사들은 다른 모습, 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을까? 힘들긴 해도 본인들이 몸 담고 있는 직업이니 좀 더 생각하며 괜찮은 답변을 하지 않았을까? 

그저 함께 근무하는 동료이다 보니 너무 적나라하게 그냥 마음에 있었던 이런 저런 얘기를 다 했는데 그게 신문에 나올 지 예상이나 했을까.

멋쟁이 연예인들도 사전 연락 없이 집을 방문하면 화장 안 한 얼굴에 무릎이 튀어 나온 바지를 입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집에서 항상 차려 입고 연예인처럼 살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런데 그건 그 연예인의 집에서의 모습이지 참모습은 아니다. 물론 연락을 하고 방문을 한다면 연예인은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고 맞이 할 것이다. 

그 기사를 읽다 보면 모니터링에 대해 '감시'라는 용어로 매우 부정적으로 묘사가 돼 있다. 나도 그 기사를 읽으면서 모든 콜을 녹취하는 것도 녹취된 것을 보관하는 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상담사들이 이렇게 싫어하는 것을 꼭 해야 하는 것인가 생각해봤다. 영리기업이 쓸데없는 일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요즘 러시아에서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다. 필자도 우리나라 시합이 있는 날은 새벽에 잠에 든다. 축구 시합을 하다 의심이 들면 손으로 화면 표시를 하며 VR을 보자고 한다. 그렇게 해서 패널티 킥(Penalty Kick)이 선언된 것이 많고, 우리나라도 한 골을 먹었다. 

물론 평상시에도 선수들은 본인들의 경기뿐만 아니라 경쟁 팀의 경기 장면을 녹화해 보며 왜 졌는지, 어떻게 하면 이길지 혹은 경쟁 팀은 어떤 작전을 쓰는지 등을 연구한다. 그런 연구를 통해 더 나은 팀이 되는 것이다. 

컨택센터도 고객과 상담사의 이야기를 모니터링하면서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계속 우리의 고객이 되게 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하면 좋을지 연구해야 한다. 

만의 하나 고객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 부분을 다시 틀어 보면서 상담사가 잘못한 부분이 없는데도 고객이 억지를 쓰는 것은 아닌지 등 모니터링은 주로 상담사들의 능력을 배양해 주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증거로서도 활용할 수 있는 필수항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생각하기 나름인데 관리자들에게 상담사들을 감시하고 잘못하는 것을 지적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려고 하지 말고, 또 다른 가족으로서 어떻게 하면 상담사들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하는 자료로 모니터링을 활용했으면 좋겠다.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황규만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press@newsprime.co.kr

<저작권자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