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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은 '부산의 롬멜'? 어딜 가든 '몽고메리 곽규택'이 따라붙는다

여당 총선몰이 밴드웨건 일단 성공했는데…막상 지역구 선정 등에서 혈투 불가피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19.04.18 00:33:41

[프라임경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내년 총선에서 부산권에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국 저격수'를 과연 누가 맡게 될지도 세간의 관심사로 부각된다.

이번 정권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경찰 수사권 독립 등 사법구조 개혁 작업에 박상기 법무부 장관 이상의 중요 키맨이 바로 조 수석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거의 없다. 그런 한편, 각종 고위직 인물검증 실패 논란을 장기간 꼬리표처럼 달고 다디면서 '무능 민정 이미지 굳히기를 한 원흉'쯤으로 지탄받기도 한다.

그런 뉴스 메이커를 차출한다는 논리인 만큼 실제 금배지를 달 수 있을지의 결과 못지 않게 과정(접전)에 대한 관심도 역시 높게 형성되는 것.

'저런 화제의 인물을 격침하는 영광이라면' 그 거대한 정치적 이벤트의 주인공이 자신이 될 가능성에 설레는 정치인이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우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기고 지역구도 옮겨 조 수석 저격수로 나설 가능성에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많이 모아진다. 이 의원 자신도 "조 수석과 부산에서 맞붙으면 재미있을 것"이라는 발언을 하는 등 조 의원 대항마로 부각되는 상황을 대단히 즐기는 게 사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한숨짓는 인물이 있다. 한국당 중·영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규택 변호사다. 

民, 롬멜 신화 만들기 참고해 전국 선거판 핵심으로 조국 부각?

롬멜 장군의 신화는 실질적 무훈 외에도 독일 당국의 언론 플레이로 상당 부분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 조국 띄우기에 민주당이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롬멜 신화를 연상하는 이들이 그래서 적지 않다. ⓒ 독일 정부 아카이브

민주당이 조 수석을 부산 선거 구도는 물론 전국적 총선 상징 인물로 활용하려는 전략 덕에 내년에는 조 수석이 마치 '사막의 여우'처럼 각종 스포트라이트를 몰아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그를 잡기 위해, 또한 최대한 모욕감을 주기 위해 '거친 입 이언주 카드'에 한국당이 솔깃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지의 사실이다.

해당 구역 당협위원장인 곽 변호사로서는 전체 구도에 따라 희생 감수를 요구받을 수 있는 방정식이 예상된다(지역구 출마 포기 상황).

그런데 이 경우 조 수석의 침몰 우려는 둘째치고 선거 기간 내내 그가 난타당하는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민주당의 전략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다. 조 수석을 조금 안전한 구역으로 빼서 자기 선거를 좀 편하게 하는 대신, 부산 전반의 구원 투수 내지 분위기 메이커로 돌리고, 전국 각 선거구들에 희망의 메시지를 계속 뿌리는 수호천사 격으로 활용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의견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해운대쪽 혹은 북구·강서구 권역 등으로 조 수석이 깃발을 드는 구역이 정리될 수도 있다. 이런 가능성은 물론 각각 그 나름대로 또다른 위험성이 산재한다는 반론에 부딪힐 수 있다. 또 같은 민주당 관계자들과의 교통정리 과정 등에서 조 수석의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날 가능성도 있는 것.

한국당으로서는 영도판 전략짜기가 아니라면 굳이 이 의원을 다른 당에서 영입하는 안건에 크게 서두를 필요가 없어진다. 바른미래당이 선거구제 패스트트랙 논의 및 그 이후 구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쪼개질 것이라는 전망이 그간 나돌아 온 만큼, 여러 교통정리 이슈 와중의 하나로 이 의원 영입 건을 처리하면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민주당에서 이 구역에 공을 들여온 김비오씨와 곽규택 한국당 당협위원장 구도를 만드는 게 더 합리적이 될 수 있는 것.

◆郭, 결기있는 항변과 도전, 그러나 결국 희생 감수해온 인물

'혜광고 3년 선후배간 경쟁'이라는 이슈 성격을 띠게 되는 '김비오 대 곽규택' 대진표가 결국 성사되면 오히려 곽 변호사의 쓰임새는 더 커진다.

자기 선거를 챙기는 한편, '한국당 부산시당의 대변인으로서' 여전히 선거판에서 역할을 주문받고 또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가 나돌기 시작하고 있다.

민주당의 롬멜 조국의 판세 몰이와 신화를 분쇄하기 위해 출장서비스 식으로 혹은 한국당 부산시당이라는 콘트롤타워에 앉아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방전을 치르는 데 곽 변호사만한 인물도 흔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관점이다. 이는 단순히 그가 '남양유업 갑질 사건 수사를 지휘한 부장검사 출신'이라는 논리, 즉 유능하게 남의 약점을 파헤치고 공격하리라는 기대감에만 근거한 얘기는 아니다.

공교롭게도 김비오 대 곽규택 구도 외에도, 조국 대 곽규택 전쟁 역시 혜광고 동문간 혈투 성격이 있다. 조 수석도 혜광고 출신이기 때문.

일부에서는 중·영도구에서 당협을 책임지고 있는 곽 변호사에 대해 지역 기반이 그래도 약하다는 분석을 가져다 대기도 한다. 과거 서구에서 출마를 염두에 두고 뛴 바 있는 점을 염두에 둔 해석론이다. 사실 곽 변호사는 서구 토박이로 분류할 수 있다는 일부 언론의 시각도 틀린 게 아니다.

하지만 유기준 한국당 의원과의 예비후보 경쟁 끝에 이미 구역 이동을 한 번 한 만큼 불필요한 문제 제기라는 반론도 나온다. 근래 당협위원장 선출 방식이 대단히 치열하다는 점도 곽 변호사의 지역 내 경쟁력을 담보하는 검증망 아니냐는 논리다.

특히 2016년 총선은 곽 변호사가 서구 예비후보로 뛴 판세이기도 했지만, 결국 정치판 전반의 기득권에 신인으로서 맞선 경험의 시간이라는 의미가 더 컸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곽규택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대변인. ⓒ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곽 변호사는 치과의사 신금봉씨 등 신인들과 함께 신인을 홀대말라며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서는 결기를 보여준 바 있다.

"새누리당(이후 당명 변경)은 비현역 예비후보에게도 당협위원장과 똑같은 선거운동 기회를 제공하라"고 기자회견을 한 것.

이후 정치적 탯자리를 바꾸는 고심 끝 결단으로 중·영도구를 택한 그는 지방선거 등 수많은 정치적 사건의 흐름 속에서 당과 지역당에 역할을 분담해 왔다.

◆"즐거운 수사는 없다"던 소신과 배려, 정치 활동에도 반영

부산시당 대변인으로서 그가 치열하게 '민주당 부산시당의 롬멜, 조국'을 견제하리라는 전망에는 단순히 검사 출신 정치인들의 저격 능력에 대한 기대감 이상의 평이 저변에 깔린다는 풀이다.

그의 성정을 잘 살펴볼 수 있는 이슈로 '신공항 이슈'를 지목하는 의견이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신공항=김해 계속 추진' 의사를 밝히자 한국당 부산시당에서는 이에 동조하는 논평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당시 여러 지역 유력 정치인(국회의원급)은 물론 시당의 대변인인 곽 변호사도 빠지고, '부대변인급 논평'이라는 방식이 채택됐었다.

일각에서는 비겁하다는 식으로 한국당 부산시당 및 부산에 기반을 둔 이 당의 의원들을 공격하는 소재로 이에 주목하기도 한다. 사실 보기에 따라서는 시민들로부터 역풍을 맞기 싫은 한국당 부산시당이 안전 드라이브를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오거돈 부산시장이 계속 동남권신공항 입지 논란 및 재검증 요구에 불을 지피는 상황에, 부산 시민들 중 일부 가슴에 다시금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가능성 기대감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자체에 찬물을 끼얹는 게 당리당략이든 정치적 도의든 어느 국면으로나 잔인하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감수를 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곽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방문과 선물 보따리 안기기 이슈에 대해서도 자신감 있게 정면으로 비판성 메시지를 내놓는 등 웬만한 역풍에 까딱않는 강단을 갖고 있다.

근래 방문에 대해 민주당 출신 오 시장을 우회지원하는 측면에서 부산을 찾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 이런 이벤트 말고 경제와  국정 본질을 챙겨달라는 요구를 시당의 입(대변인)으로서 내놓은 것.

시곗바늘을 조금 더 앞으로 돌려보자면 지방선거에서 서병수 예비후보 측 대변인을 맡아 '오거돈(당시로서는 상대 진영 주자, 지금의 부산시장) 내부정보 이용 주식 매각 의혹 제기'를 담대하게 띄운 게 바로 곽 변호사였다.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과 속초지청장, 그리고 여러 유력 부장검사직을 두루 맡으면서 얻은 배짱과 경험, 감각이 여러 차례 번득였던 셈이다.

화끈한 전략적 판단과 저하된 부하들의 사기를 높이는 이벤트적 속성까지 모두 갖췄던 영국군의 몽고메리 장군 이상이 롬멜과 독일군을 결국 격파하고 북아프리카에서 내몰았던 것처럼, 치열하게 대결을 해나갈 수 있는 재목으로 그를 1순위에 꼽을 수 있는 것.

몽고메리는 저하된 사기를 띄워 적과 맞서는 데 탁월한 면모가 있었다. 저격수 외에도 여러 장점을 갖춘 곽규택 시당 대변인과 닮은 대목이라는 평도 그래서 나온다. 그림은 가터 대훈장을 받은 후의 몽고메리 초상화. ⓒ 대영박물관

다만 그 자신은 이런 공격수 역할만으로 자신을 보는 데 부담감이 없지 않은 것으로 주변에서는 전한다.

사실, 그는 "즐거운 수사란 없다"면서 당사자에겐 인생이 걸린 문제인 수사와 처벌을 신중하고 필요한 만큼 해야 한다는 지론을 늘 후배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역설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지나치게 거친 면이 원조 몽고메리의 약점이었다면, 그런 과격함이 다소 부족(?)한 셈. 때로 야비한 수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정치판에서 곽 변호사가 대변인으로서 또 공격 선봉장으로서 역할을 100% 완수하고 롱런할 수 있을지도 이 '조국 대 곽규택 전쟁'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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