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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식의 콘텐츠렌즈] 롯데슈퍼 'ㅅㅍ' 마케팅 유감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8.07.13 11:54:26
[프라임경제] 영화나 드라마·소설, 그리고 스포츠 등 여러 문화 콘텐츠는 직·간접적으로 현실 사회를 반영한다.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이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에 콘텐츠 배경이나 제목, 주제가 어떤 상황과 이어지기도 한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한 현상도 바라볼 수 있다. 특히 '콘텐츠렌즈'에선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콘텐츠의 직·간접적인 시선을 공유해 본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이전 '졸업편'에 이어 '수출편' 유튜브 광고가 또 다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 유튜브 캡처


여자 반도체는 다리 아래에서 "기다리지 마, 쿨하게 보내주면 안돼"란 말을 남기고 수출길에 오른 남자 반도체를 그리워한다. 시간이 흘러 진짜 쿨(Cool)한 곳에서 근무 중인 남자 반도체를 찾아가 포옹하려 하지만, 반도체 틀에 가로막히는 상황이 벌어진다. 영상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220개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끝난다.

최근 이전 '졸업편'에 이어 SK하이닉스(000660) '수출편' 유튜브 광고가 또 다시 인기몰이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의인화한 반도체들간 사랑을 담은 이번 '수출편'은 반도체가 세상 모든 곳에서 쓰인다는 메시지를 풀어낸 졸업편 '펀(Fun) 코드'를 이어받았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공개한 수출편은 공개 9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2280만건(국내 960만여건·해외 1320만건)을 넘겼다. 

특히 B2B(기업 간 거래) 기업 광고 중 최초 국내 상영으로만 유튜브 조회수 3000만건을 돌파한 졸업편과 달리, 수출편은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에서도 동시 공개되면서 조회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최근 차세대 주력 소비층 'Z세대(1995년 이후 출생)'를 잡기 위한 영상 콘텐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실제 닐슨코리안클릭 조사(지난해 3월 기준)에 따르면 10대 후반~20대 초반 'Z세대' 유튜브 이용률이 무려 86%에 달할 정도로 TV나 책보다 인터넷 미디어와 친숙한 상태다. 

콘텐츠를 클릭해 읽고 이해해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내용 파악이 가능했던 기존 블로그나 카페 광고 등과는 달리, 이런 번거로운 행위 없이도 단숨에 시각과 청각으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점이 영상 콘텐츠의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소셜네트워크(SNS) 상 게재된 동영상 콘텐츠는 자동 재생으로 이용자에게 자연스레 노출되고 있다. 

이 때문일까. 점차 영상 콘텐츠 영향력이 방대해지자 모든 업계에선 SK 하이닉스처럼 차별화된 주제나 형식, 그리고 보다 자극적인 요소로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슈퍼는 기존 느린 배송을 비난하는 동시에 자사 빠르고 신속한 배송을 어필하기 위한 초성 유튜브 광고를 제작했다. ⓒ 유튜브 캡처


롯데슈퍼 역시 이런 추세에 맞춰 차별화된 '초성' 광고를 유튜브에 게시하고 있지만, 뜻밖의 욕설 논란이 제기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사실 'ㅅㅍ'로 시작하는 롯데슈퍼 광고는 기존 느린 배송을 비난하면서 자사 빠르고 신속한 배송을 어필하기 위해 제작된 듯 보인다. 즉, 롯데 '슈퍼(혹은 쇼핑)' 초성과 더불어 신속 배송을 상징하는 '슈퍼 배송' 초성만을 딴 'ㅅㅍ'으로 광고 흥미를 유발한 것이다. 

직접적으로 소리를 통해 대놓고 '욕설'하진 않았지만, 내용 및 모델 입술 등을 통해 이를 연상시킬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서 포진해 있어 미필적(未畢的)이 아닌, '의도된 고의'라고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각에선 '초성'을 이용한 롯데슈퍼 광고가 '차별화된 시도'라는 점에선 긍정적인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요소'라는 명분 아래, 필터를 거르지 않는 '욕설' 광고를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이들은 유튜브 구독자 가운데 초등학생 이하 어린 학생들도 많이 찾고 있다는 점도 무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슈퍼 슈퍼 배송 광고는 다른 의도 없는 단순히 마케팅 명분 아래 '차별화된 전략'일 수도 있지만, 당장이라도 해당 광고를 삭제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그동안 롯데슈퍼가 쌓아온 사회적 책임까지 왜곡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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