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역전쟁 와중 중국 관료간 내홍, 우리는 어떤가?

2018-07-21 10:32:43

[프라임경제] 미국과 중국, 일명 G2 국가들간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겉으로는 무역과 관세 전쟁인 것 같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유일 패권'을 가리는 자웅 대결로까지 해석해 볼 필요가 높다고 강조한다.

물건을 많이 팔고 어떤 세율을 적용받고의 문제가 핵심이 아니라, 첨단 산업에 다른 나라가 발을 못 들이도록 선점하려는 치열한 이전투구가 관세 등 기술적 방법으로 나타났을 따름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지금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골몰하는 미국과 중국의 전쟁은 단지 일부 품목의 관세 등 무역적 이슈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으로서는 '일대일로'의 중국식 무역 질서를 구축,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일부라도 자국 영향력 하에 두고 싶어하는데 이를 미국이 이번 기회에 완전히 짓눌러 부수려 들 가능성이 크다.

상대국의 약점을 철저히 파고들어 무릎을 꿇게 하려는 검토가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보니, 국제금융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약점이 많은 중국에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좀 더 크다는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이런 터에 주목해 볼 구석이 있다. 중국 경제 관료 및 관련 기구 종사자들의 자중지란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 경제 전반이 비틀거리는 와중에, 중국 경제 부처간에는 협력을 모색하기 보다는 서로 격렬한 비난전을 펼치는 '미증유의 내홍'이 펼쳐지고 있다.

중국 재정부 산하 재정과학원이 중국재정정책 보고서에서 2017년을 '적극적 재정정책의 효과가 뚜렷했던 해'로 평가한 게 도화선이었다. 중앙은행(우리의 한국은행이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격)인 인민은행 측에서 이를 비난한 것.

쉬중 인민은행 연구국장은 한 기고문을 통해 "(재정과학원이 호평한 이 시기는) 재정 투명도가 충분하지 않고 정보공개도 대강이었다. 공공기관 감독도 미흡했다"고 저평가했다. 사실상 정책 전반을 관리 및 감독하는 부처인 재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셈이다.

재정부도 넘어가지 않고 재반격을 시도했다. '칭츠'라는 필명의 한 재정부 직원을 내세워 기고를 한 것. 이 기고문은 "금융기관들이 지방채 대란 사태에서 공범, 또는 종범 역할을 수행했다"는 문제를 들춰냈다. 일명 '그림자금융' 등 문제가 불거졌던 때다.

현재 미국과의 전쟁 국면을 중국이 오래 버텨내지 못할 펀터멘탈 약화 책임이 있다면 이는 인민은행에도 책임이 있으며, 이를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정조준한 것이다.

잠시 이야기를 되돌려 보자. 그림자금융에 대한 정리 상처가 중국 내부에서 상당했음을 알 수 있고 이 점이 지금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도 재작동할 정도로 앙금도 크다는 것이 지금 상호 비방전 와중에 드러난 것이다.

중국 기업들은 2015∼2016년 금리가 최저점에 다가서자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은행 시스템 밖의 그림자금융을 이용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차입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2016년부터 부채 축소 정책을 펴나가고 그림자금융 고삐를 죈 통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가운데 2016년 4.5% 수준이던 1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올해는 7% 수준까지 올랐다.

지금 이렇게 유례없는 무역전쟁 와중에 과거 문제를 들추고 서로의 견해가 문제가 크다며 비방을 하는 내홍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특히 우리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유례없는 경제 실험을 하고 있는 터라 옆 나라 관료들의 이런 갈등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혁신성장 등 다양한 무기를 동원하고 있지만, 사정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 듯 하다. 이런 터에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경제 참모들간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여러 번 불거진 바 있다. 중국 관료들간의 내홍만 남의 이야기처럼 볼 게 아니다.

무역전쟁에 시달리는 중국 사정 못지 않게 우리도 절체절명의 갈림길에 있지 않은가? 한국 관료들이 저 중국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정책적 노선 대결이나 자기 이론의 현학적 자랑만 매달리지 않았으면 한다.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정책 추진의 엄중한 상황 속에서 서로 치열한 궁중암투까지 벌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나마 우리는 중국보다 자원도, 시장도 작다. 관료간 내홍으로 깎아먹을 여력도 크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임혜현 기자 tea@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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