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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은행 실무자에 "기업·가계대출 부실 우려된다"

은행권 "시장금리 인상, 원자재 상승 대출건전성 악화요인"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8.07.17 14:14:33
[프라임경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주요국의 본격적인 통화긴축, 글로벌 무역분쟁 등 세계경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업·가계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13일 '은행권 기업․가계대출 실무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기업·가계대출 담당자 등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동시에 이 같은 걱정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기업·가계 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신용대출로의 풍선효과에 대한 실무자들의 솔직한 생각, 실패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한 여신관리방안 등 그간 CEO와 업권별 협회장 등으로부터 듣기 어려웠던 현장의 다양한 고민들이 논의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은행권 기업·가계대출 실무자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금융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감소하던 은행권의 중기대출 부실채권 비율과 가계대출 연체율은 최근 들어 조금씩 증가하는 모양새다. 

실제, 2015년 말 1.64%였던 은행권 중기대출 부실채권은 2016년 말 1.30%, 2017년 말 1.11%까지 줄었다가 올해 3월 1.13%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 또한 0.33%에서 0.26%(2016년 말), 0.23%(2017년 말)로 줄었다가 0.25%로 반등했다.  

대출 건전성에 대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현재 기업대출 건전성 등은 양호한 수준이나 향후 시장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대출건전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실무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여신공급규모 축소 등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고 있으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은행 자체적인 업종별․지역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은행에서는 "자동차, 플랜트, 조선업 부진에 따라 관련 협력업체인 1차 금속․기계업종의 부실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동산담보대출과 관련해서 참석자들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필요성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내부적으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으나, 현실적 어려움이 일부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담보가치 평가의 정확성, 담보가치 유지, 담보 처분시장 활성화 등 정부가 이미 발표한 동산금융활성화 방안이 신속하게 추진되기를 희망한다고 요구했다.

가계·개인사업자대출과 관련해 은행권은 "현재 가계대출 증가율과 연체율 등은 모두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안정적 추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이 다른 차주에 비해 높아지고 있어 이들에 대한 별도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시범운영 중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향후 DSR을 관리지표로 도입할 때 정책적 목적으로 취급되는 대출의 DSR 적용제외, 지역 여건을 고려한 차등 적용 등 다양한 제도 개선과제가 있다"고 건의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신용대출 풍선효과 발생 우려와 관련해서 실무자들은 풍선효과가 명확히 발생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 시중은행 담당자는 "해당은행에서 취급한 신용대출의 40%가 30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로 취급되고 있다"며 "신용대출의 대부분이 주택매매자금 보다는 전세보증금 부족분 충당, 생활자금 등으로 사용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전세자금대출은 실수요대출이라는 점에서 대출규모를 인위적으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도 나왔다. 다만, 금리우대를 통한 분할상환유도, 전세자금반환보증 가입유도 등을 통해 전세자금대출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별도의 인센티브 제공을 희망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별도 인센티브는 전세자금반환보증을 가입한 전세자금대출 취급 시 가계대출 관리목표에서 가중치 하향 조정 등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전반적인 대출 건전성 등에 큰 문제는 없으나, 소규모 음식․도소매업 등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달했다. 

한 참석자는 "창업 노하우와 준비가 부족한 자영업자들은 실패하는 확률이 높지만, 실패를 경험한 자영업자가 재창업을 하는 경우에는 성공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강조하며 "창업 노하우 전수, 창업 컨설팅 등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제언했다. 

금융위는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적극 검토해 필요한 사항은 향후 정책수립에 반영·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에도 업권별 기업․가계대출관리 간담회 등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경청해 가계·기업대출의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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