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목 칼럼] 운명적 미·중 무역전쟁

2018-07-25 17:02:36

[프라임경제] 지금 전세계 기업과 금융계는 미국이 시작하고 있는 '무역 전쟁'에 초긴장 하고 있다. 미국에서 직접 압력을 받으면서, 동시에 미·중 무역 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될 한국 기업, 특히 제조업 분야는 비상이다.

최근 언론은 외국의 한 기관이 미·중 무역 분쟁으로 피해를 입을 나라들의 순위를 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는데, 한국이 6위였다.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중 양국에 대한 합산 무역 의존도를 기준으로 한 조사이니 한국, 대만, 일본 등이 최대 피해국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GDP의 68%를 교역에 의존한다. 전체 수출 중 25%는 중국, 12%는 미국으로 향한다. 특히 우리의 대중 수출품 중 78%가 중간재로, 중국의 대외 수출품 중 상당 비중이 한국 제품이다.

미국의 '끝을 보자' 식의 관세 부과에 대해 중국은 똑같이 보복하겠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중국은 좀 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이 3000억달러에 달하는 현실과 걷잡을 수 없는 피해들을 인식하고 있는 중국 지도부가 좀 더 깊은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추정해 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앞장서 벌이는 무역 전쟁은 비단 중국만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통적 무역 파트너, 동맹국들도 전방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특별히 중국에 대해서는 더 이상 중국에 기술을 누출해 기술 우위를 뺏기지 말자는 미국 조야의 전략적 절박감이 작용하고 있다.

미·중 분쟁은 그런 차원에서 운명적이다. 중국이 '도광양회'라는 전략에서 '중국 궐기' '중국 몽' '기술 초강대국' 등을 지향하는 전략을 공언하고 나선 것은 오늘 이 시점의 세계가 얼마 전까지의 세계가 더 이상 아님을 보여준다.

전세계는 그간 자유무역, 자유로운 투자와 인력 교류가 번영을 확대한다는 믿음 속에 룰을 만들어왔고, 사회주의(공산주의) 국가들조차 이런 룰 속에서 개발과 번영을 추구해 왔다. 물론 자유시장적 기본 틀이 근본부터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본 패러다임 속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룰로 바꾸어 보려는 시도는 크게 또는 작게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지속적으로 각국의 산업계뿐 아니라 국제 금융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불러 일으키게 될 것이다. 최근 급격한 환율 변동과 원자재 시장의 불안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간 간과되었던 신흥국들의 재정 건전성이나 증가된 세계적 부채 문제도 부각된다.

현재 전 세계 채무 총액은 250조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의 총 채무도 GDP의 340%에 달한다.

우리 경제와 국가 전략에 관한 메시지도 근본적 질문을 받고 있다. 중국, 미국, 일본이라는 세계 거대 시장들을 잘 활용해서 성장해온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가 과연 이대로 좋은가 하는 것이다. 더구나 대표 제조업 분야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잠식당한지 오래다.

미국은 최근 중국에 대해 과도 설비 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이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위협을 실감하고 지적 재산권 보호뿐 아니라 기술 분야 투자 제한을 추진할 정도로 중국의 기술 궐기는 대규모이고 속도도 빠르다. 막대한 프로젝트 금융과 대외 원조는 세계적으로 중국 벨트를 확산하고 있다.

현재 우리를 둘러싼 상황은 부분적 규제개혁 정도가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국가 전략, 산업구조 혁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4차 기술 혁명을 맞이하는 강대국들의 치열한 싸움만큼 치열한 기술중심국가 건설이 우리의 운명적 소임인 셈이다.

(현) G&M글로벌문화재단 대표 /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  (전) 외교부 주이란대사 / (전) 외교부 주뉴욕총영사


김영목 칼럼니스트 press@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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