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조 등 고통분담 미명 치킨게임? 미니스톱엔 '핵겨울'

2018-07-20 10:18:59

- '염천 더위' 더 달구는 편의점업계 뜨거운 속사정…한-일간 의사협력결정 어려워 더 고전할 듯

[프라임경제] 편의점 업계가 고심 중이다. 문재인 정권의 최저임금 상향 조정 정책 기조에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 2019년도 최저시급 타결로 일단 '시급 1만원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나중 이야기가 됐으나, 이미 업주들의 불만이 팽배하다.

이런 터에 가장 큰 해결 방안으로는 일단 출점 제한 해제가 거론된다. 동일 브랜드간 거리 제한은 유지되고 있으나, 업계 전체가 지나친 근접 출범을 자제하는 내부 규약안을 만들어 준수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이미 인구당 점포수가 일본의 1.5배 수준으로 과포화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 이런 지적은 일응 설득력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문제가 없지 않다. 일종의 담합으로 문제시될 수 있어서 정부가 법적인 손질을 해줘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출점 제한이라는 게 과연 현재의 상황에서 숨통을 틜 방안이 되는지도 회의적이라는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현재 고생하고 있는 점주들 입장에서야 (더 이상 다른 브랜드 편의점도 포함해서) 경쟁 상대 등장에 제동이 걸린다니 심리적 호재가 되겠으나, 넘치는 숫자 자체가 당장 줄어드는 걸 담보하지는 않는다. 

둘째, 기존에 목 좋은 곳에 들어서 있는 업소들의 몸값이 치솟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기존 대기업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란을 낳는다.

결국 아무리 부동산 정책을 펴도 '똘똘한 집 1채, 즉 강남 아파트를 보유하는 데 치중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부자들을 당국이 요리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그렇다고-제 아무리 진보인들-강남 규제라는 '원포인트' 규제를 내놓을 과단성을 갖춘 정부 당국자가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다).

저수익 본격화, 확장 무리수 대신 수싸움 치열해질 우려

결국 GS25와 씨유 그리고 세븐일레븐 등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3대 브랜드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 더 공고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빅3 편의점들의 경우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룬 만큼 무리해서 출점을 할 필요가 적다. 

이런 터에 정부 시책에 발맞춘다는 핑계로, 상황 판단 및 숨고르기를 해도 되는 셈. 실제로 그런 국면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NH투자증권은 20일 보고서에서 BGF리테일(씨유 보유업체)에 대해 "다점포율을 낮추고, 점당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재는 그 과도기적인 단계"라고 풀이했다. 이어서 "당장은 부진 점포의 폐점 및 점주 수익성 악화 국면을 지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같은 증권사에서 GS리테일(GS25)에 대해서도 분석한 대목이 있는데 흥미롭다. 이 20일자 보고서는 "비편의점 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고무적이나, 비편의점 부문의 경우 편의점 만큼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형성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편의점 부문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어 당분간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체로 호텔 영역과 슈퍼 등 비편의점 판매업(GS슈퍼) 그리고 드럭스토어 업종을 말한다. 비중이 상당히 큰 수퍼마켓 사업부와 지난해 GS리테일에 100% 편입된 왓슨스가 포함된 기타 부문이 적자를 이어가는 반면, 3% 비중에 불과한 호텔 부문만 영업이익이 늘어날 전망이 연초부터 제기된 바 있다.

오히려 맏형 노릇을 해온 편의점 영역의 부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이것이 산업 전반의 공통 부담임을 인정하는 상황이 올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내부적 치킨게임 정당성을 공인받는 등으로 일이 풀릴 여지도 있는 것.

BGF리테일 역시 사정이 나쁘지 않다. 이미 검찰 출신으로 경영인으로 변신한 홍석조씨와 일가가 대단히 높은 배당 성향으로 이익을 챙긴 바 있다. 그런 터라, 지금 같은 사정을 빌미로, 이제 지나친 이익 지향을 지양하고 업체 경쟁력 강화 등 결단을 할 여력도 비축돼 있는 셈이다(본지는 이미 지난해 5월 '돈 땡기는' 방식 변화…홍석조 제국 위해 기름 짜는 전국의 CU'와 '안전편의점 핑계로 제조물책임 전가, 홍석조도 법꾸라지?' 등 기사로 이 문제를 짚은 바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일명 고통분담 이슈를 겹쳐보도록 하자. 영업이익의 일부를 점포들과의 상생에 돌리자는 스위치 논리인데, 지금 업체별 상이한 속사정을 생각하면 이건 독이 든 성배가 될 여지가 있다.

아르바이트생에 의존하는 게 현재 편의점 일선의 현실. 점포운영 시간을 임의로 줄이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므로 대체로 24시간 중 상당 부분을 점주나 그 일가가 떠받친다 해도 하루 평균 14시간 정도 아르바이트생들의 손을 빌리게 된다. 지금 현황으로는 1명을 쓰면서 최저임금 인상 고통을 감수하는 게 대세인 것 같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상황, 오너 일가 결단이 관건?

이를 기준으로, 2019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피고용인 임금은 점포당 하루 1만1480원(1년을 따지면 약 420만원) 상승하게 된다. 주휴수당 인상분(60만원)을 더하는 등 우발채무 아닌 대체로 예측 가능한 것만 잡아 넣어도 점포당 총인건비는 480만원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업체별 현재 점포수를 이에 대입해 보면, 지난해 말 기준 CU와 GS25는 1만2503개와 1만2429개다. 이들 대비 몸집이 상당히 작은 이마트24는 2652개, 미니스톱은 2462개에 불과하다. 인건비 추가상황을 계산하면 CU가 599억원, GS25가 595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니스톱의 경우 전국 기준, 110억원선의 인건비 부담이 추가 발생한다.

올해 경기가 나쁘다 한들, 1분기의 매출과 이익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것을 가정하면 연간 영업이익은 GS25가 1300억, CU가 1700억원 정도를 너끈히 채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GS와 BGF가(GS25와 씨유 편의점들이) 거국적 결단 운운하면서 이익의 상당량을 지원으로 돌릴 때(본사 도움으로 경쟁력 강화 마중물을 공급받을 때), 미니스톱 측의 맞대응 여부다.  

작년도 영업이익이 처참한 수준이었다는 점은 그간의 점포표준화 사업 여파라는 미니스톱 측 상황을 감안, 굳이 언급하지 말도록 하자.

재작년과 작년에 각 53억, 54억원의 로열티를 송금했던 한국미니스톱의 구조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분명 고배당 지향으로 오너 일가에게 이익을 보장해주는 한국 편의점 사업자들 대비 좋은 구조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미니스톱은 본사에 브랜드 로열티만 지급하고 별도 배당은 실시하지 않고 있고, 브랜드 로열티는 매출액의 0.4%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로열티 지출은 분명 이런 시국에선 문제가 된다. 일본과 한국 양측에서 조율해야 하는 의사결정구조의 미니스톱이 그런 맞대응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로열티 지출을 한국 재벌들처럼 빨리 포기해 버리고 시중에 풀어버리는 게 가능할지 미지수인 것.

결국, 한국미니스톱이 매각 대상이라는 이야기 자체가 낭설이든 실제 상황이 되든 간에 다른 주요 경쟁회사들은 미니스톱을 후한 가격으로 사들일 사정이 아니라고 문재인 정권 초기인 오늘을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치킨게임으로 경쟁자를 눌러버릴 시급성이 높아진다.

그간의 정중동 국면을 벗어버리고, '정용진 드라이브'로 확장을 지향해온 이마트24를 처리하는 것은 출점 제한 사정이 해결해 줄 것이니, 주요 재벌 산하 편의점들은 '조금만 고난의 행군을 하면' 미니스톱 등 군소 브랜드들을 가루로 만드는 더 큰 선물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된다.

이 참에 기업 내부 여력을 쓰는 정도, 더 나아가 재벌 일가가 '내탕금'을 대폭 푸는 게 뭐 어렵겠는가? 이런 사정 속에서 한국미니스톱의 매각희망가가 얼마라든지 매각기준 산정 기준이 뭐냐는 등을 논하는 M&A 교과서적인 풀이는 너무도 순진한 것인지 모른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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