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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핵 포기시 김정은 숙청" 발언, '여의도 정치' 노림수?

김무성 등 책임론 시달리는 와중에 오히려 자유로운 미국 체류 거물의 '작심발언' 유의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7.21 13:35:22

[프라임경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북한 핵 포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권이 비핵화의 추진을 전제로 한반도 평화 구상을 펴고 있는 상황에 정면 반박한 것이기 때문.

홍 전 대표는 "핵을 내려놓는 순간 김정은도 북한 군부에 숙청될 것"이라면서 김정은 정권을 유지하도록 도우면 핵 문제 해결이 쉬워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북이 변했다고 국민을 현혹하는 것은 더 큰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짚었다. "DJ나 노무현이 북에 지원한 달러가 핵이 되어 돌아 왔듯이 잘못된 북에 대한 오판은 북핵을 용인하는 한반도의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는 게 홍 전 대표의 주장이다. 이는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은 북한산 석탄 반입 등으로 세계가 동참 중인 대북 제재에 오히려 구멍을 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미국 당국도 우리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경화 외무부 장관의 국제연합(UN) 관련 행보도 미국측 분노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둔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홍 전 대표의 주장은 대북 제재 완화를 바라는 진보 일각의 의견을 비현실적인 것이자, 김정은 정권의 안전만 강화해 줄 뿐 실제로 비핵화의 빠른 진전 등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규정한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 정책 기조에도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현재 국제 정세에서 보면 오히려 홍 전 대표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

이런 행보는 단순히 국제 정세에 대한 정치인으로서의 의견 개진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한편 제기된다. 즉 여의도에서 현재 진행 중인 각 당의 구조 변화 상황에서 의미있는 역할론을 홍 전 대표가 모색하고 있다는 것.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전 총리가 당대표직에 도전한 상황이고, 자유한국당은 내홍의 불씨를 잡고 재건 방안을 수립하고자, '원조 친노' 중 하나로 평가받는 김병준 전 국민대 교수까지 영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계파 갈등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100% 봉합될지 확언하기 어렵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자한당의 경우 김성태 의원 및 김무성 전 대표 등 처리 문제를 놓고 갈등이 치열한 상황.

이런 터에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통감하며 미국행을 택했던 그는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도 그는 연말까지 돌아오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향후 국내 정치 국면이 크게 요동칠 경우 거물로서 재부각될 여지가 있다.

덧붙이자면 북한 핵 문제 등의 난제 앞에서 스스로 그런 상황을 '자가발전'할 정치적 식견도 물론 있다. 그리고, 그는 내후년 총선에는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도 차기 대선 포기까지 거론하지는 않는 열린 결말을 만들어 둔 바도 있다.

대선주자급 인물들이 박근혜 정부 당시의 혼미한 운영 책임론과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 논란으로 대거 소모된 상황에서, 원래부터 '독고다이 정치'를 해온 자생력의 홍 전 대표가 오뚝이처럼 살아날 가능성은 남달리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발언은 여의도 정치 전반을 미국에서 겨냥, 존재감을 한껏 과시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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