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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그리스인 이야기Ⅲ (알렉산드로스)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8.08.17 17:33:43
[프라임경제] 그리스 변방에서 새롭게 웅비한 마케도니아의 대왕 알렉산드로스가 그리스와 이집트를 제압하고 거대한 페르시아제국을 정복하는 과정이 한 권에 책으로 담겨졌다. 

역사상 국왕이 직접 정복 활동을 나서서 대제국을 이룬 사례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최초일 것이다. 리더 알렉산드로스는 부하 장수와 병사를 이끌고 낯선 땅을 탐험하며 적군과 싸워야 했다. 늘 선두에 서서 모든 것을 홀로 지휘하고 홀로 판단했다. 부하들은 오로지 리더의 명령에 순종해야 했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알렉산드로스를 폭군은 아니지만 독재자로 봤다. 알렉산드로스에게 인간적인 면모야 당연히 있었겠지만 저자는 굳이 그것에 주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유능한 리더에게 결국 필요한 건 사람을 이끄는 능력이지 사람을 끌어안는 인품은 아니라고 내내 역설한다. 

그렇다면 알렉산드로스가 세계제국을 건설한 힘, 다른 말로 원동력은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알렉산드로스는 새로운 문물에 대한 호기심, 즉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강했다.

이집트를 정복할 때도 나일강의 찬란한 문명에 감탄하며 발에 땀이 나도록 여행을 다닐 정도였다. 정복 활동의 루트도 겹치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했고 새로운 생각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손 별려 환영했다. 

이집트나 페르시아만의 독특한 타 문화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저자는 알렉산드로스의 바로 이런 혁신성과 열린 마음을 높이 평가했다. 

저자는 알렉산드로스를 '그리스인'으로 봤다. 알렉산드로스는 어린 시절부터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에게서 무예를, 아테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교양을 배운 뼛속까지 그리스인이었다. 

알렉산드로스가 제국을 건설한 이후 아시아 지역에 '헬레니즘 세계'가 펼쳐진 것만 보아도 그리스 문화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대단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인 알렉산드로스는 그리스를 뛰어넘었다. 

물리적으로도 넘어섰지만 정신적으로도 초월했다. 그리스는 서구 문명의 근간을 이룰 만큼 고도로 발달한 정신문화를 이룩했지만, 그만큼 배타성도 짙었다. 오늘날의 표현을 빌리자면 '배타적 민족주의'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니었다. 

문명의 중심이라 자부하며 그 외의 것을 비문명 또는 야만이라 규정짓는 자문화중심주의, 다른 말로 배타적 민족주의는 문명의 이면에 숨겨진 또 다른 '야만'이자 '폭력'일 뿐이다. 

ⓒ 살림

오늘날 전 세계가 세계화를 부르짖는 듯 보이지만, 한쪽에서는 난민 문제나 자국우선주의, 브렉시트 등 새로운 형태의 국수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인류 역사상 누구보다 먼저 세계화를 지향한 알렉산드로스의 지혜와 전략은 다문화 다민족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크나큰 예지와 비전을 제시한다. 살림이 펴냈고 가격은 2만3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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