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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청문회라 쓰고 환노위 전쟁터라 읽는다

청와대-기재부 갈등 식상한 프로그램 대신 김영주 흔들기 필요성 등 부각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8.08.23 11:20:49

[프라임경제] 자유한국당이 본격적으로 '소득주도성장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어 어느 정도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청문회 요구는 근래 '고용 쇼크'에 대한 적극적 공세 성격을 갖는다.

윤영석 자한당 의원이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불을 당겼다. 그는 "일자리 참사에 가까울 정도로 참담하다"고 근래 사정을 비판하고 "청와대 경제라인과 경제부처 책임자를 대상으로 9월 정기국회 중 청문회를 열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야 간사간 협의를 거쳐 청문회 개최 여건이 마련되도록 하겠다"고 대응한 상황. 문제는 자한당이 청문회 대상으로 김 부총리는 물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바라고 있다는 데 있다.

기재위가 단독으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 환경노동위원회와 함께 연석청문회 형식을 택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한편, 김 장관은 입각 당시부터 강성 우려를 받아온 인물. 실제로 다른 부처와 부딪힌 바 있다. 작업환경보고서 공개 논란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운 게 좋은 예다.

기재부, 주공격 대상이긴 한데?

23일 유례없는 규모의 일자리 예산 투입 방침을 천명하는 등 김 부총리가 이 문제에서 일단 전면을 맡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과연 일자리 문제에서 가장 큰 원인 제공자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결이 다르다는 풀이가 여전하기 때문.

이에 따라 장 실장이 청문회에 나올지 단언하기 어려운 점에서 일단 김 부총리를 주공격 대상으로, 김 장관 등 노동 라인을 우회공세 대상으로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식상한 청와대-당국 불협화음론에 새로운 요리를 끼워넣을 필요를 자한당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논란이 결국 청문회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정권 흔들기 카드로 활용할 수 있어 전운이 감돈다. 사진은 태풍으로 먹구름이 낀 의사당. ⓒ 뉴스1

특히 자한당이 청문회장으로 관료 등 이번 정권 책임자들을 대거 불러낸다 해도 자칫 안일하게 관리했다가는 여론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커 대단히 신중하고 면밀히 전략을 짜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2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자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 일단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상대적으로 많이 갖고 있다. 

이 조사는 '효과는 미흡하지만 겨우 1년 지났으므로 기본방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5.9%인 것으로 나타났고 '부작용이 크고 앞으로 효과가 없을 것이므로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3.4%에 그쳤다고 소개했다. '잘 모름'은 10.7%으로 집계됐다.

◆여론 역풍 우려되나 치열한 공세 기회, 자한당의 선택은?

이에 따라 하반기 국회 원구성에서 기재위에 배정된 의원들이 활약하기도 하겠지만, 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전문성과 전투력을 한껏 뽐낼 기회도 열릴 수 있다는 새 관전 포인트가 생기는 것.

연석 청문회로 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동시 출전하게 될 경우를 가정해 보자. 우선 민주당은 김태년 의원을 환노위에 보냈는데, 그가 가진 능력이 이번에 방어력 증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는 당 정책위원회 의장 등으로 '근육'을 키웠다.

윤호중 의원이나 전현희 의원 등도 환노위에 전면 배치된 상태다.

하지만 자한당이 가진 '청문회 스타 후보'들의 면면도 만만찮다. 환노위원장 자리를 맡고 있는 김학용 의원은 '사드 배치 문제'로 문재인 정부에 이미 대립각을 확고히 세운 바 있다.

노조 출신인 문진국·임이자 의원 등도 모두 나름대로 활발히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 등도 이 청문회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화학적 효과도 주목된다. 이달 말 민주당이 전당대회로 새 대표를 선출하는데, 이 결과에 따라 자한당의 체제 정비에도 영향이 미치게 된다. 

여기서 올드보이 평가를 듣는 이해찬 후보가 당선될지 혹은 송영길 후보 세대교체론이 채택될지, 혹은 경제우선론에 따라 김진표 후보가 자리를 꿰찰지가 제1 야당 내부 정비에도 나비효과를 미치게 되는 것.

여당은 새 대표의 색깔과 지도력 등 역량을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자한당 역시 내부 정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 건재하다는 점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두 상임위가 치르는 연석 방식의 청문회는 제법 매력적이다.

민주당과 자한당 등 주요 정당이 대열을 새로 정비하고 맞부딪히는 첫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이 청문회 여여파를 최대한 부각할지 최소한도로 축소할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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