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비이락?'…120 콜센터시스템 구축 사업, '잡음' 무성

2018-08-08 21:23:00

- "최선 다해 성실히 수행 중, 문제될 일 없다" 의혹 일축

[프라임경제] 120다산콜재단(이사장 김민영)이 진행하는 '콜센터시스템 구축 용역' 사업자 선정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입찰의 공정성에 의문을 품는 시선이 늘고 있다.



46억여원의 사업비가 책정된 콜센터시스템 구축 용역은 △노후된 시스템 재구축 및 업그레이드 △다산콜재단 설립에 따른 정보시스템 운영환경 변화에 대처 △선진화된 상담정보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춘 대형 프로젝트로, 재단이 제한경쟁입찰 방식(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재단에서는 작년 3월부터 9월까지 넥스트아이앤아이에 의뢰해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하는 등 성공적 사업 추진을 위해 공을 들였다. 외부 컨설팅을 기반으로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계획을 수립했으며,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를 선정하며 본 사업의 성공적 수행 의지를 드러내 왔다.

이 같은 재단의 노력에도 업계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 국산 장비 업체 관계자는 "RFP(제안요청서) 내용이 특정 업체에 너무 유리하다"며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RFP에 특정 제품의 기능을 그대로 명시하는 등 독소조항이 너무 많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다산콜재단이 원하는 제품이 너무 뻔해 이번 입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전규격 특정 업체에 유리" 이의신청 80건 육박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공 프로젝트 중 사전규격에 대한 이의신청이 이처럼 많은 사례는 본 적이 없다"라며 지나치게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작성된 규격을 문제 삼았다.

재단에서는 "2017년 서울시 시민봉사담당관 120관리팀에서 주관한 정보화전략계획(ISP) 결과에 의거해 RFP 초안이 작성됐다"라며 "시스템 구축 추진단에서 많은 업체의 자료를 취합해 독소조항을 삭제하고 공통규격을 발췌해 RFP를 보완, 완성했다"고 절차를 설명했다.

이어서 "일부 독소조항의 경우 기존 시스템 재활용으로 발생한 불가항력에 의한 사항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특정제품이 아닌 제3의 제품에 대해서도 제안 가능하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제안요청서 사전공고 후 27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는데, 그 중 다수가 하나의 단어까지 모두 동일한 내용이었으며, 이를 업체명만 달리해 접수한 경우가 상당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단의 설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재단이 작성한 '콜센터시스템 구축 용역 사전규격 이의신청 답변서'에 기재된 수치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재단은 '콜센터시스템 구축 용역 사전규격 이의신청 답변서'에 78건의 이의신청에 대해 답변한 바 있다. = 조규희 기자



재단은 15페이지에 달하는 본 문서를 통해 중복을 배제한 78건의 이의신청에 대해 답변한 바 있다. 27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힌 근거에 대해 물었으나 대답을 회피했다. 재단이 의도적으로 이의신청 건수를 축소해 문제 발생을 차단하고자 했던 게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PMO의 발표 진행 정당한가? 논란 소지 있어

한 관계자는 "사업설명회를 사업 담당자가 아닌 PMO가 진행한 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사업 담당자가 사업설명회에서 발표하는데, 본 설명회에서는 PMO가 발표와 함께 질의응답까지 진행했다는 것.

사업설명회 발표를 PMO가 진행한 이유를 문의한 결과 "사업설명회는 발주기관인 120다산콜재단이 개최했으며, 사업에 대한 설명을 전문가로 구성된 PMO가 수행한 것 뿐"이라며 "내부 논의를 거쳐 보다 전문가인 PMO가 발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으며, 이는 어떤 규정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단은 전문 지식을 겸비한 PMO에게 발표회 진행을 맡긴 게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자 관점에서는 충분히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PMO의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간한 'PMO 도입운영 가이드라인' 중 사업 기획 단계에서 PMO의 세부업무는 △단계별 구축전략 계획 수립 지원 △단계별 구축사업 요구분석 및 사업비 산정 지원 △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 계획수립 △시스템 시범운영 및 확대 방안 등 세부운영계획수립 △사업목표 수립 지원 △세부 성과지표 및 목표치 수립 지원 등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PMO은 '지원'에 초점을 맞춘 역할을 해야 한다. 

발표가 단순한 지원 차원을 넘은 적극적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업체의 지적을 단순히 무시하고 지나 갈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단은 지난 2월 PMO 선정 당시 제안요청서에서 "본 사업을 '제3자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점검‧평가해 문제점 및 위협요소를 도출하고 개선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수하기 위해 PMO가 필요하다"고 제시한 바 있다.

'제3자의 관점'이라고 명시했다는 의미는 PMO가 사업자나 발주처의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발표'를 통해 사업에 직접 개입한 PMO가 과연 '제3자의 관점'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는 "발주자 입장에서 사업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직"으로 PMO의 역할을 정의했다. 사업을 주도하는 게 아닌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 

해석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재단의 미숙한 설명회 운영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평가방식 문제 있다 vs 합리적 방안

한 업체는 '입찰 참가 업체가 4개 업체를 초과할 경우 정량적 평가점수를 토대로 상위 4개 업체만 제안서 평가에 참여할 수 있다'는 평가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행안부 예규 제19호가 쟁점이 되는 상황이다. 행안부 예규 제19호에는 '디자인사업‧설계, 행사기획‧운영 등 해당 사업의 특성상 기술능력을 위주로 심사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의 특별한 경우 일부 업체만 정성적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업체 관계자는 "콜센터 시스템 구축은 행안부 예규 제19호에 명시된 디자인사업‧설계, 행사기획‧운영 등에 해당하지 않는데 이를 적용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재단 관계자는 "본 사업이 디자인사업‧설계, 행사기획‧운영 등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사업 특성상 기술능력 위주의 심사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본 규정을 적용하는 데 문제될 것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기술능력을 가진 업체 중 상위 업체를 집중 심사하기 위해 1차 평가를 실시해 정량적 평가 상위 4개 업체를 선정하고, 2차 평가를 통해 정성적 평가 및 가격평가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었음을 강조했다.

각자의 관점으로 규정을 해석해 발생한 오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규정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콜센터시스템 구축 용역 사업은 '서울특별시 제안서평가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의거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제안서평가위원회가 심사한다. 위원회는 서울시 정보기획담당관에서 운영하는 정보화사업 제안서평가위원 인력 풀에서 선정한다. 

이처럼 외부전문가에 의한 객관적 평가는 환영하지만 자칫 상위 4개 업체에 들지 못해 그 기회를 박탈 당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외부 전문가에게 평가 받기 위해서는 '재단'이라는 허들을 통과해야 하는데, 이 때 불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가' 업체 출신 사업담당

이렇듯 재단에 대한 업계의 불신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담당자를 비롯한 시스템 구축 추진단에 대한 신뢰가 없다"며 "사업설명회 발표를 PMO에 맡긴 이유는 사업담당자의 책임 회피를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업담당의 이력에서 불신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본 사업 담당자는 작년 여름 재단에 입사한 경력직원인데, 유력 수주 업체로 거론되고 있는 '가' 업체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단에서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사업담당자가 '가' 업체 출신이 맞고, 작년 여름 재단에 입사했다"고 증언했다.

물론 이직이 잦은 IT업계 특성 상 정상적 절차에 따른 경력직 채용이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입찰 경쟁사 출신이 사업 담당을 맡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호사가에겐 최고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면을 간과한 재단 인사 방식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업계에선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날까'라며 이미 사업자가 선정됐다는 풍문과 함께 출처를 파악하기 힘든 보다 심한 얘기들도 들린다.

사업담당의 경력을 재단에 문의한 결과, 재단 관계자는 여러 이유를 들어 확인이 힘들다는 입장을 전했다. 논란이 앞으로도 확산될 여지가 다분한 부분이다. 




조규희 기자 ckh@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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