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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진흥공사, 미·중 무역전쟁 파장 앞두고 기대감 높아져

정작 중요한 이슈는 환경과 선령 고령화? 다양한 현안 아우르는 퀀텀점프 가능할지 촉각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8.13 13:36:42

[프라임경제] '운임 올랐다고 좋아할 때가 아닌데…'

해운업계가 때아닌 미주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주 노선의 해운 운임이 오르고 있는데, 계절적 성수기(7~9월)에 진입했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한편, 유럽 노선에서는 운임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미주 노선은 뜨고 유럽 노선은 지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 미·중 무역전쟁이 현실화되면서 미주 노선이 침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와 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놓고 무역전쟁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속단하긴 이르다.

미주 노선 운임 이슈를 2M(머스크라인‧MSC) 등 초대형 선사가 공급을 조절한 데 따른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서 보면 언제든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거릴 여지가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더욱이 지금의 호황 상황이 고객들의 선제 대응, 즉 미·중 무역전쟁을 앞두고 제품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발생하면서 부각된 일시적인 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유럽 노선 상황을 무조건 나쁘게 볼 건지 앞으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단순한 이슈가 아니다. 이 노선 운임 상황은 초대형 선박 투입이 계속된 여파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에서는 현대상선(올해 초 유럽에서 독자 노선을 신설)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렇게 복잡하게 여러 문제가 맞물린 데다, 문제의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고 일정한 지체 후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해양 분야의 이슈는 난제 중의 난제로 꼽힌다.

해양 분야를 아우르는 해운과 이 수요를 충족해주는 조선. 이 두 영역 모두에 의존해 국가 경제를 운영하는 게 우리나라지만, 막상 그간 제대로 유기적 대처가 되지 못했다는 반성이 한진해운 사태 이후 제기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태어난 것이 한국해양진흥공사. 이 조직은 기존 한국해양보증보험과 한국선박해양까지 흡수해 출범한 '한국 해운업 부활의 야전사령부'다. △항만 등 물류시설 투자 참여 △선박매입을 위한 보증 제공 △중고선박 매입과 재용선 등에 대한 자금지원 등 일명 해운 관련 '금융지원'을 맡는다.

하지만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기둥을 맡는다. 일명 해운 관련 '비금융지원'이다. 해운업은 일정한 사이클을 갖고 움직이지만 그 흐름을 읽는 게 쉽지만은 않다. 각종 글로벌 정치 변수 등이 경제를 움직이고 그 변동이 해운 등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 파장이 바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그 폭과 파장의 크기가 언제 시간을 두고 작용할지 짐작하기 쉽지 않다.

바꾸어 말하면 해운업 관련 정보를 파악, 분석하는 것을 게을리할 수도 없지만 이를 잘 만들어내 자국 업계에 전달하면 언제 용선료를 조율할 수 있을지, 혹은 배를 새로 사거나 팔 때 좋은 조건으로 협상할 타이밍이 언제인지 등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정보가 넘쳐나야 배를 발주하는 데 가급적 좋은 조건으로 적시를 예측해 미리 대처할 수 있다.

연구기구를 넘어서서 정보기관 같은 역할을 하는 비금융, 그리고 실제로 큰 돈을 댈 수 있는 금융기관과 선사를 연결하고 그 둘 사이의 간격 부분을 메우는 등 끈끈한 아교 역할을 하는 주선자로서의 금융 즉 해양진흥공사의 모든 주요 기능들이 이번 참에 바쁘게 두뇌를 움직이게 된 셈이다.  

무역전쟁 등 글로벌 경기 전체를 경색시킬 이슈가 아직 최악의 구도로 전개되지는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우 선령이 오래된 선박이 많은 점이나 향후 환경오염 대응 과제 등으로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글로벌 규제 논란 등까지 챙겨야 한다.

이 짧은 '인디언섬머'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겨울에 한국 해운·조선이 살아남을지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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