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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째 기준금리 '연 1.5%'…경기악화에 신흥변수 떠올라

가계빚 1500조원에 신흥국 불안요인까지 겹겹이…대외금리차 1%p까지 벌어질 수도

이윤형 기자 | lyh@newsprime.co.kr | 2018.08.31 11:57:26
[프라임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30일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시킨 이후 아홉 달 째 동결이다. 

이번 금통위의 결정은 심각해진 국내 경기 상황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가 이번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 고용지표는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달 중순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3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5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도 10개월째 1%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5% 오르는데 그치면서 한은 목표치(2%)와 여전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8월 소비심리도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기업 체감경기지수 역시 1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금리 조정에 발목을 잡았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생산동향'에 따르면 현재와 향후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하락했다. 

동행지수는 지난 6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한 99.1, 선행지수는 0.2포인트 하락한 99.8로 집계됐다. 선행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8월 99.8을 기록한 후 최근 23개월 사이에는 처음 있는 일이다.

긴장과 완화무드가 반복되면서 여전히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중 무역전쟁도 걸림돌이다. 현재 양국은 500억달러 품목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향후 미국은 추가 2000억달러, 중국은 600억달러에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특히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가들의 금융불안 요인도 장애물로 부상했다. 터키 리라화 폭락으로 신흥국에서 환율 불안이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로의 전염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시장 불안을 키워 오히려 자금이 유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 여건이 금리인상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지만, 15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와 한·미 금리차 등 요인에 인상을 마냥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이 점진적 금리 인상 계획 의지를 밝힌 가운데 연준이 9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로 확대된다. 여기에 미국이 12월에 한 차례 더 인상하고 한은이 금리를 연내 동결할 경우 금리격차는 1%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관심은 한은의 다음 금통위에 쏠린다. 올해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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