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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원도와 나가사키의 교육윤리 농도차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7.19 15:25:10

[프라임경제] 강원도 춘천시에서 모 교육자가 투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19일 숨진 채 발견된 이 인물은 강원 지역 내 한 특수학교 교장으로, 소속 교사가 장애 여학생을 강간했다는 의혹이 발생, 근래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없으나, 지역 경찰은 타살 등 가능성보다는 자살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신고자 등의 진술로 볼 때 자신의 아파트 창문을 통해 투신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는 게 경찰의 변.

그는 강간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지난 16일 오후 사과문을 발표했고, 무릎을 꿇고 사죄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정황상 학교의 최종 책임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에 지나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근래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으나 한 언론에서 고군분투 조명했던 유사 사례가 떠올랐다. 일본 나가사키 소재 한 대학은 우리나라 모 대학과 학생 교류 활동을 하고 있다. 사실상 한국인 학생을 일본에 유학시키는 방향으로 흐른다는 평이 있다.

어쨌든 이 대학에 한 어린 여대생이 교환 명목으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일본 땅을 밟은 지 얼마 안 된 학생에게 사고가 생겼다. 일본인 직원이 기숙사에 바래다 준다는 명목으로 차에 태워 성폭행했다는 논란이었다.

'시사1'이라는 매체가 파헤친 이 내용, 하지만 이미 흐른 6년여 세월에 강제성, 폭력 등을 입증할 직접 증거가 마땅찮다. 그러니 뒤늦게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선 피해자에게 관심을 가져줄 이는 많지 않다.

해당 언론사에서 내용을 받고 취재 정리를 하기로 한 뒤에도 주변에서 갑론을박이 적지 않았다는 것.

다만 일본까지 직접 날아가서 취재를 해 온 해당사 관계자에 따르면, 대단히 의미있는 증언이 나왔다. 학교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점을 일본인 상담역(카운셀러와 옴부즈만을 합친 듯한 보직)이 인지했고, 보고를 학교 당국에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를 위에서 무시하거나 무마했다는 것으로, 해당 인물이 양심고백 내용을 낯선 한국인 기자에게 소상히 제공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딱 떨어지는 강간이었든 혹은 외국에서 직원과 학생 사이에 장기간 벌어진 일종의 '미투'에 가까운 것이든, 정확한 그림은 추후로 계속 논의해 볼 문제다. 

다만 자신들의 학교에 온, 보호 받아야 할 학생에게 일어난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위로와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일본측 해당 대학의 태도 자체로 사안은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보호의무 위반 논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직원의 불미스러운 의혹에 자살로까지 책임을 진 강원도의 교육윤리와, 자기 직원들의 상담 및 보고 라인으로 올라온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대처했다는 바다 건너 나가사키 모 대학의 교육윤리 농도 차이를 본다.

둘 다 온당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한 교육자의 별세에 안타까운 조의를 표하면서, 이런 사안들이 일어날 때, 최대한 빠르고 적절히 처리되는 시스템이 현해탄 이쪽저쪽 모두에 자리매김했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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