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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등 이슬람형제들 몽니에 미국 '대이란 제재' 균열?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8.16 09:30:53

[프라임경제] 미국과 터키의 자존심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자국인 목사의 억류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함께 제재를 하고 있는 가운데, 터키 정부 역시 미국산 물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선언하는 등 정면 충돌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터키가 미국과 대결하는 양상이 중동 정책 특히 이란에 대한 제재 방침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핵 합의를 탈퇴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다.

이런 가운데 터키가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 뒤늦게 관심을 모은다. 미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 보복 등에 상대적으로 가려졌으나, 파장이 오히려 더 클 수도 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부 장관은 14일(이하 모두 현지시각)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서 우리는 그러한 제재에 가세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어떤 나라가 제재를 도입하고 다른 나라에 자국의 결정을 지지하라고 지시하는 그런 세상은 이제 아니다"라고 글로벌 정치 상황을 평가했다. 이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독주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정면 비판 발언이기도 하다. 그는 "일방적으로 내려진 결정에 우리는 가세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제는 이 같은 터키의 발언이 중동에서 돌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이슬람 국가에서도 대이란 제재에 대한 은근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 이들간의 암묵적 연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라크의 경우도 대이란 제재에 일부 불평을 내놓고 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란과의 거래에서 달러 사용을 금지한 미국의 제재 조치를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라크 측은 '미국이 바라는 모든 제재'를 따를 수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알아바디 총리는 바그다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우리가 제재를 지킬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나는 우리가 거래에서 달러화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준수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슈퍼파워 미국의 독주에 여러 나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터키가 독불장군식으로 맞대응을 펼치는 점은 여러모로 주목된다. 중동 이슈에서 가장 큰 말썽꾸러기인 이란을 제압하기 위해 대결 중인 미국 입장에서 터키의 반발을 안고 동시에 두 가지 갈등을 수월하게 요리할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려운 것.

이란 제재에 터키가 몽니를 부려 방해하고, 다른 중동 지역 국가들이 여러 목소리를 낼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힘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거악 이란에 집중하고 차악 터키를 일부 봐주는 절충안을 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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