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부와 박원순 시장 정책목표에 맞게 '혁신경쟁 허하라'

2018-08-22 08:52:02

- "혁신성장과 정의로운 경제는, 참여 기회 평등과 과정의 공정함에서 나온다"

[프라임경제] 다시 문제를 제기한다. 서울시는 초기 협약 참가 기준을 다양화하고 협약 참가 기업을 재선정하라. 서울페이 출범 시에만 참가할 수 있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안이한 발상을 그만두라. 기회가 불평등한데 어찌 결과가 정의로울 수 있겠는가. 혁신성장과 공정한 경제를 지향하는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시장의 정책목표에 맞게 '혁신경쟁을 허하라'. 

지난달 25일 도하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을 통해 한 장의 사진과 장면이 국민들에게 전달됐다. 이 사진은 서울시가 서울페이에 참가하는 은행, 대기업인 결제플랫폼들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서울페이 협약식을 갖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즉,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페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목표를 명백하게 정해야 한다. 단순히 소상공인 수수료를 제로로 한다는 것에만 초점을 두면 실패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질 것이다. 서울페이나 제로페이의 성공을 가늠할 목표를 다음과 같이 재설정해야 한다. 사용자에게 더 편리한 결제인지, 소상공인 가맹점에게는 더 저렴한 수수료가 가능한지, 서울시 등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지 등으로 설정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성공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참여하는 결제플랫폼들의 혁신경쟁을 통해 신용카드 사용자를 서울페이 사용자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유의해야 할 점은 기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은 주된 결제 수단이 신용카드이므로 서울페이 결제시 이를 배제할 수 있는지 사용자 측면에서 확인해야 한다.
 
서울페이가 성공할 수 있을까. 가깝게는 신용카드라는 강력한 지불결제수단을 넘어야 하는 입장에서 적극적 조건과 소극적 조건으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먼저 적극적 요건으로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결제업체를 선정해 서울페이를 맡기는 것은 위험부담이 너무 크고 실제 성공할 가능성도 없다. 기본 조건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술 중립성과 방식의 중립성이 요구된다. 특정한 기술이나 방식의 플랫폼인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는 그만큼 없어지고 낙후된 기술과 방식으로 인해 사용자가 외면하게 된다.

이러한 기술중립성 실패 사례는 지금은 폐지수순을 밟고 있는 공인인증서가 있다. 이러한 기술중립성 위반으로 인한 혁신 실패는 현재 폐지수순을 밟고 있는 공인인증서가 대표적이다. 공인인증서는 초기 활성화되던 인터넷 혁신시장을 몰락시키고 인터넷 생태계를 갈라파고스화 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그러므로 서울페이가 특정 대기업이나 집단에 기대어 특정 기술과 방식의 플랫폼을 만든다면, 같은 실패를 반복할 위험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참여자들의 공정한 경쟁과 의사결정의 투명성 확보, 청년배당의 서울지역 외 사용 방지를 위해서 필요한 플랫폼이다. 중간매개자를 두어서는 그 비효율성과 행정의 경직성으로 인해 서비스의 유연성과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는 혁신경쟁을 생명으로 하는 플랫폼의 본질을 유지할 수 없다.

한국스마트카드는 혁신기업인 씨엔씨엔터프라이즈가 개발한 기술과 특허를 서울시가 가져와서 LG CNS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1995년 처음 도입 당시 세계적인 혁신사례였던 교통카드는 서울시가 강제로 가져온 2003년을 기점으로 혁신경쟁에서 낙후돼 지금에 이르렀다. 중간매개자로 인해 비용은 과다하게 발생하고 생태계의 확산이 정지됐다.  

또한 플랫폼을 만들면서 '큰 것이 선이다'라는 왜곡된 '대물신화'를 반복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서울시 담당 정책관이 지난달 25일 박원순 시장과의 협약식에 대형 결제플랫폼만을 참여자로 선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QR코드 결제 사용 여부와는 상관없이 대기업 위주로 선정한 것이다.

소상공인을 이롭게 한다는 이유로 대기업만을 선택한 모순적인 행동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결제플랫폼은 단순히 현재의 대기업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혁신적인 벤처형 결제플랫폼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줌과 동시에 서울시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게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시장이 동시에 지향하는 혁신성장과 공정한 경제는 결코 여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공정한 경쟁이 없는데서 정의로운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소상공인들에게 당장 수수료를 제로 정책이 지속 가능한지 여부와 카드사와의 경쟁 문제 등을 고려하지 못한 우매한 결정이다. 
 
신용카드는 사용자들에게 자기부담 없이 1개월간 신용을 제공하는 것을 무기로 현재 국내 결제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신용카드 시스템을 이용한 직불카드 결제 등을 포함) 신용카드의 경쟁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단순히 현재의 신용카드가 아니라 향후 서울페이를 맞아 새롭게 혁신할 신용카드 서비스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시 담당 정책관이 선택한 대형 결제플랫폼들이 실제 사용하는 결제수단은 신용카드라는 점을 알고 결정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대형 결제플랫폼이면 신용카드와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서울시의 판단도 성과에만 집착한 결과일 뿐이다.

혁신경쟁력은 결코 규모에 있지 않다. 물론 서울페이의 목표가 단순히 화려한 출발, 눈에 띄는 이벤트를 그 실질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면, 누가 말하든 그것이 2022년을 바라보는 박원순 시장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믿는 관료들에게 공염불이 되겠지만.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시장이 지향한 바 '혁신 경쟁을 허하라'

배재광 인스타페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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