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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료용 대마' 허용, 철저한 관리 감독이 우선

 

신정연 기자 | sjy@newsprime.co.kr | 2018.07.25 15:16:08

[프라임경제] 최근 의료용 대마 허용 논쟁이 다시금 수면 위에 떠올랐다. 정부가 대마초 성분 의약품 허용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대마에 함유된 테트라히드로카나비놀(THC)은 통증을 완화시키는 장점이 있지만, 환각제로 악용되기도 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금지하고 있다.

지난달 초 세계보건기구는 대마 추출물을 원료로 한 카나비디올 오일이 뇌전증, 알츠하이머 등 희귀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카나비디올 오일이 함유된 뇌전증 치료제를 승인했다. 대마 성분 치료제를 의약품으로 승인하는 것은 FDA 역사상 처음이다.

우리나라도 올해 초 의료용 대마를 허용하기로 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이후 지지부진한 논의를 이어가다 지난 18일 미국 FDA 승인의 영향을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뇌전증 등 희귀·난치 질환 환자들을 위해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표명했다.

그간 의료용 대마는 그 치료 효과가 알려지면서 희귀 질환을 앓거나 그 가족들은 마약 범죄자가 될 것을 각오하고 구입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그만큼 환자들에게 의료용 대마 합법화 문제는 절실했다. 지난 5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1만5000명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에게 의료용 대마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대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뿐만 아니라 그 부작용에 대해 우려스러운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의료용이라 하더라도 장기 복용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대마는 향정신성, 생리학적인 효과를 일으키는데 감각이 증폭되면 환각이나 공포심을 느낄 수 있고 일상의 단편적인 기억력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었다. 

의료용 대마가 허용되면 자연스럽게 전체 대마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대마가 의료용으로 사용되다 자칫 시중에 불법 유통된다면,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과도한 대마사용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대마 섭취 후 운전 허용 범위나 청소년들의 접근 문제 등 구체적인 합의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마가 환자들에게 용도에 맞게 쓰이면 별 문제가 없지만 마약류 사범들에게까지 손길이 미치면 대마를 시작으로 더 자극성이 강한 마약류까지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현재 의료용 대마는 세계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로 이 흐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희귀난치 환자들에게 의료용 대마가 유일한 치료제라면 이를 막는 것은 그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는 셈이다.

하지만 의료용 대마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결국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희귀난치 환자들에게는 치료에 목적을 둔 올바른 사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의료용 대마를 허용했을 시 우려되는 점들을 꼼꼼히 검토해 부작용을 줄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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