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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든 채용시장' 업종별 희비갈려…금융·보험 '맑음' 식음료 '번개'

'전기·가스' 채용규모 가장 큰 폭 상승…전년 하반기 채용동향 추이 비슷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18.08.23 11:08:35
[프라임경제] 모처럼 채용시장에 볕이 들었지만, 올 하반기 업종별 희비가 엇갈린다. 전기·가스는 '화창', 금융·보험은 '맑음'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반대로 여행·숙박은 '흐림', 식음료는 '천둥번개'가 예상된다.
 

전년도 채용규모 증감 추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2018년 하반기 일자리 기상도. ⓒ 인크루트


22일 인크루트가 전년도 채용규모 증감 추이를 바탕으로 작성한 '2018년 하반기 일자리 기상도'를 발표했다. 

앞서 전체 채용계획과 규모에 이어 올 하반기 업종별 채용 규모를 살펴보면 인크루트의 '2017 상반기 채용동향 조사' 결과에서 천둥번개 일색이던 기상도가 '2017년 하반기 채용동향'때는 전체 12개 업종 중 7개 업종의 채용 전망이 '맑음'으로 나타나며 상당 부분 개선된 바 있다. 올해도 추이는 비슷했다.

분류기준은 전년 대비 증감율 -15% 이상은 '천둥번개', △-15~-10% '흐리고 비' △-10~0% '흐림' △0~10% '맑음' △10% 이상 '화창'으로 나뉜다. 

업종별 전년 대비 채용 예상규모를 살펴보면 먼저 '건설·토목·부동산·임대업'은 5.18% 감소할 전망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 따른 충격파가 퍼지면서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서울과 입주 물량 증가로 '역(逆)전세난'이 우려되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보내는 신호를 업계에서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금융·보험'의 채용규모는 6.47%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권 채용모범규준 시행으로 하반기 시중은행에서만 총 2700여명의 채용이 예정돼 있고, 증권사도 인재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호황,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함으로 보인다. 

'기계·금속·조선·중공업' 채용은 6.13% 감소할 예정이다.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중공업계의 공백을 기계·금속 업계가 가까스로 메우는 모양새다. 해당 부문의 업황은 좋지 않다 못해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조선업계는 여전히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고, 기계·금속 역시 글로벌 공급 과잉과 미국의 통상압력으로 위태로운 시기를 겪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내수 활성화로 업황이 개선되리라는 기대감에 들 떠 있던 '식음료' 부문은 기대와 달리 19.11% 감축이 예측된다. 

연초 제빵사 직접고용 문제로 홍역을 치르는가 하면 원재료가 상승, 올여름 폭염 이슈까지 겹쳐 당장 추석 대목 농산물가 급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삼중고를 맞닥뜨린 식음료 업종은 올 하반기 전년 대비 줄어든 채용규모를 전망하며 12개 업종 중 유일하게 '천둥번개'가 등장했다.

'여행·숙박 및 기타서비스' 업계의 하반기 채용규모는 전년 대비 9.97% 줄어들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업황개선 등으로 업계 분위기가 상당히 고무되고 항공사 신규채용이 증가했지만, 지난해 사드 보복 이후 숙박 부분은 내상이 상당했던 만큼 회복 국면이라 보긴 힘들 것으로 진단된다.

'유통업계'는 2년연속 마이너스 채용계획을 기록했던 부문으로, 최근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 산적한 과제 해결에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졌다. 

다만, △온라인 쇼핑 비중의 확대 △1~2인 가구의 증가 및 인구 고령화 △가치 소비 및 공유 경제의 확산 등 새로운 소비패러다임이 자리잡으며 업황을 개선하기 위한 신규 인력 충원 노력도 이어졌다. 이로 인해 올 채용규모는 지난해 대비 0.03% 올라 가까스로 마이너스 행진에서 벗어났다.

업황 개선의 조짐이 '의류·신발·기타제조' 부문 채용 전망에도 소폭 반영됐다. 채용규모가 전년 대비 0.48%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증가세를 힘겹게 기록했기 때문이다. 

캐주얼 시장의 성장과 신유통 채널의 점차적 확대 등에 하반기 세계 패션시장 전반에 호황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듯하지만, 최근 세계 대표 스파(SPA)브랜드들의 연이은 실적 하락과 명품 브랜드들의 재고처리 대란 등의 소식이 잇따른 만큼 마냥 장밋빛 채용전망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패션업계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라면 향후 입사해 가치 소비, 온라인 쇼핑의 부상 등 의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미리 준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

'자동차 업계'는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지만, 하반기 채용전망은 맑은 편이다.

국가간 보복 관세, 주요 제조사별 노조 파업, 경유·디젤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 등의 악재가 이어지는가 하더니 최근 BMW 차량화재가 리스크의 정점을 찍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시행되고 신차에 대한 영업·마케팅 전략 강화가 예상되는 바 해당 직무 채용 전망은 전년보다 2.66%오르며 제조업 채용의 대표주자라는 명성만은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가스·기타인프라'의 채용규모는 무려 13.17% 올라 전체업종 중 상승폭이 가장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탈(脫)원전, 석탄화력발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관련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전기·가스 업계도 이에 보조를 맞추려는 듯 보인다. 다만, 올여름 탈원전과 한전의 실적 하락 등의 리스크가 발생한 만큼 국내 업체들이 하반기에 내놓은 채용 계획이 어느 수준까지 현실화할 것인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 

'전기·전자'는 반도체 업황이 크게 개선되면서 신입 채용시장에도 녹색 불이 켜지는가 했지만, 반도체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호황과 위기라는 상반된 견해로 나뉘며 채용견인효과는 물음표를 찍고 있다.

하반기 삼성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AI 가전 등 전자부문과 전기·전지 부문 위주로 1만명 채용을 밝혔고, LG역시 AI가전을 필두로 대규모 인재영입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신입구직자의 기회도 적지 않아 보인다. 취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시스템 반도체와 AI산업에 대한 전공지식을 충분히 학습할 필요가 있겠다.

'정보통신' 산업의 하반기 채용 규모는 전년보다 7.27% 오를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로 떠오른 양자(퀀텀)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신입 채용으로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유·화학·섬유·의약' 하반기 채용 규모는 전년보다 큰 폭(9.73%)으로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시차 효과(lagging effect)가 업계 예상보다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손해가 커졌지만, 계절적으로 성수기를 맞은 석유화학이 유가불안에도 버팀목이 되어 주는 이유에서다. 

한편, 일자리 기상도는 전년 규모 대비 업종별 채용계획 증감율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실제 채용 인원의 많고 적음과는 다른 인크루트의 주관적인 분류체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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