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부산차출론 조국, 롬멜 혹은 뻥카? 지역구 갈 곳 없는 리베로

해운대 구역과 영도 등 모두 각종 변수와 암초 산재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19.04.18 00:12:00

[프라임경제] -(조국 청와대 수석이) 출마할 지역구로 거론되는 곳이 있나? ▲지역구를 특정할 수 없다. 첫 번째는 원외위원장들이 뼈 빠지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조 수석이 출마한다고 했을 때, 의사를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구를 특정하기는 지금으로선 불가능하다. -'국민일보'의 전재수 부산차출론 인터뷰 내용 중 일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부산차출론에 휘말린 가운데, 몸값이 높아지는 구도에 당분간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전반적인 그림과 달리, 막상 부산행을 타는 순간 지역구 고민이 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조 수석의 차출론에 불을 붙인 것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전재수 민주당 부신시당 위원장이 인물 영입론의 기준을 이야기하는 중 조 수석을 사실상 만점 답안 정도로 거론하면서 부산시장 후보 차출설 이후 잠복했던 조 수석의 실물정치 투입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외형상으론 우발적으로 터진 것처럼 됐지만, 전 위원장이 대단히 고심을 해서 터뜨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가 많다.

청와대 등과의 교감을 통해 이심전심으로 인사 검증 실패 등 무능론에 매번 시달리고 있는 조 수석의 '출구전략'을 마련해 주고, 정국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저질렀다는 시각이다. 선거구제 패스트트랙 추진 논란, 장관급 인사 자질론과 임명 강행 등으로 정국이 경색된 상황에 화해 제스처 대신 아예 돌직구를 던지고, 내년 총선 이슈를 빨리 가동함으로써 다양한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것.

조 수석으로서는 실제로 정치 일선에 발을 담그는 것에 아직 결심이 안 섰을 수 있겠지만, 경찰 수사권 독립 등이 일단 빠른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당히 명예로운 퇴장 방법이 이것뿐이지 않겠냐는 현실적 문제와 맞딱뜨린 셈이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건 아니라는 추측이 나돈다.

경찰 수사권 독립 등의 기틀은 이미 자신이 닦았으니 각종 인사 참사와 민정 기강해이론에서 탈출을 하기 나쁘지 않은 때라는 얘기다. 백원우 전 비서관은 심지어 드루킹 댓글 공작 및 인사 부정 청탁 논란을 빚으면서 민정이 제대로 역할을 못한다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민정이 인사 개입 논란 등의 몸통이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다. 백 전 비서관은 결국 무혐의 판정을 받긴 했으나 조 수석은 얼굴에 속된 말로 온갖 똥칠을 당한 셈이 됐다.

세간에서는 조 수석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를 더 높이는 상황이다. 민주당 부산시당(내지는 민주당 전반)의 삼고초려가 터져나온 이후 자유한국당 계열에서는 특히 조 수석 무능 문제를 계속 부각하는 양상이다. 그런 만큼 민주당 라인에서는 오히려 조 수석의 경쟁력을 반대 진영에서도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느긋한 태도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의 몸값이 높아지고 인물에 대한 평가가 올라가는 현상이 중앙정치판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총선 전반 더 나아가 국정 후반부 친위대로 외곽에서 청와대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인물로 조 수석을  포장하는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레임덕 효과를 최대한 낮출 수호천사' 내지 '총선판의 롬멜'쯤으로 띄우면서 신화처럼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막상 롬멜 부산 현지에 실제로 뛰어들 때 어디에서 깃발을 들어야 하느냐는 현실적 문제다.

축구에 빗대자면 리베로쯤으로 조 수석을 생각하고 활용하자는 것은 톱다운 방식의 사고관이다. 하지만 총선에서 실제로 금배지를 다느냐의 문제는 현실적 이슈다. 금배지도 달고, 부산 선거판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혹은 전국 선거 전체에 메시지를 던지는 일을 동시에 해결하는 점을 모두 챙기도록 하는 일을 직접 해야 하는 조 수석으로서는 바텀업으로 일을 해야 하는 셈이다.

우선 중·영도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부산 선거의 바람몰이를 위해 '지역의 원형질'에 해당라는 영도 등에서 상징적 의미를 챙기면 좋지 않겠느냐는 것. 하지만 '복병'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있다. 수도권 정치인인 그녀는 이곳에서 현재 정치적 활동을 하지는 않고 있으나, 지역 고교를 나온 인연으로 금의환향 논리로 총선 지역구 이동을 꿈꾸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의원은 보수적 견지에서 범여권 때리기를 하고 있어 조 수석 대항마로 한국당 등에서 영입 초강수를 띄울 여지가 있다. 이 의원 스스로도 "조 수석과 부산에서 붙으면 재미있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조국 대항마'로 부각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 의원 발탁 및 저격수 공천 방식이 아니더라도, 조규택 한국당 중·영도구 당협위원장이 조 수석의 맞수로 나설 터라 녹록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여기서 나서면 같은 당의 '향토정치인' 김비오씨를 밀어내고 출마하는 격이라 도의상 미안함을 안고 출항해야 한다. 조 수석으로서는 붙어서 지면 망신, 이겨도 본전인 게임판에 말려드는 찜찜한 선거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사진 중앙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 프라임경제

그 다음으로, 해운대권이 그의 무대로 선택될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꽤 있다. 댄디한 그의 이미지상으로 보면 스마트한 해변 도시 해운대가 어울린다는 것. 아울러 조 수석의 모친이 해당 지역 성당에 출석하는 등 인연이 나름대로 깊은 동네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운대갑과 해운대을 모두 '사람 트러블'이 존재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우선 해운대갑으로 조 수석이 갈까 저울질하는 경우, 현역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맞붙을 것을 일단 각오해야 한다. 

위안거리가 있다면, 민주당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그와 바통터치를 할 인사가 마땅찮아 일단 내각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차기 총선을 기회로 자연스럽게 금배지를 내려놓고 그 자리를 조 수석이 노리는 식으로 계산 정리를 하면 된다는 것.

다만, 한국당에서 조전혁 전 의원이나 석동현 변호사 등을 투입할 게 분명해 조 수석이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추가로 부각된다. 조 수석이 자칫 '전교조 때리기'로 유명한 뚝심의 사나이 조 전 의원을 위한 '부활 제물'로 전락할 가능성마저 없지 않다.

해운대을은 윤준호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어 조 수석이 '내부 총질' 후 접수해야 할 전망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근래 전략공천은 원칙적으로 안 할 것이라고 선을 그은 터라, 당내 상향식 공천과 경쟁을 거치는 단계부터 현역을 밀어낼 명분이나 실질적 경쟁력이 무엇인지 패를 다 내보여야 한다. 초장부터 힘를 빼면서 본선용 에너지를 낭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전재수 캠프 조인트론'을 거론한다. 전 위원장이 조 수석 차출론을 띄운 이유가 그를 자기 동네 선거에 잘 활용해 보고자 하는 게 아니냐는 추정을 바탕에 깐 시나리오다. 강서구갑에 전 위원장이 적을 두고 있고, 김도읍 한국당 의원이 옆의 강서구을 지역구 의원인 상황을 보면 전혀 가능성이 없는 논리도 아니다. 이 경우, 조 수석에게 서부산권 선거를 주로 챙기면서 부산 전반에 부수적으로 힘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맡기자는 것을 대의명분으로 삼게 된다.

하지만 전 위원장이 정치적 도의를 잃어버렸다는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감수하면서 자기 정치에 거물을 이용할지 미지수라는 반론도 있다. 전 위원장이 '여우짓'을 했다간 부산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 위원장이 위의 언론 인터뷰에서 거론했듯, 구역 문제가 고심거리는 고심거리인 셈이다.

과연 조 수석은 명장 롬멜처럼 사막의 모래폭풍을 일으키며 지지층을 열광시킬 수 있을 것인가, 혹은 먼지만 좀 일으키다 좌초하고 말 것인가?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