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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스로 무능 인정한 아시아나항공의 품격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18.07.17 18:02:49
[프라임경제]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잇따른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기내식 없이 비행기가 출발하는 노 밀(No Meal) 사태를 시작으로 오너 갑질, 항공기 기체결함까지 논란 제조기가 따로 없다. 덕분에 요즈음 아시아나항공 뒤에는 무능한 기업이라는 꼬리표까지 달렸다.

무능한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해 준 대표적인 사례가 노 밀 사태다. 일단, 연초에 발생한 기내식 생산 공장 화재로 인해 이미 기내식에 대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의 안이한 판단으로 화를 키운 탓이다. 

무엇보다 사태 이후 그들의 발언은 오너를 포함한 경영진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지난 4일 노 밀 사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우리가 준비를 잘 했으면 충분히 해냈을 텐데…", "미리 준비한다고 하긴 했는데…"라며 자신들의 역량 부족을 아주 당당하게(?) 인정했다. 

여기에 박삼구 회장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입을 모아 "남들(대한항공·LSG스카이셰프코리아)에게 도와달라고 했는데 걔들이 안 도와줬어"라는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도 서슴지 않고 뱉어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항공사이자 대한민국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업 중 하나로 거론된다는 사실이다. 

즉, 이날 박삼구 회장과 김수천 사장은 반복된 사과 멘트나 두루뭉술한 핑계가 아니라 회사 내부적인 성찰이나 계획, 대처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줬어야 했다. 

그런데 정작 그들은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 이해해 달라는 호소만 했다. 무능한 오너는 기업을 무너뜨린다는 말이 있다. 자신들의 결정이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승객들, 그리고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승무원들(모든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게 막대한 피해와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까지도 말이다. 

그만큼 기업은 어느 한 개인의 것이 아니라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주체다.  

아시아나항공은 어느 때보다 지금은 일단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다. 눈앞의 이익, 혹은 앞으로의 이익을 쫒다 중요한 기본을 놓쳐서는 안 된다. 기본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또는 꼭 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이 '기본도 안 된 항공사'라는 오명만은 얻질 않길 바란다. 만약 오명을 이미 얻었다면 기본을 되찾고 씻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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