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상담사에 던지는 '막말', "이 정도였어?"

'안하무인' 악성고객에 상담사 시름 깊어져

조규희 기자 | ckh@newsprime.co.kr | 2018.07.05 17:09:32
[프라임경제] "상담사는 무시의 대상도, 화풀이 대상도 아니다." 본 명제가 '참'이라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알지만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어떤 의도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말 한 마디가 상담사에 '비수'를 꽂는다.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18)에서 상담사의 고충을 체험할 수 있었다. = 조규희 기자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 2018)에서 상담사의 고충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안전보건공단은 KISS 2018에서 악성고객 대응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뚱딴지 같은 소리야. 삐" "야 이 답답아. 개소리하지 말고.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네. 삐" 등 욕설로 일관하는 사례.

"잘 좀 해. 사람 성질나게. 상담 안 받아" "세상에서 가장 귀한 우리 딸들이 전화를 받는다고? 삐" 등 전화를 받자마자 무슨 불만이 그리도 많은지 상담 멘트부터 시비를 거는 사례.

7월 사용분 8월 고지서를 가지고, 왜 8월에 8월 고지서를 보내냐며 "숫자도 모르나. 이 정신나간 XX를 봤나"며 막무가내로 호통치는 사례 등. 

5분에 불과했던 짧은 시간 동안 욕설은 기본이고, 인격모독, 성적 비하, 막무가내식 무시와 화풀이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 고객의 '갑질'을 간접체험 할 수 있었던 것. 피해에 시름하는 상담사의 고충을 이해하기에 5분은 충분히 긴 시간이었다.

한규남 안전보건공단 직업건강실 차장은 "방문객 중 대다수가 상담내용을 끝까지 듣지 못한다"며 "사례 체험을 한 방문객의 표정은 대부분 일그러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때마침 체험을 마치고 나온 방문객 일행은 "어떻게 이렇게 막무가내일 수 있을까", "대놓고 욕부터 하는 사람 얼굴이 어떤지 한 번 보고 싶다"는 등 악성 고객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그들을 향한 분노의 모습까지도 보였다. 

"감정노동자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임을 기억해 배려하고 존중할 것을 다짐한다"는 '다짐의 잎사귀' 코너에는 이미 수많은 잎사귀가 달려 있었다. 

기분 나쁜 체험이었지만 부조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계기가 됐다. = 조규희 기자

기분 나쁜 체험이었지만 현실 속 상담사의 고충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부조리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배려 필요한 상담사, "고객 의식 선진화 필요" 

상담사를 비롯한 고객응대근로자의 건강장해 발생 방지를 위한 법안인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이 오는 10월18일 시행된다. 이에 고용노동부(장관 김영주)는 고객응대근로자의 건강장해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보호조치 등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지난 6월28일 입법예고 했다.

개정 산안법에 따라 사업장에서는 고객응대근로자의 건강장해 발생 예방과건강장해 발생 시 사후조치의 의무가 생겼다. △폭언 등을 금지하는 문구를 게시하거나 음성으로 안내해야 하며 △고객응대업무 매뉴얼을 마련하고, 매뉴얼 내용 및 고객응대 근로자의 건강장해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직무스트레스 요인 평가와 완화 방안을 수립하고 운영하는 등 상담사의 건강장해 예방에 보다 적극적으로 조치할 의무를 지게 됐다.

이를 위반한 경우 위반횟수에 따라 1차 300만원, 2차 600만원, 3차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 차장은 "산안법 개정을 환영하지만 대상이 사업장에 국한돼 있다. 상담사 장해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인 결국 악성고객인데, 그들의 의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산안법 시행을 앞두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담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