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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베트남 AB뱅크 "삼성페이 등 첫 선진 금융시스템 도입 은행으로 거듭"

AB뱅크 한국계은행 문화, 선진기술 차용해 고객 편의성 높혀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18.07.09 17:44:27


















[프라임경제] 20세기 이후 수많은 전쟁을 치른 베트남의 역사적 경험은 현지 금융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전쟁 때문에 생긴 혼란은 돈을 언제든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불안감을 만들었고, 안전 자산에 대한 믿음을 키웠다. 1975년 북베트남의 승리로 전쟁이 끝난 직후, 통일과정에서 실시한 화폐개혁과 개인예금 몰수는 국민들의 은행과 금융 제도에 대한 신뢰마저 떨어뜨렸다. 

이때 무너진 금융에 대한 신뢰가 40여 년이 지난 지금, 베트남 국민들에게 은행 계좌는 없어도 집집마다 금이나 달러 등 안전 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개인 금고는 필수적으로 보유하고 있을 만큼 보편화 돼있다. 베트남 은행 산업이 낙후된 근본적인 이유들이다. 

베트남 은행권의 구조적인 상황도 은행산업 발전에 발목을 잡는다. 베트남 은행시장에서는 전체 35개 상업은행 중 상위 4개사가 주요은행으로 구분되는데, 이들은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띠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 내 최대상업은행으로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 3위를 기록 중인 비엣콤뱅크(Vietconbnmmbank)의 정부 지분율은 77%에 달한다. 이 같은 구조의 은행 4개가 차지하고 있는 베트남 은행 시장점유율은 50%에 가깝다. 국영은행이나 마찬가지인 은행들이 베트남 은행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독과점 구조는 안일하고 발전적인 영업행태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서비스 경쟁을 통한 '고객 모시기'가 불필요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실제 비엣콤뱅크, 비엣틴뱅크 등 국가 보유의 베트남 주요 은행들의 대고객 서비스는 외국인, 자국인을 가리지 않고 '나쁜 서비스'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구조적 배경을 갖고 있는 베트남 은행 산업에도 조금씩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핀테크와 스마트폰이 맞물린 스마트뱅킹 수요가 점점 늘어나면서 지불결제시스템도 격변기를 맞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추세는 베트남의 빠른 경제성장과 사회적 금융사들의 신뢰 구축이 맞물려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리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은 어느 나라나 그렇듯 비(非)기득권 세력에서부터 싹텄다. 

1993년 시골 은행으로 설립돼 꾸준한 발전으로 베트남 내 로컬은행 35개 중 현재 15위에 머무르고 있는 '안빈은행(An Binh Bank·이하 AB뱅크)'은 현지은행들이 규모를 키우기 위해 선택하고 있는 글로벌 은행과의 합병보다는 원활한 비대면 금융 시스템 안착과 고객 편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달 20일 호치민에서 만난 하휘끄엉(Hà Huy Cướng) AB뱅크 부행장은 "친절하고 효율적인 금융 솔루션과 고객 요구에 맞춘 경영이 AB뱅크의 슬로건"이라며 "지역사회에 친화적인 상업은행을 표방하면서 항상 고객의 요구와 만족을 모든 비즈니스 활동의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고객 편의는 물론 시대적 흐름에 맞춰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온라인뱅킹·대출, 삼성페이 등 스마트뱅킹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AB뱅크는 지난해 9월 삼성전자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베타서비스 제공 금융사에 포함, 현재까지 스마트 페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한국의 스마트 페이 시스템 도입에 이어 AB뱅크가 롤 모델로 삼은 것은 다름 아닌 한국계 은행이었다. 하휘끄엉 부행장은 "외국계 은행(한국계 은행)을 보고 가장 많이 놀란 점은 점심시간에도 문을 열어놓고 고객들을 맞이하는 것이었다"라고 털어놨다. 

보수적이고 관행적이면서 딱딱한 은행의 시점에서 영업점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모습이 사소하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하휘끄엉 부행장은 한국계은행들의 영업 형태는 AB뱅크의 체질적으로 맞는다고 말한다.

그는 "탄력적인 영업점 운영 외에도 친절하고 신속한 고객응대 기술은 '시장 유연성과 친근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AB뱅크의 기본 슬로건과 부합한다"며 "이런 좋은 것들을 본받아 우리 영업점과 고객센터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문화적인 것 외에도 AB뱅크는 한국계 은행의 선진 금융시스템 도입의 첫 번째 모델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Automatic Teller’s Machine)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스마트뱅킹 시스템은 물론 기본적인 대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한 ATM 영업망 확보로 고객 편의를 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그는 한국계 은행의 문화와 시스템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하휘끄엉 부행장은 "AB뱅크는 커뮤니티 친화적인 은행이다"라며 "삼성페이 같은 스마트뱅킹 시스템은 물론 한국계 은행의 유연한 문화와 영업 노하우 등을 흡수해 AB뱅크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바꿔 베트남 주요 은행 반열에 오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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