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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주열 "다음 통화정책 결정 주요인, 무역분쟁 여파다"

경제성장률 전망 2.9%로 하향, 내년은 2.8%…"성장 전망치 하향했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8.07.12 15:38:52
[프라임경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우리 경제의 최대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에서도 가장 면밀히 살필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주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지난 4월 전망 때 본 경로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면서도 "그 경로상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건 사실이고,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글로벌 무역분쟁"이라고 우려했다. 

무역분쟁이 미칠 영향에는 향방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양국이 밝힌)조치들이 실제 시행에 옮겨진다면 우리 경제와 수출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다는 경계감을 갖고 있다"며 "불확실성 요인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면밀히 보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한 데 대해선 "상반기 실적을 반영했고 글로벌 무역분쟁이라는 하방 리스크를 반영했다"면서도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률이며, 지난 4월에 본 경로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이일형 금통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낸 데 대해 "우리 금통위의 공식적인 인상 시그널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일문일답.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 대비 저조할 것 같다. 수요 측 물가도 상승 요인 크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이 궁금하다. 
▲금년도 전망치를 소폭 낮춰서 2.9%로 내다봤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률이라고 본다. 물가도 지금은 1%대 낮은 수준이고, 특히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초반의 낮은 수준이지만 4분기쯤 가면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장과 물가의 흐름이 지난 4월에 본 경로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경기 흐름을 내다보면서도 경로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대표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무역분쟁이다. 불확실성 요인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면밀히 보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가겠다. 

-무역전쟁에 따른 국내 경제 위기감 커지고 있다.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고 있나.
▲미국이 철강에 대한 수입규제 발표했었고 최근에는 500억달러 규모의 상호수입관세 부과, 최근에는 2000억달러 규모의 부과 방침 밝혔다.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도 밝혔다. 무역분쟁이 처음에는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봤던 것이 사실인데 날로 확대되고 있다. 사실상 향방을 가늠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의도도 깔려 있기 때문에 결국 전면전으로 가지 않고 적정선에서 타협될 것이라는 희망적 낙관론도 있다.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지만, 말 그대로 시행에 옮겨진다면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경계감 가지고 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어느 정도 돼야 고용 부진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나. 
▲과거 수년간 취업자 수 증가폭을 보면 연 30만명 내외로 나타났다. 금년 상반기 중에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대에 그쳤기 때문에 최근 고용 상황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인구 구조의 변화와 경기 성장세가 자본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성장이 되고 있다는 점,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 향상 속도 등을 감안해 보면 예년과 같은 30만명 내외의 취업자 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구조 변화를 같이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하나의 수치로 판단하긴 어렵다. 숫자 외에도 자연실업률, 고용의 질 등 여러 지표를 놓고 같이 판단해야 할 상황이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1130원을 돌파했다. 이로 인한 주식 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는 어떻게 보고 있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있고, 저희들이 요인을 뜯어보면 주식자금 유출은 국내요인보다는 미중 무역분쟁 확대 우려에 따른 소위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높아진 데 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환율뿐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도 중요하고 기업의 실적전망이 중요한 잣대다. 우리경제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고 국내기업의 실적전망도 양호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주식자금이 나가고 있지만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 것이 저희들 인식.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미중 무역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어서 이런 앞으로의 불확실성 요인의 추이를 저희들이 면밀히 지켜보겠다. 

-소수의견은 향후 금리 인상의 시그널로 볼 수 있나.
▲어쨌든 금통위의 결정은 동결이고, 한 분이 인상 의견을 냈다. 이를 금통위의 공식적 인상 시그널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 인상 소수의견을 낸 분의 의견은 의사록에서 확인해 달라.

-미중 무역분쟁 탓에 원화가 위안화 연동 정도가 심해졌다고 하는 이야기 나온다. 특히 절하 폭이 상당 부분 위안화와 똑같이 가고 있다. 원화가 다소 과다하게 절하되고 있는 것 아닌가. 
▲사실상 6월 들어 원화와 위안화 움직임이 동조화를 보이는 것은 6월 중순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사실상 원화 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부분 국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원화가 빠른 약세를 나타내긴 했지만 시계를 3개월로 보면 지난 4월 이후 미 달러화 강세에 따라 여타 신흥국 통화가 급격히 약세를 보였으나 원화는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기대로 상대적으로 한동안 강세를 보였다. 게다가 북미 회담이 종료 되고나서 그 시점에 미·중 무역분쟁이 확대되면서 단기간에 원화가 빠르게 약세를 보였다. 따라서 원화의 흐름을 다른 통화, 위안화 약세에 비춰볼 때 원화 약세가 과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원화 절하 폭이 아시아에서 최상위권. 원화가 경제 펀더멘털 반영한다고 보는지, 대외여건이 다소 반영된 쏠림이 원화 가치 절하에 영향 미쳤다고 보나.
▲주식자금은 나가고 있지만 채권자금은 들어와서 전체적으로 보면 외국인 증권자금은 유입되고 있다. 외화유동성 사정이 양호한 점을 감안해볼 때, 최근의 원화 약세가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워낙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높고, 여러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환율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쏠림 현상 등이 발생하는지에 유의해서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 

-7월 경제흐름 살피고 통화정책 방향 한다고 했다. 그런데 통방문구에서는 다소 자신감 내비친 것 같다. 완화정도 추가 조정 필요성이 좀 높아진 것인가. 
▲성장률을 소폭 낮췄지만 상반기 중 실적을 반영하고 부각된 하방리스크도 고려한 데 따른 결과다. 물가도 아직은 낮은 수준이지만 물가에 미치는 요인을 고려해보면 4분기로 갈 수록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보면 지난 4월에 봤던 성장과 물가의 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건 아니다. 우리 경제가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도 목표수준에 근접하게 된다면 그때 가서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사실상 그 기존의 입장에서 바뀐 것은 없다. 

-완화적 통화정책이 일자리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이론적으로는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한다면 고용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한은이 수년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왔고 지금도 통화정책 기조는 성장을 서포트 할 수 있는 완화적 수준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최근 고용 상황을 보면 고용 부진 원인이 일부 업종의 경기 부진,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되지 않은 데 따른 서비스업 고용 부진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구조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 통화정책, 재정정책도 영향을 주겠지만 구조적 개선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고용 상황이 개선 될 것이다.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장기적 시계에서 어떻게 보나.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고 역전폭이 확대됐지만 채권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 증권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기초 경제 여건이 견실한 점을 외국인 투자자가 인식한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그렇지만 최근 국제금융 시장은 대단히 불확실하다. 변동성이 최근 몇개월 간 상당히 커졌고 그에 따라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주요 가격변수, 글로벌 자금 흐름의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금리역전폭이 더 확대된다면 자금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늘 경계는 하고 있다. 경계는 하지만 우리경제 성장세가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대체로 견실한 수준으로 볼 수 있고 외환부문 건전성이 양호한 점을 감안해보면 아직은 대규모로 자금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최근 가계대출이 줄었다고 하지만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이 늘고 있다. 현재 가계부채 전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최근 가계부채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신용대출 등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최근 통계를 보면 신용대출 증가세도 조금 둔화됐고, 앞으로도 DSR 등의 규제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는 점, 대출금리 상승압력 등을 감안해보면 가계부채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본다. 정부도 신용대출, 개인사업자 대출 등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가계대출이 과거 2015~2016년엔 두자릿 수로 상당폭 늘어났다. 금년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겠지만 여전히 한 7% 내외로, 소득증가율보다 높은 증가세 지속되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는 계속 상당한 시간을 두고 계속 유의하고 억제 노력을 지속해 나갈 문제다.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는 데 무역전쟁 등 대외여건 외에 국내경제 여건 변화는 없었나. 4, 5월 소매판매가 마이너스였는데 소비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성장률 소폭 낮춘 배경은 일단 상반기 실적을 반영했고, 글로벌 무역분쟁이라고 하는 하방리스크를 감안했다.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상방 요인도 같이 감안했다. 소비도 한두달 가지고 보는게 아니라 흐름을 보면 여전히 견실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명목 임금 상승률이 예전보다 높다고 하는 점 등 여러 이유가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내년 성장률은 2.8%로 보고 있다. 

-4분기 물가가 높아진다고 하지만 유가가 상승하는 상황이다. 과연 수요측 물가 압력은 있는 것인가. 
▲물론 물가목표제는 헤드라인 물가, 전체 소비자물가를 타깃으로 한다. 그렇지만 통화정책을 운영하면서는 여러 물가 지표를 본다. 특히 수요면에서의 물가 압력을 보려면 근원인플레이션 등 여러 물가를 본다. 물가를 분해해보면 지금 물가가 유가도 오르고 환율도 오르지만 전체 물가 수준이 1% 중반 낮은 수준이고 근원물가도 낮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규제 물가, 공공서비스요금 인상 억제가 상당 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 규제 물가를 빼고 보면 전혀 다른 물가 움직임이 나온다. 분석해보면 지금은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은건 사실이지만 앞으로는 이 쪽에서의 물가압력도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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